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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자동운전차 직접 제조할까? 콘텐츠에만 주력할까?


  • 우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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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04-24 18:30:23

    애플이 캘리포니아주에서 자동운전차의 공공도로 테스트에 나서자 자동차를 직접 개발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애플이 개발하려는 것은 자동차가 아닌 자동운전차에 탑재되는 어플과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애플이 미 차량 관리국(DMV)에 대해서 렉서스 RX540h SUV 3대와 운전자 6명에 대한 인허가를 받았다. 애플은 2015년 자동운전차 프로젝트 타이탄에서 근무할 수백명의 엔지니어를 고용했지만 지난해 대부분 해고했다. 애플은 그동안 프로젝트의 진척 상황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다.

    애플 외에도 자동운전기술을 개발 중인 30여 회사가 캘리포니아주 공도 테스트 허가를 받았다. 이들 기업의 등록 차량대수에 비해 애플의 차량대수는 극히 적다.

    알파벳 산하의 자동운전차 개발 부문인 웨이모(Waymo)는 캘리포니아주에서 79대, 미국에서는 약 100대의 차량의 도로 테스트를 실시 중이다. GM의 자회사인 크루즈 오토메이션(Cruise Automation)은 캘리포니아주에서 27대, 미시간주에는 그 이상의 차량을 투입했다. 또 DMV의 데이터에 따르면 테슬라는 캘리포니아에서 시험용으로 24대를 등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업계 관계자들은 애플의 목적이 자동차 개발이 아닌, 아이폰을 차재 텔레매틱스와 연동시키는 카플레이(CarPlay)의 기능 강화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이 카플레이를 자동운전차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은 지극히 당연해 보인다.

    만약 스티브 잡스가 생존해 있다면 애플 브랜드의 자동차가 등장하는 것도 상상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자동차 시장은 수익성이 낮고 엄격한 규제에 의해서 매력적이지 않다. 업계 1위인 도요타조차 당기 순이익률은 7%에 불과한 반면, 애플의 지난해 당기 순이익률은 약 23%였다. 자동차 설계 및 제조는 자본과 노동 집약적이어서 애플에게는 별로 매력적이지 않다.

    애플은 2014년 카플레이를 발표했다. 카플레이는 전화나 메시지, 지도, 음악 등 아이폰의 주요 기능을 차재 디스플레이에서 직접 조작하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으며, 도요타를 제외한 대부분의 자동차 제조사가 이를 지원하고 있다.

    애플은 자동운전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구글을 뒤 쫓고 있다. 차량 제조는 이익률은 낮지만, 컨텐츠를 제공함으로써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완전 자동운전차가 실현된 이후에는 컨텐츠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인 운전자는 매일 평균 100분을 자동차 안에서 보낸다. 애플은 더 이상 헨들을 잡을 필요가 없는 운전자를 타깃으로 컨텐츠를 제공하는 것은 매우 타당한 전략이다. 애플뿐만 아니라 자동차 회사들은 자동운전차량용 컨텐츠 제공을 위해 개발을 멈추지 않고 있다.

    한편, 엘론 머스크가 테슬라의 최신 동향을 자주 거론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팀 쿡 애플 CEO는 자동 운전 기술을 포함한 신제품 출시 계획에 대해서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향후 애플이 자동운전차 분야에서 어떤 전략을 추진해 나갈지 더욱 궁금해지는 이유다.

     


    베타뉴스 우예진 기자 (w9502@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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