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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 보이콧 운동 확산, 직장 내 성추행 문제 묵인이 이유


  • 우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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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02-25 11:38:33

    트럼프 대통령의 외국인 입국 금지령을 둘러싸고 SNS 상에서 시작된 카셰어링 업체 우버에 대한 불매 운동(#DeleteUber)이 지난 주말부터 다시 거세지고 있다. 우버에서 재직했던 한 여성 엔지니어의 블로그 기고문이 계기였다.

     

    전 우버의 직원 수잔 파울러가 우버를 퇴직한 이유를 적은 개인 블로그 기고문이 순식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기고문의 제목은 “우버에서의 너무너무 이상했던 1년을 회상하며”로서 매우 조심스러운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파울러는 입사한지 몇 주 후 상사에게 성적 권유를 받았다. 이 경험을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한 조사 결과를 보면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여성 중 상당수가 성희롱 피해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한다. 파울러에 따르면 성희롱을 경험한 여성 직원이 자신 말고도 여럿 있었다고 한다.

     

    그녀의 체험담 중 더욱 우려되는 것은 직원 대부분이 그녀와 그 주변에 일어나고 있는 불법 행위를 조장하고 풍토를 만드는데 가담한 것이다.

     

    파울러는 “내가 이 문제에 대해서 회사 측에 보고했더니 인사부와 고위층에서는 이것은 성추행이 분명하지만 그가 이런 행위를 한 것이 처음이다. 경고를 주는 것 이상의 처분을 내리기는 어렵다고 했다. 고위층은 이어서 그는 하이퍼포머(즉, 상사에게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로서 악의 없는 잘못 때문에 과한 처분을 내리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파울러처럼 다수의 여성이 직접적인 피해를 받고 있거나, 이런 행위를 묵인하는 분위기 속에서 일하고 있다. 2016년 진행된 한 조사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에서 근무하는 여성 중 60%가 원치 않는 성적 유혹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한다.

     

    샌프란시스코와 그 인근 지역을 가리키는 베이 지역에서 일하는 여성 위주로 진행된 조사에서 응답한 여성 220명 중 87%가 동료로부터 굴욕적인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직장에서 일어나는 행위를 본 적이 있다고 답한 40%에 가까운 사람들이 자신의 경력에 흠집이 생길까봐 이를 문제 삼거나 상황을 보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실리콘밸리는 다른 분야보다 성희롱 문제에 더 취약할까? 1992년 미국에서 실시된 국민 조사에 따르면 여성 중 41%가 성희롱을 경험했다고 한다. 유엔에 따르면 유럽 연합(EU) 내에서는 약 40~50%의 여성이 성희롱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실리콘밸리에서 조사된 60%보다는 낮았다.

     

    세계 최대 IT 기업의 고위층은 대부분 백인 남성이다. 굴지의 IT 기업들은 이런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페이스북은 젊은 여성이나 과소평가받고 있는 소수자에게 컴퓨터 코드 작성법을 가르치는 비영리 단체(Code.org)에 1,500만 달러를 제공하겠다고 공약했다. 2015년 구글은 직장 내 다양성에 대한 대처에 대해서, 2014년 1억 1500만 달러에서 커진 1억 5000만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표명했다.

     

    현재 애플의 기술 분야 직원 중 23%가 여성이다. 구글은 19%, 페이스북은 17%다. 향후 사내 여성이나 소수자의 비율이 점차 높아지면 실리콘밸리의 성희롱 문제도 해결될 가능성이 높다.




    베타뉴스 우예진 기자 (w9502@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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