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쿠팡, '쿠팡맨' 성과평가제 전면 개정


  • 박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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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05-24 16:08:15

    쿠팡이 최근 논란이 된 '쿠팡맨' 성과평가(인센티브) 정책을 바꿨다.

    쿠팡은 택배 직원을 회사 소속 쿠팡맨으로 채용해, 24시간 안에 제품을 소비자에게 배달하는 로켓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22일 내부 소통채널인 '쿠톡'을 통해 각 캠프(물류거점지) 대표에게 쿠팡맨 임금 평가 등급을 기존 6등급에서 3등급으로 줄이고, 주6일 근무 쿠팡맨 기준 ▲1등급(전체 20%) 연봉 4500만원 ▲2등급(70%) 연봉 4300만원 ▲3등급(10%) 연봉 4000만원 이상을 받게 된다는 내용을 전달했다.

    ▲쿠팡 CI. ⓒ쿠팡

    쿠팡은 전국 쿠팡맨을 대상으로 실시하던 상대평가를 각 캠프 내 상대평가로 바꾸고, 평가등급 산정기간은 매월에서 매분기로 조정하기로 했다.

    또, 안전보상비(SR) 지급기준을 완화했다. 쿠팡은 SR 차등 지급 방침도 완화해 쿠팡맨이 5일 이상 배송하고, 사고가 없을 경우 40만원을 주기로 했다.

    앞서 쿠팡은 교통범칙금, 불법주차, 교통사고 등을 대비해 준비된 고정적 금액(40만원)인 SR을 상대평가로 바꾸어 논란이 일었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맨이 로켓배송에 자긍심을 갖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쿠팡맨들과 평가와 보상체계에 대해 논의했고 직원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쿠팡맨 정규직 전환 여부 등은 여전히 논란의 불씨로 남아있다.

    현재 총 3600여명의 쿠팡맨 중 정규직은 약 30%(1200여명) 수준에 불과하다.

    쿠팡맨은 6개월 근무 후 평가를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되거나 계약을 연장한다. 연장 횟수는 3번으로 제한돼 있어 18개월까지 정규직 전환이 안 되면 퇴사 처리된다.

    한편, 일각에서는 쿠팡맨의 인건비를 감당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최근 쿠팡맨 관련 논란을 진화하기 위한 일시적인 조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쿠팡은 택배 직원을 회사 소속 쿠팡맨으로 채용해, 24시간 안에 제품을 소비자에게 배달하는 로켓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쿠팡

    지난해 쿠팡은 인건비로 전년 대비 56.1% 증가한 5664억원을 기록했다. 한 달간 약 472억원이 인건비로 쓰였지만 적자는 직전년도와 견줘 3.3% 늘어났다.

    쿠팡은 2015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561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2년 누적 손실만 1조원을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보유한 현금이 약 3600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위기상황에 봉착했다고 보고 있다.

    실제 최근 쿠팡은 오는 7월부터 쿠팡맨들의 배송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생수, 쌀과 같은 상품처럼 부피가 크고 무거운 상품 배송을 외부에 맡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신 로켓배송을 통한 자체 배송 품질은 더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쿠팡은 로켓배송 판매상품이지만 배송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은 지역에 한해 한진택배와 CJ대한통운 2곳의 업체에 외주를 주고 있다.

    쿠팡이 외주 배송업체를 이용할 경우 건당 배송비는 1500~2000원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외주 배송을 이용할 경우 배송일이 늦춰져 로켓배송으로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쿠팡만의 강점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며 "그러나 쿠팡맨들의 업무 부담은 줄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베타뉴스 박지수 (pj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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