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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빅매치-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현대vsGS '배수진' 전략 파헤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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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09-05 13:36:16

    역대 최대 규모의 재건축 사업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수주전이 현대건설과 GS건설의 '2파전'으로 좁혀지면서 양사가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는 등 본격적인 물밑작업에 들어갔다.

    5일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조합에 따르면 지난 4일 진행된 입찰 결과 현대건설과 GS건설만 참여했다. 일반경쟁 방식인 만큼 최소 2곳의 건설사만 참여해도 유찰되지는 않는다.

    이번 결과로 양사는 오는 27일 조합 총회 투표 전까지 조합의 선택을 받기 위한 마케팅 총 공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본보가 양사의 전략을 분석해 봤다.

    ▲현대 자금력 조달 …GS 8조7000억원 금융권 조달 '반격'

    반포주공1단지 사업은 규모 만큼이나 투입비용도 역대급이다.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조합 및 양사에 따르면 이번 사업은 △입찰보증금 1500억원 △사업비 1조7000억원 △공사비 2조6000억원 △이주비 3조8000억원 등 총 9억원에 달한다.

    현대건설의 경우 이미 입찰 전 보증금 1500억원을 납부하면서 자금력 우위를 보였다. 총 사업기간인 4년간 사업비를 직접 조달해야하고 중도금대출, 이주비 등에 대한 보증도 서야 하는 만큼 건설사의 신용등급 및 자산 규모가 평가에 절대적이다.

    현대건설은 GS건설에 다소 우위를 점하고 있다. 현대건설의 시가총액은 7월 기준 5조4000억원으로 건설사 가운데 가장 많고 부채 비율이 낮은 만큼 신용등급도 최상위권(AA-)이다.

    GS건설도 이미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재건축사상 최초로 수주 이전에 KB국민은행과 반포주공1단지를 위한 8조7000억원 규모의 금융협약을 체결했다. 상대적으로 열세인 재무건전성을 금융권을 통해 안정적으로 수혈하겠다는 것이다.

    ▲현대, 프리미엄 '디에이치' 적용 vs GS, 반포 '자이' 텃밭에 설계 승부수

    당초 업계에서는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사업의 시공사로 GS건설을 유력하게 내다봤다. 반포는 GS건설의 브랜드 '자이' 텃밭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분양한 '신반포자이'를 비롯해 신반포6차 재건축인 '신반포 센트럴자이'까지 반포는 그야말로 '자이천하'다.

    GS건설은 이번 사업 수주를 위해 강남의 또 다른 '알짜배기' 사업지인 서초 신동아아파트 수주전도 참가하지 않았다. 최대 규모의 반포주공1단지 사업 수주에 사활을 걸며 사실상 반포를 '자이'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이와 함께 GS건설은 최근 업계에서 소비자 만족도 최상위권의 지지를 받는 설계로 표심을 잡겠다는 입장이다. GS건설은 재건축 수주가 불리한 상황 속에서 특화설계로 예상밖의 결과를 이끌어낸 경험을 가지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구체적인 설계에 대해 얘기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최상의 설계안으로 만족감을 극대화시킬 것으로 자부한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일산 킨텍스를 디자인한 세계적 건축디자인 회사 SMDP와 반포주공1단지 외관을 디자인 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자금력 우위를 확보한 현대건설은 자사의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로 조합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계획이다. 더욱이 현대건설은 반포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자이' 브랜드 속에서 자사의 '디에이치' 브랜드 희소성이 향후 주거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역발상의 마케팅을 하고 있다.

    디에이치는 현대건설이 3.3㎡당 3000만원 이상의 고급주택에 적용하는 브랜드로 지난해 개포주공3단지에서 첫 선을 보였다. 당시 1순위 청약에서는 10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현대건설도 GS건설과 마찬가지로 세계적인 설계회사인 HSK글로벌과 함께 반포주공1단지에 걸맞는 최고 설계를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한 조합원 관계자는 "양사 모두 강점을 어필하고 있는 만큼 비교우위를 따지기 어렵다"면서도 "사업의 규모만큼 원활한 자금 조달이 변수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막대한 투자비용, 수주 좌절 시 타격 상당할 듯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은 사업의 규모가 상당한 만큼 시공순위 상위건설사 대부분이 참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대우건설, 롯데건설 등도 입찰 전 사업 참여 의향을 밝혔지만 실상은 현대건설과 GS건설만 참가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건설사들이 입찰까지 투입되는 제반비용이 상당히 부담스러운 수준이었기 때문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입찰이 실패할 경우 입찰보증금에 대한 금융비용, 설계비 등이 만만찮은 규모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의 경우 일반물량이 상당한 것으로 점쳐지면서 미분양 시 떠안아야할 부담도 상당한 수준일 것이라는 분석도 건설사들의 입찰을 망설이게 한 원인으로 보인다. 실제 과천주공1단지 재건축 수주시 한 건설사는 미분양에 대해 금전적 보상을 마케팅 전략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가장 큰 문제는 향후 강남권 재건축 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특히 투입비용 못지 않게 양사 모두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수주 좌절은 이미지 타격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반포 T부동산 중개사는 "선분양이 든 후분양이든 양사의 조합원 선심 공약은 일반 분양분으로 전가될 소지가 크다"면서"조합원에게 양사의 파격 조건이 '당근'으로 작용하나 국내외 경기가 뒷받침되지 않았을 때 '약이 아니라 독'이 될 공산도 크다"고 지적했다.

    한편 반포주공1단지 이달 중 합동설명회를 거쳐 오는 27일 총회에서 투표를 통해 시공사를 선정한다.


    베타뉴스 조항일 (hijoe77@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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