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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연 없는 무공해 나뭇잎을 타고 다니는 삶. 닛산 리프 전기차 시승기


  • 이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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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02-27 22:22:37

    닛산에서 나온 전기차 리프(LEAF). 영어로 나뭇잎이라는 뜻이다. 1박 2일 닛산 리프를 타볼 수 있게 되어 나뭇잎을 타고 다니는 삶을 경험을 해볼 수 있었다. 왜 리프라고 이름을 지었는지 타 보면서 깊이 느낄 수 있는 멋진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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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차는 지구를 살리는 이동수단이다. 바람에 날리는 나뭇잎을 타고 다닌다고 생각해 보라. 바람의 힘으로 날아가니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는다. 이 세상에 아무런 해도 주지 않고, 나뭇잎 같은 삶을 살다 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리프를 타 보면서 해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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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닛산 리프를 타고 달리다 보면 눈 앞에 나무 모양이 만들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차가 얼마나 친환경적인지, 나무를 심는 것과 같음을 눈으로 보여준다. 한번 운행하고 나면 3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게 된다. 리프를 운전했을 뿐인데, 여러 그루의 나무를 심는 좋은 일을 하게 된 것이다. 리프를 운행하다 보니 지구를 살리는 일에 동참한 것 같아 너무나 흐뭇했다.

    온갖 유독 가스를 발생시키는 휘발유를 태워서 달리는 가솔린 차량을 타고는 할 수 없는 상상이다. 아무리 달려도 매연가스 하나 안 나는 이런 멋진 차들이 왜 이제야 나오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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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닛산 리프는 전기차다. 전기차라고 하면 크게 두 가지가 떠오른다. 한번 충전에 얼마나 갈 수 있어? 충전소가 별로 없잖아? 이 두 가지 말이다.


    닛산 리프는 2년 전 나온 전기차라 한번 충전으로 130km 정도밖에 못 간다. 최대의 단점이다. 이 하나로 구매 후보리스트에서 제외되어 버린다. 그러나 막상 차를 타 보면서 후속 모델을 상상하게 되었다. 이 130km 한계가 다음 모델에서 300km 이상으로 주행가능 거리가 늘어난다면? 내년쯤에는 대부분 300km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렇게 주행 가능 거리가 늘어난다면 어떨까?

    한번 충전으로 300km 이상 달릴 수 있는 후속 모델을 상상하면서 리프를 타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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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침 차량을 대여한 날이 용산역 4층 달주차장에 전기차 충전소 21기 오픈식이 거행되는 날이었다. 오전에 선릉에서 차량을 인수했을 때 주행가능 거리가 130km 정도에 있었다. 선릉에서 용산까지 왔더니 주행가능 거리가 100km 정도로 줄어들어 있었다. 그 후 오후 내내 이곳저곳 쏘 다녔더니 저녁이 되니 주행가능 거리가 50km 이하로 내려가 있었다. 마침 용산역에 대형 전기차 충전소가 오픈했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충전하러 용산역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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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주차장 4층에서 쫙 깔린 전기차 충전기들을 마주하니 정말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것 같은 놀라움의 감정이 밀려 왔다. 한두 대의 전기차 충전기가 설치된 것은 봤지만, 거의 주차장 한면 전체를 통째로 전기차 충전소로 바꿔 놓은 것은 처음 봤고, 특히 용산역에 이런 초대형 충전소가 생겼다는 것은 역사적인 사건으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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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산역을 오가며 이 초대형 전기차 충전소를 보는 사람들도 드디어 전기차 시대가 열렸구나라는 느낌을 확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생겨도 이렇게 크게 생기리라고는 생각을 못했는데 정부도 전기차를 제대로 키워볼 생각이 있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기자가 방문했을 때는 아직 전기가 제대로 들어 오지 않아 전기차 충전을 할 수는 없었다. 늦어도 3월 초에는 정상 가동될 것이라고 하니 아쉽지만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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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차를 타게 되니 타자마자 고민 되는 것이 어디서 충전할 것이냐였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편하게 충전을 할 적당한 곳이 생각나지 않았다. 기자가 사는 용산에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급속충전기는 리프 수령 당일 오픈한 용산역이 유일해 보이는데, 이곳이 아직 충전이 불가능하니 어떻게 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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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산역에 간 시간이 밤 11시가 넘었을 때여서 남의 건물에 가서 충전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우리 아파트에서 충전하는 것이었다. 리프를 수령받을 때 변압기를 함께 받아서 이것을 이용하면 아파트의 일반 전기로 충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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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행히 아파트 주차장 기둥에 전기 콘센트가 있었다. 공용전기를 개인 차량에 쓰는 것은 어찌 보면 도둑질일 수도 있다. 그러다 보니 가장 으슥한 장소를 골라 자리를 잡고 충전을 시도했다. 리프는 일본 차량이라 110볼트로 충전해야 한다고 한다. 우리 전기는 240볼트라 110볼트로 변환한 후 써야한다. 그러다 보니 변압기(트랜스)를 밖에 놓고 그것에서 나온 선을 리프에 꽂아 충전해야 했다. 충전케이블만 꽂으면 제일 편한데, 거추장 스럽게 중간에 트랜스가 하나 밖에 나와 있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완속충전은 너무너무 느리게 충전이 되다 보니 밤새 충전을 해야 하는데, 트랜스를 바닥에 밤새 꺼내놔야 해서 신경이 쓰였다. 아파트 지하 주차장이니 누가 와서 가져 가는 일은 없겠지 하면서도 왠지 누가 와서 가져가 버리면 매우 곤란할 것 같아 신경이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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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 12시 40분 경에 충전을 시작해 아침 9시 정도까지 충전을 했다. 아침에 일어나 주차장에 내려가 보니 아직 충전이 덜 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당연히 100% 충전이 완료 되어 있으리라 생각했다가 80% 정도 밖에 충전이 안 되어 있는 것을 보고 상당히 놀랐다.  아직도 4시간 이상 더 충전을 해야 완충 된다고 나왔다. 전기차 배터리가 어마어마하게 용량이 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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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박2일 대여한 터라 타 볼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았다. 전날 제대로 못 찍은 사진을 찍기 위해 여의도고수부지를 찾았다. 평일이라 주차비를 받는데, 전기차라고 하니 주차비를 절반 할인해 주었다. 전기차의 장점이 하나 더 확인 되는 순간이었다. 전기차는 공용주차장에서 주차료가 반값할인이 된다.

