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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VS 엔비디아, 자동운전 플랫폼 둘러싼 전쟁 발발


  • 우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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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03-30 14:17:23

    반도체 업체들의 자동 운전 플랫폼 개발 경쟁이 뜨겁다. 올해 3월 인텔은 자동운전 기술을 개발한 이스라엘의 모발아이(Mobileye)를 인수하면서 153억 달러를 투자했다. 모빌아이는 닛산, BMW, GM, 현대 등에 자동운전 소프트웨어를 공급 중이다. 인텔은 자사의 반도체와 모빌아이의 운영체제를 조합해 자동운전 플랫폼 시장을 주도할 계획이다.


    인텔에 도전장을 내민 것은 엔비디아다. 엔비디아도 GPU 개발에서 쌓은 노하우로 자동운전용 반도체와 운영체제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아우디, 포드, 메르세데스벤츠, 볼보, BMW, 테슬라 등과 제휴를 맺었다. 또 올해 3월에는 보쉬와 제휴했다. 보쉬는 자동차 부품, 가전기기 제조업체로 엔비디아의 자동운전 플랫폼 구축에 큰 힘을 보탤 전망이다.


    반도체 업체들이 자동운전 플랫폼 개발 경쟁의 중심에 선 이유는 뭘까? 자동운전 실현에는 막대한 정보의 실시간 처리에 필요한 반도체 개발이 필수다. 자동차에 탑재되는 반도체는 주변 상황을 카메라로 촬영하고 지도 및 GPS 정보를 조합해 곧바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 다양한 정보를 빠르게 처리하려면 기존 컴퓨터용 반도체로는 실현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미지 처리와 병렬 계산에 특화된 반도체가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자동운전용 운영체제는 모든 자동차 회사가 공통적으로 도입이 가능하다. 카메라나 각종 센서에서 얻은 정보를 통합하고 정보를 엑셀과 핸들, 브레이크 조작과 연결하는 기능은 자동운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술이다.


    모빌아이나 엔비디아는 운영체제를 제공하면서 각 자동차 회사가 필요한 기능을 추가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 전략을 취하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도 자동운전용 운영체제는 매우 유용하다.


    자동운전용 반도체와 운영체제는 그 동안 자동차 제조사가 쌓아온 노하우는 아니다. 따라서 자동차 제조사들은 모빌아이나 엔비디아와 제휴를 맺어야 자동운전을 더욱 빠른 속도로 상용화할 수 있다. 플랫폼으로 기본 기능을 갖춘 뒤 회사 고유의 서비스를 더해 차별화하려는 전락이다.


    인텔과 엔비디아 외에 자동운전 분야에는 카쉐어링 업체 우버와 구글 웨이모(Waymo), 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 등 IT 기업의 진출도 잇따르고 있다.


    플랫폼 사업 모델로서 가장 성공한 예는 윈텔 연합이 있다. 컴퓨터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 간 협업은 오랫동안 영향력을 행사했다. 1980년대에 시작된 양사의 제휴 관계는 인텔의 반도체와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의 컴퓨터 시장 내 독점적 지위로 이어졌다. 인텔과 엔비디아 역시 자동운전 분야에서 인텔 연합의 성공을 재현하고 싶어 한다. 따라서 이 경쟁은 기업의 존망을 건 경쟁이 되고 있다.


    반도체 업계는 큰 변화에 직면해 있다. IDC 조사에 따르면 2016년 컴퓨터 출하대수는 전년 대비 7.2% 감소하고 향후 급속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게다가 시장을 이끌어 온 스마트폰조차 2016년 전 세계에서 3% 성장에 불과하다.


    한편, 반도체 시장 성장할 수 있는 분야로 사물인터넷이 꼽힌다. 2020년에는 인터넷에 접속되는 센서가 1조개를 넘는다고 하며 모든 디바이스에 반도체가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은행의 조사에서는 자동차에 탑재되는 반도체는 2017년 9%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인텔은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자동운전이나 사물인터넷 분야 공략을 위해 모빌아이를 거액에 인수한 것이다. 한편, 인텔과 엔비디아 외에 다른 반도체 제조업체들도 자동운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퀄컴은 파나소닉과 공동으로 자동차 전용 플랫폼을 개발 중이고, 폭스바겐, 아우디에 관련 제품 제공을 시작했다.


    과거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이 컴퓨터 시장을 석권했듯 성공한 플랫폼은 여럿이 될 수는 없다. 플랫폼을 보유한 업체가 독점적 지위를 구축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인텔과 엔비디아의 경쟁이 더욱 관심을 끄는 이유다. 




    베타뉴스 우예진 기자 (w9502@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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