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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게임해보니] ‘던파 혼’ 원작과 닮은 콘텐츠-행보에 기대


  • 서삼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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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01-16 00:11:10

    횟수로 서비스 12주년을 맞이한 ‘던전앤파이터’가 모바일로 재탄생했다. 지난 12일 출시된 ‘던전앤파이터 혼(이하 던파 혼)’이다.

    이 작품은 출시 전부터 많은 기대를 받았다. 원작이 한국과 중국을 포함한 세계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받으며 쌓아올린 IP(지식재산권)를 바탕으로 어떤 성과를 낼지 업계와 이용자의 관심도가 높았다.

    기대만큼 우려도 컸다. 2D 액션게임의 정점이라 평가받는 원작을 3D엔진을 사용한 모바일게임으로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란 우려였다.

    출발 선을 넘어선 ‘던파 혼’은 원작의 이름값을 등에 업고 오픈마켓 인기게임 순위에 빠르게 진입하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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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보 모험가를 맞아주는 역할로 라이너스 아저씨가 비중있게 등장한다

     

    ‘던파 혼’의 특징은 원작 IP 콘텐츠를 3D로 재해석했다는 점이다. 3D는 많은 장점이 있다. 디테일한 표현이 가능하고, 개발 기간도 짧다. 모바일게임에서 요하는 빠른 업데이트가 가능하다는 점은 강점으로 꼽힌다.

    게임 콘텐츠는 원작과 판박이다. 횡스크롤 액션RPG, MORPG의 전형을 만든 작품을 기반으로 한 만큼 왕도를 걷는 구성으로 개발됐다. 대표 캐릭터 ‘세리아’의 방을 중심으로 여러 던전을 탐색하고, 아이템을 획득해 캐릭터를 육성한다. 필요 없는 장비는 해체하거나 판매하는 등 다각도로 활용할 수 있다.

    던전 사냥으로 얻은 장비를 해체하면 색색깔의 큐브를 얻는다. 큐브조각은 아이템 강화에 사용된다. 원작과 달리 ‘던파 혼’은 초반부터 강화 효율이 좋아 쓰지 않는 아이템을 적극적으로 해체해 강화에 사용하는 편이 좋다. 몬스터의 공격력도 강해 원작에선 신경 쓰지 않았을 방어구 강화도 필요하다. 다행히 강화 시스템은 모바일에 최적화돼 부담이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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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화 부담은 원작보다 낮다

     

    캐릭터 육성은 레벨과 스킬트리로 크게 나뉜다. 이 중 스킬은 모바일게임의 한계 상 6개만 사용할 수 있다. 이외에 기본공격 버튼, 회피동작 ‘백스텝’ 버튼, ‘던파 혼’의 해심 시스템인 ‘혼 스킬’ 버튼 총 9개가 배치됐다. 다양한 스킬을 사용하며 적을 쓰러뜨리는 액션을 위한 최대-최소한도의 기준을 잡은 배치다.

    일반 액션RPG보다 많은 버튼이 탑재됐지만, 조작은 어렵지 않다. 직관적인 구성이라 익숙해지는데 걸리는 시간은 길지 않다. 오히려 원작보다 적은 스킬창 덕에 좋아하는 스킬을 골라 키우는 재미가 쏠쏠하다. 다양한 스킬트리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스킬 레벨을 올리는데 사용한 스킬포인트(SP)는 언제든지 회수할 수 있어 스킬트리를 짜는데 드는 부담도 적다. 이것저것 레벨을 올려 나만의 스킬트리를 만드는 재미는 원작보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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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킬은 액티브와 패시브로 나뉘며, 최대 6개를 단축슬롯에 배치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던전 구성은 원작을 오래 즐길 이용자라면 반가운 느낌이 들도록 배치됐다. ‘로리엔’ 지역에서 시작해 ‘그란플로리스’ ‘어둠의 썬더랜드’ 등 지금은 사라진 던전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여전히 제 2사도 ‘우는 눈의 힐더’가 중심에 있다. 힐더의 고향 테라행성을 살리기 위해 사도를 물리쳐야 하고, 모험가는 힐더의 계략에 따라 모험하며 성장하는 것이 큰 줄기다. 에픽 퀘스트는 과거 즐겼던 원작의 흐름과 유사하다.

    같은 아라드 대륙이지만, 다른 차원의 우주에서 모험가들의 이야기를 ‘던파 혼’이 그려내고 있는 것으로 이해하면 편하다. 미국 만화(코믹스)에서 사용되는 다차원 우주 설정으로 보인다. 원작에선 모습을 감춘 던전들이 중심이 되는 것도, 초창기 ‘던전앤파이터’를 기억하는 이용자부터, ‘대전이’ 이후 ‘던전앤파이터’를 시작한 이용자까지 폭넓게 품겠다는 개발사 네오플의 노림수가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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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던전앤파이터 혼의 흑막도 여전히 힐더다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의 중도를 잡은 콘텐츠들로 채워, 육성 과정이 붕 뜨지 않도록 배려했다. 하지만, 각 던전의 입장레벨이 다소 높아 타 게임에 비해 콘텐츠를 즐기기 위한 준비과정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은 향후 개선돼야 할 문제로 보인다.

