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인터뷰] 25년간 명동 카페 문화를 지켜온 코인 김석수 대표


  • 이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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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06-06 12:48:02

    대한민국 문화1번지 명동. 화려한 불빛과 수 많은 인파로 넘실대지만 이곳은 장사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총성 없는 전쟁터다. 무한 경쟁이 벌어지는 시장에서는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이유도 모른채 망하기 일쑤다. 이런 무한경쟁의 전쟁터에서 25년을 버텨 온 카페가 있으니, 카페 코인(Coin)이 바로 그곳이다. 25년 넘는 세월 동안 문 닫지 않고 살아 남아 온 카페 코인의 김석수 대표를 만나 비결을 들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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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동에서 25년째 카페 코인을 운영 중인 김석수 대표


    5월 따뜻한 날 기자가 직접 카페 코인을 방문해 김석수 대표를 만났다. 카페 코인은 명동에 1호점과 2호점이 있고, 1호점과 2호점은 느낌이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전반적으로 오래된 고재목을 소재로 하여 편안한  느낌을 주며, 엔틱(Antique) 스타일을 선호하는 중장년층이 좋아할 분위기로 보였다. 곳곳에 오리지날 엔틱가구, 그림들이 전반적으로 1980년대 분위기로 연출되어 중장년층이 좋아할 분위기와 향수를 자극하는 실내 분위기가 요즘의 인테리어와는 사뭇다른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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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심 무렵 기자가 코인을 방문했을 때에도 주로 30대 이상의 손님들과 외국인들이 자리를 잡고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코인 1호점은 2층부터 4층까지로 시설이 구성되어 있었고, 층마다 각기다른 분위기로 그 느낌의 차이가 있어 기호에 맞게 자리를 잡고 앉아 조용히 독서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분위기였다.엔틱 스타일이 강하다 보니 젊은 사람들이 발랄하게 떠들며 수다떠는 것 보다는 약간은 젊잖은 대화가 조금은 더 어울릴 것 같은 분위기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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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미 클래식 엔틱 스타일의 코인


    주문은 직원이 와서 받는 예전 다방 스타일이었다. 젊은 세대가 익숙해 있는 셀프 방식은 아니었다. 나름 젊은세대 축에 속하는 기자가 볼 때 조금은 신기해 보이는 것은 점원이 테이블을 돌면서 "커피 더 드릴까요?"라며 물어보는 부분이었다. 요즘 유행하는 프렌차이즈 카페에서는 보기 힘든 80년대 이전의 다방 스타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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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0년대 이전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카페 코인


    코인 1호점과 2호점을 경영하는 김석수 대표는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관광호텔 관련 대학을 5군데나 다닌 호텔 분야의 전문가다. 국내와 일본에서 대학을 다녔으며 그 전공은 호텔. 일본어였다. 일본대학에서 호텔을 전공한 후 국내에 들어와서는 현대그룹 계열사였던 금강개발(현재 현대백화점그룹)에서 근무했다. 당시 금강개발은 현대백화점, 현대호텔, 경부고속도로에 있는 금강휴게소 등을 운영하고 있었다.

    김석수 대표는 금강개발 압구정 본사에서 3년동안 경주 현대호텔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는 경주 현대호텔은 순수하게 국내 자본과 우리 노하우와 우리 건축으로 만들어진 최초의 특1급 호텔이라고 밝혔다. 블록계획, 인원계획, 오픈계획, 영업계획, 서비스 교육 등을 모두 자체적으로 마련해 오픈했고, 김석수 대표는 당시 1년간 경주에 내려가 오퍼레이션에 참여했고, 오픈 전 5개월 간 호텔현대 오픈과 관련해 서비스 교육 등을 담당하는 사내강사 역할을 수행했다. 특히 식음료 부분(한식,일식,양식,중식 등)에 대한 오픈을 준비해 가면서 직원들 교육을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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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석수 대표는 1989년경 금강개발에 입사해 4년 여 근무하고 1994년 초 퇴사했다. 퇴사 후 바로 시작한 것이 카페 코인이다. 카페 코인은 김석수 대표가 금강개발을 퇴사한 1994년 5월경부터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으니, 대략 25년 가까이 운영한 샘이 된다.

    김 대표가 진행한 것은 카페 코인 만이 아니다. 명동 카페 코인을 비롯해 이화여대 앞, 삼청동 등에 10여 점포를 개폐업을 하는 등 그동안 우여곡절도 많았다고 한다. 25년여 동안 사업을 하면서 개폐업을 반복해 왔고, 현재는 코인 1호점과 2호점만 운영 중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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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인 1호점 앞에서 포즈를 취해 주고 있는 김석수 대표


    '베스트 ACSQ'를 지향하다

    어떻게 하면 25년간이나 명동에서 망하지 않고 살아 남을 수 있을까? 그 비결이 궁금해졌다. 김석수 대표는 Atmosphere(분위기), Cleanness(청결), Service(서비스), Quality(맛)를 강조했다. 김석수 대표는 이 "ACSQ를 베스트로 유지해 가 보자" 라는 것이 모토였다고 밝혔다.

