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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청년상인과 이마트 노브랜드의 새로운 '상생'…구미 선산봉황시장 '활기'


  • 박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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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06-27 20:31:55

    27일 경북 구미선산시장에 청년몰과 함께 노브랜드 개장
    충남 당진에 이은 상생 확대…올 연말까지 매장 월세 '0원'
    전통시장과 상생 위해 '신선식품' 팔지 않아

    "청년몰·선산시장·상생스토어 구매금액을 모두 합산해 사은품을 증정하는 등 '운명 공동체'로 성장할 계획이다."

    이마트가 청년·전통시장과 상생을 위해 발 벗고 나선 선산봉황시장 안에는 남녀노소 가득한 손님들로 모처럼 활기를 되찾은 모습이다. 계산대에는 10여명이 넘는 손님들이 줄지어 기다리기도 했다. 

    이마트가 30대 젊은 상인의 제안을 받아들여 24년간 버려졌던 전통시장 2층에 청년상인 지원을 위한 '노브랜드' 매장을 꾸몄다.

    ▲이마트 노브랜드 구미 상생스토어. ⓒ이마트

    27일 이마트는 '청년몰'과 손잡고 경상북도 구미시 선산읍 선산봉황시장(선산시장)에 '노브랜드 청년 상생스토어'를 열었다고 밝혔다.

    노브랜드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주도해 만든 것으로 알려진 이마트의 자체 브랜드(PB)다.

    이마트에 따르면, 노브랜드 청년 상생스토어는 지난해 8월 충남 당진전통시장에 이은 두번째 상생 스토어로, 선산시장 A동 2층에 420㎡(125평) 규모로 들어섰다.

    노브랜드 청년 상생스토어는 청년상인들이 추축이 된 청년몰(청년창업쇼핑몰)과 함께 운영된다. 청년몰은 노브랜드 청년 상생스토어 바로 옆에 826㎡(250평) 규모로 둥지를 틀었다.

    선산시장 노브랜드 청년 상생스토어의 임대료는 정부의 지원으로 올 연말까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앞으로 5년 동안은 월 2만5000원~4만5000원에 임대료를 맞출 예정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청년몰의 구색을 22개 점포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마트 노브랜드 구미 상생스토어 내부 모습. ⓒ이마트

    경북 구미선산봉황시장은 경상북도지역에서 최대 규모의 5일장이 서는 곳으로 장이 서는 날에는 1만~2만여명의 고객들이 구미선산봉황시장을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산봉황시장은 지난 1993년 5일장에서 현대식 장터로 이름을 바꾼 뒤 현재 106개의 점포가 운영되고 있는 유서 깊은 시장 중 하나다.

    지난해 여름이 시작될 무렵, 죽어가는 선산봉황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구미시와 중소기업청이 나섰다. 시장 내 빈 점포를 청년들의 창업공간으로 할애하며 8개 청년 창업점포를 유치했지만 사업은 잘 되지 않았다.

    노브랜드 청년 상생스토어 자리는 24년간 비어 있었는데, 청년상인 김수연(39)씨가 직접 선산시장 상인회를 설득해 이마트와 협업을 요청했다. 새로운 유통모델 실험 공간으로 탈바꿈하게 된 순간이다.

    김 씨의 노력에 상인회 역시 청년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시장에 젊은 에너지를 채우면 좋겠다는 취지로 동참했다.

    청년몰에선 17명이 천연비누와 그릇 공방, 창의체험교육 카페, 요구르트 카페, 일본 수입 잡화·생활용품 매장, 네일아트 매장 등을 운영한다.

    이마트는 2층의 나머지 공간에 어린이 놀이터, 고객쉼터 등으로 꾸몄다.

    ▲이마트 노브랜드 구미 상생스토어 내부 모습. ⓒ이마트

    노브랜드 청년 상생스토어는 대부분이 신선식품 위주인 전통시장 상인들과 겹치는 품목을 없애 공산품 위주로 상품을 구성했다. 단 상인회가 시장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수산물 판매를 요청해 생선과 조개 등으로 구색을 보완했다.

    김상민 이마트 공정거래 CSR 수석부장은 “과거 전통시장 관련사업을 해오며 느낀 결과 시장 활성화가 안 되는 가장 큰 요인은 콘텐츠 부족이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린이놀이터나 쉼터 등을 조성하는 등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매장 차별화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상생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청년몰을 거쳐야만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로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고객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오랜기간 구미시에 살았다는 정은영 주부는 "아무도 찾지 않아 자연스레 가지 않았다"며 "깨끗하고 가격이 주변에 비해 저렴해 앞으로도 자주 찾을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려냈다.

    주부 김진희씨 역시 "가격이 싼데다 인근 대형마트 보다 제품 종류가 다양하다"며 "아이를 맡길 수 있는 것도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상인들 역시 기대감을 표했다. 상생스토어 근처 상인 A씨는 "매일 이렇게 손님들로 가득했으면 좋겠어요. 손님이 많으면 많을 수록 좋으니까"라며 "오픈빨이 아닌 앞으로도 꾸준히 손님들이 방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베타뉴스 박지수 (pj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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