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2017 유통업계 상반기 결산④]백화점 '빅3', 잇단 아웃렛 출점 경쟁


  • 박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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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07-17 18:05:26

    올해 상반기 국내 유통업계는 장기화된 내수 침체와 각종 규제 강화,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 등으로 안팎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또 4차 산업 혁명과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새로운 변화 바람이 불었다. 1인 가구의 증가로 새로운 소비 성향이 탄생하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유통업계를 강타했던 주요 이슈를 짚어본다.<편집자 주>

    롯데·현대·신세계 등 '유통 빅3' 잇단 아웃렛 출점 경쟁
    새로운 성장동력 ‘아웃렛’… '쇼퍼테인먼트' 형태 인기
    앞으로 1~2년 사이 전국에 들어설 아웃렛 최소 9개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대세'→'규제 대상'

    올해 상반기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이른바 '백화점 빅3'는 교외 아웃렛 신규 매장을 잇따라 선보이거나 기존 아웃렛 규모를 확장했다.

    경쟁 포화상태인 백화점업계가 장기적인 내수침체 등으로 성장 한계에 부딪치면서 쇼핑에 놀이 등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결합한 '쇼퍼테인먼트' 형태의 '프리미엄 아웃렛'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올랐다.

    ▲롯데프리미엄아웃렛 이천점. ⓒ롯데백화점

    ◆상반기 유통업계 '희비교차'…백화점 '울고' 아웃렛 '웃고'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5월까지 백화점 소매판매액 지수는 5개월 연속 뒷걸음 치고 있다.

    백화점 소매판매는 지난해 12월 0.5% 증가를 끝으로 올해는 지난해 같은 달과 견줘 ▲1월 1.5% ▲2월 5.6% ▲3월 3.5% ▲4월 2.2% ▲5월 4.6% 모두 줄었다.

    백화점의 역성장은 소비가 꺾여서라기보다 최근 쇼핑 흐름 자체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같은 기간 전체 소매판매액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0.5∼4.1% 매달 올랐다.

    전체 소매판매액 가운데 백화점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줄고 있다. 지난 5월 기준 백화점이 전체 소매판매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7.2%로 1년 전보다 0.6%포인트 줄었다.

    그러나 같은 달 아웃렛이 포함된 기타 대형마트 비중은 13.4%로 전년 동기와 같았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국내 아웃렛 시장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14조3000억원(추정)에 이른다. 국내 아웃렛 시장규모는 2011년 약 7.9조원에서 2015년 약 13조원까지 연평균 13.3% 성장했다. 이 같은 추세로라면 시장규모는 오는 2020년까지 연평균 7.3%의 성장세를 기록하며 19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같은 기간 ▲온라인 쇼핑(18.1%) ▲편의점(9.5%) ▲면세점(7.7%)의 성장 다음으로 높다.

    반면, 국내 백화점 매출은 2012년 29조1000억원, 2013년 29조8000억원, 2014년 29조3000억원, 2015년 29조2000억원, 지난해 29조9000원으로 30조원 벽을 넘지 못한 채 정체돼 있다. 성장이 멈춘 백화점 업계에서 아웃렛은 새로운 돌파구인 셈이다.

    ▲시흥 프리미엄아울렛. ⓒ신세계사이먼

    ◆백화점 빅3, 교외형 프리미엄 아웃렛 점포 확장 '속도'

    올 상반기 3개의 아웃렛이 신규 출점 했다.

    국내 백화점업계 1위인 롯데백화점은 지난 4월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에 있는 롯데프리미엄아웃렛 이천점의 확장 공사를 마치고 국내 최대 규모로 재개장 했다. 백자동 건물과 스포츠 브랜드가 입점한 청자동 사이에 아동 전문관 '패션&키즈몰'도 새롭게 들어섰다.

    롯데백화점은 2008년 광주월드컵점을 시작으로 현재 20개의 아웃렛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하반기 경기 고양시에 이케아와 함께 영업면적 1만6500㎡(5000평) 규모의 아웃렛 원흥점을, 내년 상반기에는 아웃렛 군산점, 하반기에는 프리미엄아웃렛 용인점을 열 계획이다. 프리미엄아울렛과 쇼핑몰이 함께 들어서는 의왕 복합쇼핑몰과 프리미엄아울렛 울산점도 2018년에 문을 연다.

    같은 달 신세계와 미국 부동산 개발업체 사이먼 프라퍼티 그룹의 합작법인인 신세계사이먼도 경기 시흥에 4만2000㎡(약 1만3000평) 규모의 수도권 서남부 최대 아웃렛 시흥 프리미엄아울렛의 문을 열었다.

    아웃렛 점포가 쇼핑과 문화생활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여겨질 수 있도록 2300억원을 투자해 유럽 스페인의 해안가 도시처럼 이국적이게 꾸몄다. 자녀 혹은 반려동물과 함께 산책할 수 있는 테마 공원도 조성했다. 해당 점포는 개장 두 달 만에 방문객 수 250만명을 넘어섰다. 신세계는 연간 70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해 수도권 대표적 랜드마크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현재 신세계는 여주점(2007년 개점), 파주점(2011년), 부산점(2013년), 시흥점 등에서 프리미엄 아웃렛을 운영 중이며 지난해 아울렛 사업에서만 1210억원 매출과 518억원 영업이익을 거뒀다. 전년대비 각각 3.4%, 2.1% 증가한 실적이다.

    신세계는 오는 8월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 연면적 36만4000㎡(11만300평) 규모로 스타필드 고양을 개점한다. 이는 축구장 50개에 버금가는 크기다. 스타필드 고양엔 아웃렛 입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아웃렛 원흥점과의 거리는 반경 3.5km 이내, 승용차로 10분 거리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5월 서울 송파구 가든파이브에 영업면적 42만6625㎡(약 13만평) 규모로 '현대시티몰 가든파이브점'의 문을 열었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2019년에는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남양주점, 현대시티아울렛 동탄점,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을 열 계획이다.

    ▲현대시티몰 가든파이브점. ⓒ현대백화점그룹

    ◆'시계제로' 아웃렛 사업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골목상권 보호와 함께 상생을 강조하자 교외 대형 아웃렛 사업은 '시계제로' 상태에 놓였다. 문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부터 '골목상권 보호'에 대한 공약을 여럿 내놓은 바 있다.

    소상공인들은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을 어려움의 이유로 꼽으며 반대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조사한 '대형쇼핑몰 출점이 지역 상권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의 타임스퀘어, 경기도 파주 신세계·롯데 아웃렛이 생겨난 이후 주변 점포 300여 곳의 월 매출이 평균 46.5%나 줄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대형 유통채널이 들어서면 지역상권이 활성화되고 고용이 늘어나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고 주장한다.

    업계관계자는 "아웃렛 사업의 경우 멀리서 구경 오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아웃렛 점포 하나당 최소 천명 이상 고용되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베타뉴스 박지수 (pj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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