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아이스크림 판매의 두얼굴… 고급↑ VS 저가↓


  • 김창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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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05-24 14:09:13

    점차 날이 더워지면서 아이스크림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에 아이스크림 업체들은 신제품 출시나 판매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데, 일부 업체의 가격 인상을 놓고 업계의 고민이 늘고 있다.

    24일 아이스크림 업계에 따르면 ‘하겐다즈’는 다음 달 1일부터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하는 제품 가격을 최대 14.1% 인상한다. 편의점 기준으로 하겐다즈 파인트(473㎖)는 9900원에서 1만1300원으로 가격이 14.1% 오르며, 미니컵(100㎖)과 크리스피샌드위치(90㎖)도 기존보다 7.7% 각각 상승한 4200원에 판매된다.

    하겐다즈 측은 아이스크림 주원료인 유제품과 설탕 등 원자재 가격 상승과 국내외 물가 상승으로 인한 포장, 운송 비용 등으로 불가피하게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빙그레, 롯데제과, 해태제과 등 국내 아이스크림 업체들은 올해 성수기에도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아이스크림 판매가 지속 줄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가격 인상 반발에 대해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몰을 포함한 이마트의 지난해 전체 아이스크림 매출은 지난 2015년 대비 6.1% 올랐다. 그러나 실제 일반 아이스크림 제품의 판매는 오히려 6.2% 가량 줄어들었고, 하겐다즈나 나뚜르 등의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은 35.1% 상승하는 등 점차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의 경우 국내 판매가 높아지면서, 가격 인상은 큰 저항 요인이 못 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고가의 브랜드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은 취향을 타는 경향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프리미엄이라고 해도 너무한 가격 차이?

    문제는 이런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대비 일반 아이스크림의 경우 가격이 낮아 마진이 크게 남지 않는다는데 있다. 일반적으로 아이스크림을 제조하는 업체들의 제품 가격은 판매처에서 가격을 결정하기 때문에 가격 경쟁보다는 흔히 말하는 슈퍼마켓 등의 미끼 상품으로 전락한지 오래다.

    예를 들어 빙그레의 ‘투게더’ 홈 스타일(파인트 컵, 900㎖) 아이스크림의 편의점 기준 판매가는 6500원 가량이지만, 실제로 개인 도‧소매 매장에서는 4500원까지 구매가 가능했다. 롯데제과의 ‘조안나’의 경우도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내달 1일 가격이 인상되는 하겐다즈의 경우도 매장에서 판매가격을 결정하지만 대부분 편의점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흔히 말하는 가성비를 놓고 보자면 해도 너무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앞서 언급한 투게더의 경우 용량이 900㎖에 달하지만 하겐다즈의 파인트 컵은 절반에 그치는 473㎖이다. 또한 인상된 가격은 오히려 두배에 달하는 1만1300원으로 가성비만 놓고 보자면 매우 안 좋기 때문이다.

    물론 가격이나 용량 외에 제품이 가지고 있는 맛에 대한 노하우나 전략 등을 고려한다면 단순 비교는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프리미엄 제품과 큰 폭으로 벌어지고 있는 가격에 대한 불안감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인천에 사는 김유열(가명‧34세)씨는 “요즘 가파른 물가 인상으로 간단한 간식 등을 구입하려고해도 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다”며 “아이스크림의 경우 할인 등이 많아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기 때문에 여름철 많이 찾지만 일부 가격 인상 소식을 들으면 다른 제품들도 가격이 오를 것 같아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 국내 아이스크림 업체들은 판매 촉진을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기존 제품을 리뉴얼해 다양한 형태로 내놓은 롯데제과의 ‘죠스바, 수박바 파인트 컵’ 등이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빙그레나 해태제과 등은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제품의 품질을 높이는 가성비 전략으로 불황을 타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이스크림 업계는 가격 인상이나 프리미엄 제품 출시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가격 격차가 많이 나고 있는 상황이고, 프리미엄 제품을 내놓는 다 하더라도 빙수 등 다양한 아이스크림 대체 상품이 시장에 나오면서 굳이 기존 프리미엄 제품과의 경쟁은 무의미 하다는 판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아이스크림들이 1000원 가량에 판매되고 있는데, 갑자기 2000원에 판매된다고 하면 누가 사먹을지 의문”이라며 “가격 인상보다는 저가에도 품질 좋은 제품을 드실 수 있도록 제품의 다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타뉴스 김창권 (fiance26@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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