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인터넷

애플 중국 정부의 압력에 굴복, VPN 앱 삭제 조치


  • 우예진 기자
    • 기사
    • 프린트하기
    • 크게
    • 작게

    입력 : 2017-09-17 10:32:58

    애플이 올해 여름 중국 앱스트어에서 수십 개에 달하는 VPN 앱을 삭제했다. 이어서 아마존도 중국 정부의 방침에 동참하기로 했다. 이런 움직임은 많은 사람들의 반발을 샀지만 중국에서 미국 IT 기업의 동향을 주시하는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일이 절대 아니다. 중국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 애플과 아마존은 서양적인 가치관을 포기한 기업 목록에 이름을 올린 정도다. 

    중국에서 사업을 전개하려면 중국의 룰에 따라야 한다. 미국 IT 기업도 예외 없이 정부의 검열을 받아 왔다. 기업이 중국에 타협했다는 사실이 드러날 때마다 언론과 SNS에는 일시적인 분노를 표출하지만, 잠시 후 다시 잠잠해진다.


    이번 조치가 애플이 중국 정부에 굴복한 첫 번째 사례는 아니다. 애플은 2017년 1월 중국 정부의 지시로 뉴욕타임스 앱을 중국 앱스토어에서 삭제했다. 팀 쿡은 결산 보고에서 “물론 이런 일을 하고 싶지 않지만, 사업을 전개할 국가의 법률에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중국 검열에 협력한 미국 기업 사례를 살펴보자. 2005년 야후는 중국 언론인의 유죄를 증명할 정보를 중국 정부에 제공했다. 2005년 마이크로소프트는 중국 언론의 자유를 호소하는 블로그를 폐쇄했다. 2006년 구글은 중국에서 검색 결과 검열을 받기로 합의했다.


    링크드인은 2014년 중국판 서비스를 개시했다. 정치적으로 미묘한 글을 게시한 유저에게 해당 컨텐츠는 중국 회원에게 게시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한편 중국 정부의 검열에 따랐다고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링크드인의 중국 법인의 전 사장이 실적 부진을 이유로 사임했다. 또 2010년에는 구글이 검열과 보안 상의 문제를 이유로 중국에서 철수했다.


    문제는 검열만이 아니다. 미국 기업들은 중국 기업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애플은 화웨이나 Oppo를 비롯한 중국 기업을 상대로 고전하고 있다. 우버는 최종적으로 중국 사업을 내줬지만 그 전에 같은 업종인 디디출행과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인터넷에 관해서 중국 네티즌은 외국 사이트를 선호하지 않는다. 대부분은 위쳇(WeChat) 같은 중국 서비스에 만족하고 있다.


    그래도 미국 기업들은 중국 시장에 계속 도전할 것이다. 페이스북은 오래 전부터 중국 진출의 기회를 엿봤다. 중국이 페이스북 산하 메시징 서비스 왓츠앱(WhatsApp)의 이용을 일시적으로 금지한 것은 의외지만, 마크 저커버그는 끝까지 해낼 계획이다. 페이스북은 중국 정부의 승인을 얻어 검열 툴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정부가 검열을 강화한다고 해도 정보가 완전히 차단되는 것은 아니다. 하나의 회피 수단이 금지되면 또 다른 것이 나온다. 검열 대상이 된 단어는 다른 단어로 바뀌게 된다. 인터넷의 보급은 중국에서 표현의 자유 확대를 가져올 것이다. 


    베타뉴스 우예진 기자 (
    w9502@betanews.net)
    Copyrights ⓒ BetaNews.net





    http://m.betanews.net/741964?rebuild=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