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현장]추석 밥상물가 고공행진… "안 비싼게 없다"


  • 박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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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09-15 17:02:02

    추석 코 앞… 밥상물가 고공행진
    주부들 "살 게 없네"
    치솟는 장바구니 물가… 5년 8개월만에 최고치
    정부, 추석 10대 성수품 공급량 1.4배 확대

    ▲한 대형마트 식료품 코너에서 손님들이 구매를 망설이고 있다. ©베타뉴스 박지수 기자

    [베타뉴스 박지수 기자] "뭐가 이렇게 비싸? 살 게 없네…"

    15일 서울 중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이경주(73) 씨의 장바구니에는 아무 것도 담겨있지 않았다.

    추석이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름내 지속됐던 폭염과 가뭄 탓에 밥상물가와 직결되는 식료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서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서울 용산구의 한 동네마트에서 만난 주부 최정미씨는 애호박 하나를 사려다 한 개에 3980 원이란 가격표를 보고 깜짝 놀라 다시 내려놨다.

    최 씨는 "집에서 반찬 없이 먹을 수는 없잖아요. 물건을 사기 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꼭 필요한 것만 구매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지수는 103.48로 작년 동월과 비교해 2.6% 올랐다. 이는 2012년 4월 이후 5년 4개월 만에 최대 상승률이다.

    특히 식탁물가와 연결되는 신선식품지수가 1년 전과 비교해 18.3%나 뛰어올랐다. 이는 2011년 2월(21.6%) 이후 6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장바구니 물가도 지난해 같은 달과 견줘 3.7% 올라 2011년 12월(4.3%) 이후 5년 8개월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식료품·비주류음료 7.4%, 주류 및 담배 1.6%, 의류 및 신발 1.2% 등 우리 생활과 밀접한 먹고 입는 부분의 품목 물가가 일제히 뛰어올랐다.

    서울역의 한 대형마트 축산물 코너 직원은 추석을 앞두고 30% 세일한다고 소리쳤지만 고객들의 반응은 시큰둥 했다. 한 주부는 "세일한대서 봤는데 생각보다는 비싸네요"라며 발길을 돌렸다.

    수산물코너도 마찬가지다. 추석을 앞두고 영광 굴비, 문어, 옥돔, 민어 굴비 등을 내놨지만 고객들은 지갑을 쉽게 열지 않았다.

    ▲한 대형마트 고객만족센터에는 추석선물세트를 구매한 손님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베타뉴스 박지수 기자

    손님들로 가득해 발 디딜 틈이 없는 곳이 눈에 띈다. 대형마트 '고객만족센터'에는 추석 선물을 보내려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주부 박은주 씨는 "고향에 내려가기 전 부모님과 시부모님께 먼저 보내드릴 생각"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추석선물세트 행사장 판매직원은 "5만원 이하의 가성비 높은 상품들이 인기"라며 "가족들을 위한 프리미엄 선물도 잘 나간다"고 귀띔했다.

    최근 한국물가협회는 추석을 앞두고 서울ㆍ인천ㆍ부산ㆍ대구ㆍ광주ㆍ대전 등 전국 6대 도시 전통시장 8곳의 과일·견과·나물 등 차례 용품 29개 품목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올해 차례상을 차리는 데 드는 비용이 21만5270원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 중구의 한 동네마트에선 도라지ㆍ고사리 각 100g 당 990원, 밤 100g 600원, 배 3개에 9900원, 사과는 4개에 9900원에 팔고 있다.

    직장인 김정임 씨는 "과일 값이 금 값"이라며 "차례상을 어떻게 차려야 할 지 벌써부터 고민"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신선식품 코너에선 고객들이 배추 위에 쓰여진 가격표를 보고 화들짝 놀랐다. "내가 잘 못 봤나? 한 개에 8000원, 3개에 2만 3000 원?" 한 주부는 지나가다 가격표를 보고 눈을 비볐다.

    한편, 이날 정부는 추석 명절 수요가 많은 제수·선물용 사과·배·소고기 등 10대 성수품의 공급량을 평시와 비교해 1.4배 확대한다고 밝히는 등 추석을 앞두고 물가 안정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베타뉴스 박지수 (pj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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