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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 고신용자 위주 대출 영업. 시중은행 보다 더 심각


  • 이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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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09-21 11:30:44

    신용등급 4∼6등급의 중신용자들이 은행의 높은 대출 문턱을 넘지 못하고 제2금융권으로 내몰리고 있다. 은행이 리스크 관리 등을 위해 고신용자 위주로 대출 영업을 제한하자, 20% 안팎의 높은 금리에도 불구하고 2금융권에서 돈을 빌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게다가 중신용자를 위한 중금리 대출을 확대하겠다며 사업 인가를 받은 인터넷전문은행조차 중신용자들을 외면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중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이 11%를 간신히 넘는 등 기존 은행보다 못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중신용자 관련 신용정보나 신용평가모델 구축 노력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중신용자 대출 2금융 집중…올해 17.6조↑=한국은행이 21일 금융통화위원회 금융안정회의에서 금융기관 업무보고서, 나이스평가정보 신용등급 자료 등을 토대로 분석한 ‘중신용자 신용대출시장의 현황’에 따르면, 올 6월 말 현재 국내 금융기관의 중신용자 신용대출 규모는 67조1000억원으로 전체 신용대출의 32.3%를 차지했다.

    고신용자(1∼3등급) 대출은 114조8000억원이었고, 저신용자(7∼19등급)는 25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비중은 각각 55.3%, 12.4% 수준이다.

    중금리대출 하랬더니...인터넷은행, 안전한 장사만_980507

     


    3∼4등급의 신용대출 금리는 인터넷전문은행이 4.79%, 은행이 4.51%로 0.28%포인트 높았다. 5∼6등급의 경우에도 인터넷전문은행(6.19%)의 금리가 은행(6.13%)보다 0.06%포인트 비쌌다.

    한은은 “출범 초기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출 중 고신용자 비중이 높아 아직은 기존 은행과 차별화된 대출행태를 보이고 있지 않다”면서 “영업 초기 중신용자에 대한 신용정보의 축적이 부족하고 중신용자 관련 신용평가모델의 구축이 미흡한 점도 고신용자 위주의 대출 취급 유인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인터넷전문은행은 4월 케이뱅크, 7월 카카오뱅크 출범 이후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지난달 말 여신규모가 2조2530억원까지 커졌다. 월평균 82.6%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베타뉴스 이춘희 기자 (pres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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