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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은행, ‘상품권깡’…추석명절 앞둔 은행권 '발칵'


  • 전근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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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09-06 15:53:03

    금감원,올해 1월 검사 때도 문제 없어…정·관 로비설 비화 조짐 

    [베타뉴스 전근홍 기자] 대구은행이 업무용 법인카드로 상품권을 대량 구매한 뒤 브로커를 통해 5%의 수수료를 공제, 현금화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은행권은 상품권 할인 현금화는 과거 암묵적인 관행이었으나 김영란법 시행 이후 대부분의 은행이 중단한 상태라면서 대구은행의 불법적 행위에 연루되고 싶지 않다고 귀뜸했다.

    6일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대구은행은 업무용으로 구매한 상품권을 암시장에서 현금화해 업무상 배임·횡령 등의 혐의로 박인규(63)은행장 등 6명의 임직원이 불구속 입건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고 있다.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박인규 행장은 2014년 3월 취임한 뒤 법인카드로 매달 백화점상품권 등을 매입한 뒤 암시장에 5%의 수수료를 공제하고 되파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소위 상품권깡으로 비자금 조성의혹을 받는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

    고객 사은품이나 판촉물 구입으로 회계처리를 하는 방식으로 운영상 문제점이 없는 것으로 조작한 뒤 지역 백화점에 협조를 받아 33억여원을 현금화 하거나 상품거래업소를 통해 31억여원을 현금화 한 것으로 대구지방경찰청은 보고 있다.

    대구은행 측은 "고객에게 사은품을 지급하거나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상품권을 구매한 것이며, 비자금 조성과는 상관없는 일이다"며 일축했다.

    하지만 신용을 생명과 같이 여겨야하는 금융기관이 암시장에서 브로커를 통해 상품권을 할인(깡), 현금을 마련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비난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금융감독원의 검사가 진행된 지난해 12월과 올 1월에도 별다른 문제점이 포착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정·관계 로비설까지 제기되는 이유다.

    이번 ‘상품권깡’ 비자금 조성의혹을 받고 있는 대구은행 측은 박인규 행장이 경찰 조사를 받고 있어서 사실관계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금융 산업의 경우 고객의 신뢰를 자산으로 운영된다는 점에 비춰보면, 은행 자체의 책임을 회피하고 재발방지책에 대해 명확한 설명이 없는 상황이어서 경영윤리의식에 심각한 결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남희 대표는 이어 “금융감독원 검사 때도 해당 사안이 들어나지 않았는데, 이는 특정세력과 유착관계가 있었다는 방증”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금 금융당국 철저한 관리감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타뉴스 전근홍 (jgh2174@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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