    밤새 완속충전은 해 봤는데, 전기차의 하이라이트라할 수 있는 급속충전을 아직 못해봤다. 급속충전을 어디서 해 볼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친구 아파트가 생각이 났다. 친구가 사는 반포 아크로리버파크에 급속충전기가 설치 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터라 친구에게 연락해서 양해를 구했다. 친구도 전기차에 관심이 많은 터라 흔쾌히 승낙을 받았고, 아크로리버파크로 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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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막상 충전을 하려니 여러가지 제약이 있었다. 전기차 충전을 하려면 카드가 있어야 하고, 아파트 카드를 먼저 방제실에 가서 전기차 충전용으로 등록을 해야 했다. 마침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방제실에 갔을 때 점심식사 시간이었다. 그러다 보니 밥 먹고 다시 와야했다. 식사 후 방제실에 가서 카드를 등록했다. 그런데, 막상 전기차 충전기에 그 카드를 대니 인식을 못했다. 다시 방제실에 연락해 삭제 후 재등록을 하니 이제 작동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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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여곡절 끝에 모든 준비과정을 마치고 꿈에 그리던 급속 충전 과정을 시작했다. 전기차가 아직 워낙 없어서 이 전기차 충전기를 쓴 사람도 몇명 없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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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과정을 거치고 충전기 플러그를 보호하고 있던 자물쇠(?)가 풀리자 나도 모르게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이제 드디어 급속충전이 되는구나! 급속충전은 크기도 달랐다. 완속충전 보다 훨씬 컸다. 굉음도 들렸다. 급속도로 충전이 되도록 하려고 굉음을 내면서 강력하게 쑤셔 넣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우와. 이것이 급속충전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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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는 두가지 종류의 사람이 있다. 전기차를 몰아본 사람과 몰아보지 않은 사람. 급속충전을 해 본 사람과 해보지 않은 사람. 급속충전을 해 보니 이런 말들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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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속충전이 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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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전이 진행 중일 때 차 대시보드쪽에 불이 깜빡깜빡 들어 온다. 충전 중임을 밖에서도 볼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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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속충전 시작 무렵에 43% 였는데, 한시간 가량 충전해야 완충이 된다고 표기되어 있었다. 57% 충전하는데 한시간이 걸린다는 소리다. 급속충전인데도 이렇게 오래 걸린다는 소리 아닌가. 이게 급속충전이 맞긴 한건지. 인간적으로 너무 오래 걸린다. 그런데 소음은 상당히 심하다. 10시간 이상 걸릴 충전을 한시간 정도에 끝내기 위해 억지로 밀어 넣는 듯한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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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5분동안 충전을 해서 충전을 완료했다. 충전하는 동안 커피숍에 가서 커피 한잔하고 오니 완충이 되어 있었다. 9.8kWh를 충전했는데, 신기하게 충전요금은 0원이라고 나왔다. 설치 초반이라 아직 과금을 하지 않는 것인지 그 이유가 궁금했다. 아무튼 전기는 가득으로 충전 했으나 공짜로 충전한 꼴이 되었다.

    닛산 리프 전기차를 1박 2일 빌려서 타 보면서 또 다른 궁금했던 것은 '힘'이었다. 전기차는 힘이 약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 왔기 때문이다. 특히 경사가 심한 지하주차장 램프를 올라갈 때 걱정이 좀 되었으나, 일반 차 보다 악셀을 조금 더 밟으니 잘 올라갔다. 우려할 정도는 아닌 것 같았다.

     

    닛산 리프를 타는 동안 지구를 살리는 데 동참한다는 느낌이 들어 즐거웠다. 눈앞에 나무를 만드는 화면이 계속 나와서 한번 운행할 때마다 몇 그루의 나무를 심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 주었다. 우리가 사는 지구에 아무런 나쁜 물질을 내뿜지 않고 다닌다는 뿌듯함과 행복감을 느끼게 해 주었다.

    전기차 인프라가 하루 빨리 완비되어 누구나 당연한듯 전기차를 타고 다니고, 매연을 내뿜지 않는 전기차로 인해 지구가 더욱 맑아지고 건강해지는 때가 빨리 왔으면 한다.


    베타뉴스 이직 기자 (leejik@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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