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인터뷰

[인터뷰] SKB센터협의회, 위협 아닌 진심 담긴 해법 원한다

  • 안병도 기자

  • 입력 : 2017-06-01 15:48:03


    SK브로드밴드의 자회사 설립과 홈고객센터 협력업체를 둘러싼 분쟁이 점점 격화되고 있다.

    6월 1일, SK브로드밴드 홈고객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협력업체 대표들은 SK브로드밴드가 서비스 자회사 설립을 추진하면서 협력업체들의 생존권을 도외시하고 불공정한 행위로 일관하고 있다며 60여명의 협력업체 대표들이 직접 세종시 공정거래위원회를 방문해 신고서를 제출했다.

    SK브로드밴드는 최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추진하면서 인터넷망 설치와 애프터서비스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서비스 자회사를 새로 설립해 협력업체 직원 5천 2백여명을 흡수한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고객센터를 운영하면서 위탁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기존 협력업체 대표들은 SK브로드밴드가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한다는 면을 지적한다. 수십 년간 동반 협력관계로 동반 성장해온 협력업체들의 입장을 무시하고 생존권을 말살하려 한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

    ▲ SK브로드밴드 전국 센터협의회 윤흥섭 사무국장


    이와 관련해 SK브로드밴드 전국 센터협의회 윤흥섭 사무국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직접 듣는 당사자의 입장을 통해 이 사안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었다.


    Q: 먼저 홈고객센터란 어떤 곳인지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홈 고객센터는 단순 콜센터는 아닙니다. 전화를 받는 콜센터 직원이 있고 현장을 방문하는 현장직 직원이 있습니다. 한참 문제가 되고 있는 전봇대를 탄다든가 하는 역할, 그러니까 방문 기사가 오지 않나요? 그게 다 센터(고객센터)가 하는 일입니다. 규모로 보면 예를 들어 인천고객센터는 규모가 65명 정도인데 그렇게 크지 않은 곳이지요.

    센터장은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소유하고 있는 대표가 있고 저 같이 전문경영인, 그러니깐 월급사장이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보면 40프로 정도가 월급사장, 그러니까 전문경영 센터장이고 나머지가 소유를 겸한 대표입니다. 전문경영 센터장은 거의가 1999년부터 현장에서 근무한 사람들입니다. 현장과 내근, 영업을 전부 해봐서 이 분야 일에 능통한 전문가이지요. 센터를 경영하는데 생각만으로도 금방 틀이 짜여지는 사람들입니다. 임금수준과 수수료를 가지고 어느 정도 규모로 운영이 가능하다는 것도 금방 계산이 가능합니다.

    사실 고객센터 소유자는 본사에서 퇴직후 나온 분, 지역유지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 분들 가운데 직접 운영하기 힘든 분은 전문 경영센터장을 둡니다. 오래전부터 통신영업 등을 해오다가 센터를 한 분들은 직접 경영하는 그런 형태입니다.


    Q: 센터장의 이런 위치에 따른 입장차이가 있습니까?

    A: 있을 수 있습니다. 전문경영 센터장들은 퇴직후 다른 법인을 간다든가 하는 경우가 있는데 지금은 당장 센터가 없어지면 갈 수 있는 정해진 곳이 없습니다. 당연히 센터 대표와의 교감이 있다고 한다지만 고용불안 때문에 원청(SKB)에서 회유가 들어옵니다. 당신 자리를 만들어두었으니 대표가 반대하더라도 직원들을 잘 설득해 정상화시켜놓아라. 이런 협박을 많이 받습니다. 그러니 뒤에서 응원을 해도 전면에 나오지 못합니다. 보복의 우려가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전문 경영 센터장 가운데 30프로, 그러니까15명 정도가 전면에 나와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비상대책 위원회에서 전면이나 실무에서 도와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Q: 처우부분은 어떻습니까? SKB에서 추진하는 자회사와 현 센터와 어떤 차이가 있나요?

    A: 처음에 우리가 보기엔 그래도 대기업 100프로 투자 자회사에 들어가면 좋을 거라 보았습니다. 그곳 수입의 60프로만 받아도 좋겠지 하고 결정을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보다 먼저 교섭한 노동조합의 경우, 나은 조건을 제시받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협상이 결렬됐습니다. 센터쪽은 기본급 138만원, 식대 등 기본 금액이 198만원입니다. 또한 서비스 업무이다 보니 연장근무, 토요일 근무 등 포함하면 240~250 만원이 보장됩니다. 실제 센터는 받는 돈의 80프로 이상을 인건비(급여)에 쓰고 있습니다. 거기에 자재비 등 들어가다보니 경영도 빡빡합니다. 이런 정도를 고려하면 자회사에서 제시한 처우가 별로 나은 점이 없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업무지원비 등이 없이 시급 만원을 제시했습니다.

    자회사가 좋을 것 같지만 반대로 센터로 오는 이직률도 높습니다. 대기업 획일화도 심각해서 대리급 이상 되면 연장근무 수당을 신청하지 못합니다. 인사고과 때문이지요. 이런 예만 볼 수 있듯이 실제로 약속된 금액이 시급 만원이라도 연장근로에 따른 보상이 없습니다. 반대로 센터는 약간만 더 일해도 350만원 정도 받는 사람이 절반 가량입니다. 어떤 경우는 500만원 이상 받아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결국 일을 적게 하고 싶은 사람과 일을 많이 하고 싶은 사람이 섞여 있어 문제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노동조합도 전체 근로자의 24퍼센트 밖에 되지 않습니다.


