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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고’ 서비스 20여일, 인기와 부진의 갈림길 섰다


  • 서삼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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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02-14 11:57:31

    ‘포켓몬고’가 한국에서 빠르게 식고 있다. 예견된 일이었지만, 진행속도가 빠르다. 먼저 출시된 해외 행보가 국내에서 재현되는 모양새다.

    14일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은 지난 6일부터 12일까지 ‘포켓몬고’ 이용자 수를 조사한 결과 전주 694만명에서 643만명으로 7% 감소했다고 밝혔다. 일일 사용자 수는 28일 524만명에서 지난 12일 361만명까지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용자 이탈은 해외시장에서 먼저 발생했다. 게임을 적극적으로 즐기는 이용자는 물론, 원작 IP ‘포켓몬’을 즐겼던 이용자가 가세해 인기를 끌었지만, 업데이트 미비와 부족한 콘텐츠로 열기가 식었다.

    ‘포켓몬고’가 반등할지 이대로 게임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을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는 한국업체의 시선에서 이 작품은 분명 많은 부분을 생각하게 하는 성과를 냈다는 점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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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켓몬고, 친숙함에 새로움 더해 ‘대박’

    ‘포켓몬고’의 인기 원인은 단순하다. 친숙한 게임을 새롭게 플레이하는 재미다. 과거 애니메이션과 게임으로 즐겼던 ‘포켓몬’을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즐길 수 있다는 접근성도 인기의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여기에 증강현실(AR) 기술로 친숙함에 새로움을 더한 것도 한몫했다.

    ‘포켓몬고’은 일본 닌텐도가 가진 IP(지식재산권) ‘포켓몬’을 바탕이 된 모바일 AR게임이다. 원작은 세계를 돌며 포켓몬이라 불리는 수백종의 몬스터를 수집하고, 육성-교감하면서 다른 캐릭터와 겨루는 것이 핵심 콘텐츠다.

    원작은 주인공 ‘레드’를 조작해 가상의 세계를 탐험한다. 반면, ‘포켓몬고’는 이용자가 직접 게임 속 트레이너(주인공)가 되는 경험을 준다는 점이 신선하다. 여기에 가상의 세계가 아닌 진짜 세계를 탐험하는 재미도 더했다. 이를 뒷받침한 것이 현실에 가상의 물체(오브젝트)를 더하는 AR기술이다.

    실제로 미국과 일본 등 ‘포켓몬’의 인기가 높은 지역에선 ‘포켓몬고’를 즐기기 위해 외출이 늘고, 유명 명소의 방문객이 느는 등 게이머를 실외로 이끄는 현상이 발생했다. 물론, 한국에서도 이런 현상은 목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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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켓몬고 일일 사용자 변동 추이(자료제공=와이즈맵)


    ◆업데이트 미비, 새로운 기술을 보는 피로가 하락 이끌어

     

    그렇다면 신기술과 장수 IP의 친숙함으로 무장한 ‘포켓몬고’가 빠르게 식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콘텐츠의 부재와 아이러니하게도 AR 기술에 대한 피로도를 꼽을 수 있다.

    먼저 개발사 나이언틱은 지난해 7월 ‘포켓몬고’를 출시한 뒤 콘텐츠 추가 업데이트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모으는 재미가 핵심인 게임에서 모을 대상이 부족해진 것. 물론, 먼 거리를 이동하면 더 많은 포켓몬을 수집할 수 있지만, 경제-시간적 이유로 현실적인 방법은 아니다.

    ‘포켓몬’ 시리즈는 1996년 시리즈 첫 작품 적-녹을 발매한 뒤 20여년이 넘는 세월 동안 지속적인 신작 발매와 애니메이션 방영으로 인기를 유지했다. 이에 반해 소비속도가 더 빠른 모바일게임 임에도 업데이트를 등한시한 ‘포켓몬고’는 인기 유지의 추진력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원작의 부족한 재해석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원작에서 그려진 트레이너간의 대결도 불가능하다. 포켓몬을 모을 이유를 제공하지 않는 것이다. 수집-육성-대결이란 순환구조가 제대로 완성되지 않아 흥미요소의 연쇄가 끊겼다.

    AR기술에 대한 피로도도 무시할 수 없다. AR이 새롭고 신기한 기술이지만, 세상을 뒤엎을 정도로 놀라운 것은 아니다. 과거 ‘플레이스테이션1’이 3D게임에 최적화된 기기성능과 다양한 게임으로 무장해 시장을 흔든 파급력보단 질과 양에서 약하다.

    즉, 유일한 즐길거리인 새로운 포켓몬을 수집하기 위해 먼 거리를 이동해야한며, 이용자 입장에선 새로운 몬스터를 잡기 위한 동기부여가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하는 부족한 콘텐츠가 하락세의 원인이라 볼 수 있다. AR기술에 대한 피로도와 콘텐츠 부재가 부정적인 시너지를 내는 샘이다.

    ◆‘포켓몬고’로 본 한국과 글로벌 시장, 다르지 않다?

    한국과 일본, 서구권에서 고루 흥행한 ‘포켓몬’. 이 작품은 스마트폰과 AR의 결합으로 상징적 작품이 된 것은 물론, 한국과 글로벌 시장의 닮은 점과 다른 점을 보여준다.

    ‘포켓몬고’의 20일간의 흥행 그래프는 한국과 글로벌 시장에서 엇비슷하게 그려졌다. 등장과 함께 화제가 되며 날아오른 뒤, 이용자 이탈을 막지 못하는 점은 비슷하다. 콘텐츠 소비가 빠른 한국은 하락 곡선이 가파르다는 점이 다르다. 단, 출시일이 6개월 정도의 차이가 있고, 추운 날씨의 영향을 무시할 순 없다.

    IP에 대한 선호도는 만국공통이란 점도 증명했다. 원작이 20여년간 게임-애니메이션으로 젊은 층의 뇌리에 각인됐고, 잘 만든 콘텐츠나 신기술과의 결합으로 얼마든지 성과를 키울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이는 국내에서 ‘뮤 오리진’ ‘리니지 레드나이츠’ ‘리니지2 레볼루션’ 등 IP를 활용한 신작이 흥행가도를 달리는 것과 닮았다. 이는 글로벌 시장을 지목한 한국업체들이 시장 공략을 위해 간과하지 말아야 할 사례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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