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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공성전 구현, ‘리니지’의 소통과 대립

  • 서삼광 기자

  • 입력 : 2017-06-02 17:21:45

    MMORPG는 이제 온라인을 넘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도 주목받는 장르다. 특히 이 장르를 개척하는데 앞장선 엔씨소프트가 모바일 MMORPG ‘리니지M’ 출시를 준비하면서 주목도는 고점을 찍었다. 본지는 ‘리니지M’ 출시에 앞서 ‘엔씨소프트와 MMORPG’를 통해 엔씨소프트의 주요 IP의 사례를 통해 MMORPG 장르의 태동과 흐름을 되짚어 보기로 했다. [편집자 주]

    엔씨소프트가 온라인 MMORPG 역사에 최초로 이름을 올린 기록은 많다. ‘리니지’를 통해 MMORPG에 처음 도입된 강화 시스템은 현재 많은 RPG 장르의 표준 시스템으로 자리잡았다. 대규모 집단 간 대결(RVR) ‘공성전’도 ‘리니지’가 선보여 표준이 된 대표적인 시스템이다(‘리니지’ 공식 홈페이지 파워북 항목 ‘공성전’은 “공성전은 리니지가 세계 최초로 도입한 게임 시스템”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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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니지 시즌1 에피소드3 켄트성 공성전 포스터(사진제공=엔씨소프트)


    공성전은 이용자 간 대결(PVP)이 대형화된 콘텐츠다. 정식 론칭 다음해인 1999년 7월 대립과 소통을 모두 담은 공성전은 충격적인 콘텐츠였다. 비슷한 목적을 가진 이용자가 뭉치는 계기를 직접적으로 제시했고, 성을 지키고 빼앗는 과정을 통해 협동과 대립이란 MMORPG의 핵심 재미를 구현해 보여줬기 때문이다.

    공성전은 ‘리니지’의 길드 시스템 ‘혈맹’이 오랜 시간 사랑받는 이유기도 하다. 공성전은 혈맹을 위한 콘텐츠기 때문. 따라서 비교적 낮은 능력치로 천대받던 ‘군주’ 클래스는 이때부터 우후죽순 늘어났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후 공성전을 비롯한 RVR은 대부분의 RPG가 탑재해야 할 기본 요소가 됐다. 육성 단계가 끝나는 최고레벨 콘텐츠로서 단단히 자리매김한 것. 요즘말로 ‘엔드 콘텐츠’인 공성전은 ‘리니지’가 기준을 정립한 것이다.

    초창기 ‘리니지’는 자유도가 대단히 높은 게임이었다. 이용자가 원하는 곳을 마음대로 이동할 수 있다는 특징은 이용자가 원했던 탐험이란 목표를 보여주기 충분했다. 가고 싶은 곳을 탐험하고, 공성전을 통해 게임 내 경제에 개입할 수 있다는 점은 최신 게임에서도 보기 힘든 ‘리니지’ 만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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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바일 MMORPG 리니지M의 공성전 모습(사진출처=리니지M 소개영상 갈무리)


    탐험에는 위험이 따른다. 초창기 ‘리니지’ 이용자 역시 새로운 지역과 던전을 탐험하다 강력한 몬스터에게 맞아 죽는 일도 흔했다. 지금이라면 잘못된 레벨 디자인이라 할 수 있는 흠집이지만, 많은 이용자가 하나의 월드를 탐험하는 것만으로 충분했던 당시로써는 높은 자유도가 이용자들의 소통을 끌어낸 요인이다.

    이용자간 커뮤니티를 통한 소통도 탐험을 통해 획득한 정보를 공유하고 토론하는 문화에서 시작됐다. 초창기 ‘리니지’는 적정 레벨 사냥터라는 개념도 희박했고, 2세대 MMORPG처럼 퀘스트를 통한 레벨디자인도 부족했다.

    당연히 이용자는 더 효율적인 육성방법과 레벨업 구간을 찾기 시작했다. 게임 속 외치기 기능에 한계를 느낀 이용자는 게임이란 벽을 넘어, 인터넷 홈페이지(커뮤니티)를 통한 정보공유를 시작했다.

    이런 자유도는와 소통은 게임의 재미요소를 표현할 때 사용하는 ‘이용자 경험(UX)’ 측면에서 보면 꽤 진보된 시스템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방치에 가까운 자유를 통해 MMORPG를 즐길 이유를 이용자가 스스로 찾고 공유할 여지를 남겼다. 의도한 바인지, 우연의 산물인지 알수 없으나 이용자가 게임을 파고들 수 있는 디자인을 MMORPG 태동기부터 정립한 것이다.

    이런 특징은 다른 온라인게임에도 큰 영향을 줬다. 일부에서는 신작 MMORPG를 선보이기 전 게임의 정보를 공개하고, 이용자들이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을 직접 챙기는 일도 생겨났다. MMORPG를 중심으로 한 한국 온라인게임이 성장하던 시절에는 얼마나 많은 이용자 커뮤니티를 보유했는지가 인기의 지표로 활용됐다. 이런 모습은 최근 ‘공식 카페’가 필수가 된 모바일게임 시장과도 닮았다.

    이용자간 소통, 커뮤니티가 게임흥행과 충성도에 영향을 준다는 경험은 이후 많은 연구자들에게 영감을 줬다. 지난 3월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문화기술대학원 차미영 교수팀은 대만에서 서비스 중인 MMORPG의 이용자 로그(플레이 기록) 약 6,000만 건을 분석해 ‘온라인 게임 내 최고 레벨 유저의 이탈 분석’ 논문을 기고한 바 있다.

    차 교수팀은 연구를 통해 이용자가 여러 사람과 활발히 소통한 기록이 많을수록, 최고 레벨이 되고 나서 게임을 그만두는 경향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통계 분석으로 입증했다. 학술적 연구로 입증된 MMORPG의 특징은 ‘리니지’가 약 18년 전 선보인 공성전을 통해 얻은 경험(노하우)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은 생각할 여지를 남긴다.

    *참고자료
    · 엔씨소프트. 리니지 파워북.
    · 박석진. 실전! 성공하는 MMORPG 만들기. 2015.06.26. 북큐브
    · 박건우, 차미영. 온라인 게임 내 최고 레벨 유저의 이탈 분석. 2017/03. 정보과학회논문지, 44(3), 314-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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