    어떻게 하면 베스트 ACSQ를 유지해 갈 것인가에 대해 늘 고민하고, 이 ACSQ를 최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밝혔다.

    A(분위기) : 고급지향적 유러피안 엔틱 스타일 : 분위기를 최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 그는 리모델링이나 인테리어에 직접 관여해서 대부분을 자신이 결정했다고. 특히 나무는 인간에게 가장 편안함과 휴식을 주는데 착안해 고재(오래된 목재)를 쓰기로 했고, 이로 인해 분위기가 세미 클래식한 유러피안 엔틱 스타일이 되도록 했다. 김 대표가 공부한 것도 정통이니, 분위기나 맛도 클래식으로 가자, 서비스도 호텔식으로, 국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커피를 주문한 손님에게 라운드 체킹을 하면서 "커피 좀 더 드시겠습니까?" 하는 리필 서비스를 시작했다.   

    C(청결) : 청결을 최상으로 유지하는 것은 청소다. 당연히 청결을 유지하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청소전담 담당자를 두고 있다.


    S(서비스) : 김 대표가 가장 큰 노력을 기울인 것은 S(서비스)였다. 본인이 전 직장에서 서비스 교육 강사를 한 것도 있지만, 업계 최고의 관리자들을 초빙해 외부강의를 듣는 등 직원들의 서비스 교육을 꾸준히 시키고 있다고. 또 힐튼호텔에서 하는 서비스 아카데미 과정에 핵심 멤버들을 보내 공부하게 했다. 하남에 있는 가나안농군학교에 입소시켜 일에 대한 소중한 가치를 찾게 했다. 월간식당에서 운영하는 중간관리자 과정에도 보내고, 특히 김대표가 깊이 관여했던 경주 호텔현대를 방문해 투숙을 하면서 서비스를 체험하도록 했다. 또 일본의 선진 카페 문화를 배우기 위해 매년 2~3명의 직원을 데리고 일본 동경을 다녀 오는 등 서비스교육에 심혈을 기울이는 한편 국내의 신규 카페의 벤치마킹에도 관심을 가져왔다.

    Q(맛) : 코인은 최상의 소재를 그 계절에 가장 맞게 적용시켜 사용함으로 맛과 영양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정성스러운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님은 평일 낮에는 중장년층 위주, 평일 저녁과 주말에는 젊은층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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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인 2호점 입구 전경


    프렌차이즈의 공습에도 다방문화를 힘겹게 지키고 있는 코인

    명동은 국내 다방 문화의 산실 혹은 효시였다고 볼 수 있다. 30~50년 전 꽃다방, 돌고래다방, 챔피언다방 등이 명동 다방문화의 주류였으나, 최근에는 스타벅스, 커피빈, 탐앤탐스 등 외래종 프랜차이즈가 명동 카페문화를 지배하게 되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기존 다방들은 거의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렸으나, 거의 유일하게 카페 코인이 살아남아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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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답하라 1994"에서 단체미팅 촬영을 코인에서 했다



    다방과 프랜차이즈 커피숍의 차이점

    프렌차이즈 카페의 경우 대부분 고객이 직접 계산대에서 원하는 상품을 주문하고, 주문한 상품이 나오면 직접 받아 온다. 그러나 다방은 점원이 손님이 앉을 테이블을 추천해 주고, 점원이 테이블로 와서 주문을 받고, 주문한 상품을 점원이 직접 갖다 주는 등 손님은 수동적으로 서비스를 받는 입장이다. 카페 코인은 이렇듯 명동에서 전통적인 다방 형태의 커피숍 문화를 유지하고 있는 거의 유일한 커피 전문점이라 할 수 있다.

    대부분의 프랜차이즈 카페에서는 서비스를 받는 것이 아니고, 고객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하는 셀프 서비스다. 이에 비해 코인의 경우 대부분의 서비스를 점원이 제공하는 방식이다.

    코인을 방문했을 때 고객들이 다른 카페들과 달리 충분한 서비스를 받는다는 것을 느끼고, 이 서비스에 만족하고, 이 부분이 다른 카페와의 차이점이라는 것을 인식할 때 고객들로부터 큰 반향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 김 대표의 기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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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 코인 2호점 외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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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 코인의 인기 메뉴. 녹차빙수

     

    "명동의 카페 문화를 이끌어 가고 싶다"

    코인 김석수 대표는 명동에서 가장 오랫동안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명동 카페 역사의 산증인이라 할 수 있다. 그는 "명동을 찾아 오는 명사들, 고객들에게 내집에서 느끼는 것같은 편안함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자리메김 하고 싶고, 소명의식이 있는 그런 공간으로 느끼고 싶고, 지금까지 해 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명동 카페 문화를 이끌어 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커피숍 업계가 춘추전국시대인 형국에서 카페 코인이 명동에서 앞으로도 오랜동안 역사를 써 가기를 기대해 본다.


    베타뉴스 이직 기자 (leejik@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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