    Q: 고용안정성은 어떤가요? 자회사와 센터 사이에 차이가 큰가요?

    A: 근로기준법에 의하면 정규직은 부당한 사유에 의해 계약해지를 시킬 수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자회사나 센터나 고용안정성은 기본적으로 같습니다. 또한 인간적으로 봐도 센터에서 10여년 동안 같이 일했던 직원을 하루아침에 해고하지는 않습니다.

    센터쪽에서 올해 3월 23일에 정의당 심상정 대표, 추혜선 의원 등과 조인식을 가졌습니다. 4600 중의 800명인 나머지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는 행사였습니다. 복지나 세제혜택은 늘어나겠지만 그 정도 부담은 감수할 예정이었습니다. 따라서 센터도 정규직 밖에 없으므로 고용안정성에는 차이가 없다고 봅니다.

    새로 생길 자회사 규모도 이해가 안갑니다. 지금 만든다는 자회사가 460억 규모인데 SKB 전체가 2016년 이익이 120억 정도였습니다. 이익 규모에 비해 너무 큰 회사를 차리는 셈입니다. 만일 그정도 여유자금이 있었다면 근로자 처우 개선을 위해 투자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요? 고객만족도조사 결과 등을 보면 대기업이 직접 투자하면 다르지 않을까 하는 전망도 근거가 부족합니다.


    Q: 평상시에 SKB와 센터의 업무 협력관계는 잘 이뤄졌습니까?

    A: 우선 이제까지 업무방식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 경영간섭이 심한게 원청의 중간관리자가 센터의 관리자를 직접 조종합니다. 프로토콜이라고 호출해서 실적을 추궁하면서 팀 평가를 낮게 주겠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이 부분에서는 우리가 해당 관리자가 어떤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센터 대표를 원청 팀장이 불러 질책하거나 항의성으로 소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원청 하급 관리자가 전화를 통해 개통량을 무리하게 압박하기도 합니다. 본래 정식절차에서 시간을 두고 회의를 열어 의견을 수렴하는 형식이거나 공문을 내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2년 사이에는 하급 관리자가 전화로 일종의 갑질 형식의 추궁을 심하게 하고 있습니다.


    Q: 이번 자회사 설립 관련 협의는 어떻습니까? SKB측은 잘 협의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A: 전혀 아닙니다. 센터측은 자회사 설립 소식도 SKB 노조를 거쳐서 들었습니다. 노조와는 협의하고 있었지만 센터쪽에는 정보조차 주지 않다가 불쑥 5월 26일에 일방적으로 통보하고는 개인발언 시간 잠시주고는 모든 절차를 끝냈습니다. 센터쪽에서는 돈이 아니라 진정한 대화와 소통을 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SKB측은 5월 26일에 만나서 5월 31일까지 결정하라는 통보를 했습니다. 의견수렴 과정이나 조치를 준비할 시간이 결여되었지요. 3일 만에 센터에서 직원을 정리하고 해산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이해할 수 없는 비상식적인 결정입니다.


    Q: SKB에서는 충분한 보상을 한다고 발표한 걸로 아는데요?

    A: 발표 내용을 보면 거기서 언급한 보상이 절반, 혹은 80퍼센트 정도까지는 우리가 원래 받을 돈입니다. 거기에 추가 보상으로 정액 3천만원을 제시했다가 7천만원을 추가로 제시했습니다. 그런데 수수료를 낮추겠다든가 자회사와 경쟁할 수 있겠냐는 협박성 언급도 했습니다. 기존 센터가 해왔던 기사들 훈련과 교육시킨 모든 노력이 한달 기여도가 5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는 폭언도 이어졌습니다.


    Q: 그렇다면 현상황에서 바람직한 해법은 무엇일까요?

    A: 첫번째로 공개적인 토론회가 있어야 합니다. 브로드밴드 내에서도 이영희 대표 말고 노동조합 등 의견이 다른 주체가 있을 것입니다. 센터쪽도 직원과 센터장 등 구성원 입장이 다양하게 있습니다. 토론회를 통해 서로가 원하는 것을 확인하고 서로 절반 정도씩 양보해가며 협의해야 합니다.

    두번째로 센터장 퇴직 프로그램이 준비되어야 합니다. 이 일 밖에 하지 못하는 인력에 대한 대책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이 과정에서 영업손실에 대한 보장과 함께 직원 임금인상, 수수료 인상 등을 함께 논의했으면 합니다.

    세번째로 시간여유입니다. 1년정도 시간을 가지면 그 사이에 현업에서 물러나는 분도 있고 사업영위를 좀 더 하자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과정을 점진적으로 추진했으면 합니다. 이런 것이 흐름상 더 좋지 않을까 합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이 있습니까?

    A: 이 문제가 단순한 돈 문제가 아니란 점을 알아주었으면 합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악덕기업주로 몰린 센터장의 명예를 찾고 아름다운 마무리를 했으면 합니다. SKB는 지금처럼 너무 급한 사업추진이 아니라 시간을 가지고 순리대로 이 사안을 풀어주었으면 합니다.

    • 기사보내기
    • facebook
    • twitter
    • google
    • e-mail
  • Copyrights ⓒ BetaNews.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