    콘텐츠는 도전모드와 육성에 필요한 보상을 제공하는 스페셜 던전으로 크게 나뉜다. 사망의 탑과 유사한 ‘증명의 탑’ ‘시공의틈’ ‘무한의 제단’ ‘결투장(결장)’ ‘레이드’ 등 원작과 유사한 콘텐츠를 탑재했고, ‘요일신전’ 등 모바일게임에서 필수가 된 모드도 도입했다.

    ‘던파 혼’의 향후 서비스 성과를 좌우할 액션은 다수 의문부호가 든다. 원작이 표현한 액션과는 다소 거리감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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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바일게임인 만큼 다양한 모드를 즐길 수 있다

     

    원작의 액션은 상대를 제압하고, 일방적인 공격을 가하는 것에 기반 한다. 상대를 띄우고(에어리얼), 붙잡고(홀딩, 슈퍼홀딩), 밀쳐내는 과정을 통해 몬스터의 공격패턴을 무력화 시키는 행동에서 시작된다. 이런 활동은 별도의 활동점수가 매겨질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몬스터의 패턴을 학습하고, 선택한 캐릭터의 특징을 살리는 사냥법, 콤보를 찾는 재미에 이용자는 매력을 느낀다. 지금은 압도적인 스킬레벨과 장비로 상대를 찍어 누르는 한방액션이 ‘던전앤파이터’의 강점으로 꼽힌다. 콤보와 한방, 각기 다른 액션의 소재지만 ‘던전앤파이터’는 수년간의 서비스를 통해 이 균형을 잡아왔고, 액션 MORPG 장르에서 손꼽히는 완성도를 자랑한다.

    반면 ‘던파 혼’의 액션은 그저 상대를 쓰러뜨리는 것에만 집중돼 담백하다. 너무 많은 슈퍼아머 판정 때문에 이용자가 전투상황에 개입할 여지가 적다. 원작 ‘던전앤파이터’에서 한 때 슈퍼아머 판정을 대거 투입한 일명 ‘떡슈아’ 보스가 등장했을 때와 유사한 느낌이다. 당시 이용자 반응은 냉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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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리아 굴로 불리던 세리아 방은 화사하게 그려졌다

     

    단순한 전투 패턴도 액션쾌감을 느끼기는 부족하다. 상대의 공격패턴을 무력화하는 방법이 제한돼 있어서다. 이용자가 때릴 차례, 몬스터가 때릴 차례가 단순히 왕복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원작은 몬스터가 때릴 차례를 각종 스킬 활용으로 강제로 뺏어올 수 있다는 점과 비교된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든 이 작품의 특징 중 하나는 ‘혼 스킬’이다. 하지만 이 시스템이 필요한가란 생각이 들 정도로 존재감이 적다.

    ‘혼 스킬’은 던전에서 게이지를 모아 사용하는 일종의 필살기다. 강력한 파괴력 덕에 전략적인 상황에 사용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원작의 각성기와 비슷한 포지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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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 스킬은 원작의 각성기와 유사한 포지션이다

     

    별도의 스킬과 시스템으로 ‘혼 스킬’이 필요한가를 생각해 보면, 원작의 각성기를 구현하는 것이 좋았을 것 같다로 기운다. 위기의 순간, 혹은 강력한 공격이 필요한 순간에 사용한다는 개념은 원작의 각성기와 완벽하게 같기 때문이다.

    물론, 최후반부, 엔드콘텐츠에서 ‘혼 스킬’을 사용하는 전략적 재미를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육성 단계에서는 보스전에서 사용하는 스킬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사냥 단계에서 카운터나 공중콤보 등 특수 판정이 발생하거나, 특정 스킬을 사용하면 ‘혼 스킬’ 게이지가 더 빨리 차오르는 시스템이라도 있었다면 육성단계부터 부각되는 차별적인 특징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약 20레벨까지 즐겨 본 ‘던파 혼’은 모바일게임의 한계 내에서 온라인 액션게임의 장점을 품기 위해 노력한 흔적은 보였으나, 아쉬운 점이 더 많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원작을 아는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즐길 수 있지만, 코어한 이용자를 만족시키기는 아쉬운 점이 더 많아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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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던전앤파이터 혼의 엠블렘은 장비아이템이 장착하는 방식이다

     

    개발사 네오플은 출시일부터 부족한 점을 고쳐나가겠다는 의지를 게임 내에서 강하게 피력했다. 게임내 공지에서 오는 22일까지 약 10일간을 게임 서비스 집중 개선 기간으로 정했음을 밝히고, 이용자 피드백을 바탕으로 콘텐츠와 서비스를 개선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 게임을 성공시키겠다는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던전앤파이터’는 2005년 첫 출시 당시 시대를 역행하는 진부한 2D 액션이란 평을 뒤집고 장수인기게임이 됐다. 자식뻘인 ‘던파 혼’ 역시 진화하는 모습을 빠른 시일내에 보여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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