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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게임해보니] 삼국지블레이드, 할 일 많은 복작복작 액션


  • 서삼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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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01-13 11:53:16

    삼국지연의는 동양권에서 손꼽히는 IP(지식재산권)이다. 실제 중국에서 발생한 사건을 풀어낸 소설은 매력적인 장수, 치열한 외교, 계략과 음모가 얽힌 한편의 대서사시에 비유된다. 많은 사건이 발생하고, 매력적인 캐릭터가 많다는 점은 게임의 인기 요인과 같다. 당연히 게임업계가 보는 ‘삼국지(삼국지연의)’는 캐지 않은 금광에 비유된다.

    인식과 달리 삼국지 게임은 빅히트를 힘들다는 분석이 업계의 시선이다. 오래된 IP인 만큼 많은 팬들이 기억하고, 해석하는 내용이 달라서다. 또, 너무 많은 작품이 등장해 경쟁이 치열한 것도 이유로 꼽힌다.

    이런 시장에 네시삼십삼분(이하 4:33)과 액션스퀘어가 과감하게 도전장을 던졌다. 모바일게임의 장점과 노하우를 합쳐 삼국지 게임의 새 역사를 쓰겠다며 ‘삼국블레이드’를 12일 출시했다. 차별화 포인트는 삼국지로 가능한 모든 콘텐츠를 재미있게 풀어내는 것과 화끈한 액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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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국지블레이드’의 첫 인상 액션에 공들였다는 점이다. 바탕에는 엔리얼4 엔진이 있다. 깔끔한 그래픽과 과감한 이펙트, 각 무장에 걸맞은 연출 효과로 보는 맛을 살렸다. 틈틈이 즐기는 모바일게임에게 ‘보는 재미’는 반드시 통과해야 할 하나의 기준이며, ‘삼국블레이드’는 이를 가볍게 뛰어넘는다.

    보는 재미만 있는 액션은 쉽게 질린다. 자동전투가 보편화 되면서 이용자는 어떤 던전에 입장시킬까를 결정하는 역할로 전락하기 쉽다. 이 작품도 자동전투와 연속전투를 지원하며, 입장 전 자동스킬 사용과 자동교대 사용(각 400전)를 선택할 수 있다. 단, 이용자의 작은 간섭이 액션에 도움이 되도록 안전장치를 걸었다. ‘연참’과 ‘교대’ 시스템이다.

    ‘연참’은 일반공격의 마지막 타격에 활성화되는 연참버튼을 타이밍 맞춰 누르는 것으로 발동한다. 연참에 성공하면 공격속도 증가 등 각종 버프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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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적을 상대하는데 있어 작은 버프가 굴린 공은 던전 클리어에 꽤 큰 영향을 미친다. 연참을 하면 좋고, 안 해도 상관없다. 자동사냥에 영향을 주지 않고, 이용자가 전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작은 장치 하나지만, 개발사가 액션을 어떻게 즐기게 할 것인가 고민한 흔적이 영력하다.

    교대 시스템도 액션RPG의 영역을 헤치지 않는 범위에서 제대로 구현됐다. 교대 시스템은 일종의 태그 시스템이다.

    ‘삼국블레이드’의 전투는 3명으로 구성되는 하나의 팀을 기본으로 진행된다. 팀은 소속 장수의 관계에 따라 추가효과(혹은 강화효과, 버프)가 발생한다. 이를 자동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이용자가 직접 적재적소에 교대 시키는 만큼 효과적이진 않게 제한을 걸었다. 주요 장수가 위험하거나 많은 적을 효과적으로 상대할 때 사용하면 위력적이다. 장수가 교체되면 버프가 발생하고, 전투 난이도는 급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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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적을 상대하기 좋은 스킬도 장수 교체 마다 사용할 수 있으니, 조금만 게임에 개입하는 것으로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연참과 교대 시스템으로 보는 액션인 모바일게임의 자동전투를 하는 게임으로 변모시켰다는 점은 분명 가산점을 주게하는 요소다.

    팀 버프 효과도 눈에 띈다. 장수의 관계, 소속 국가에 따라 다양한 부가 효과를 얻는 시스템이다.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흔히 전략이라 부른다. 따라서 획득한 장수의 관계를 잘 파악하고, 팀을 꾸리는 것이 다양한 전투를 승리로 이끄는 전략이 된다. 여기에 개발사 액션스퀘어는 효율적으로 전략을 짜라고 팀 버프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메뉴를 개발해 편의성을 높였다.

    액션게임에 필수적인 회피의 부재는 꽤 뼈아프다. ‘연참’ 조건이 일반공격의 마지막 타격이기 때문에 강력한 장수와 상대할 땐 사용하기 힘들다. 타 게임에서 공격을 회피하고 마지막 타격을 넣는 방식이 일반적으로 사용되지만 ‘삼국블레이드’는 회피동작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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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피 행동을 교대나 스킬 사용으로 대체하려는 의도로 이해되나, 삼국지 게임인 만큼 장판파의 조운처럼 잘 키운 장수 하나로 모든 난이도를 꿰뚫는 액션도 가능하도록 배려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작품이 삼국지연의를 바탕으로 하기에 생겨나는 단점이다.

    3대3 태그 액션은 스토리 모드와 이용자간 대결(PVP) 등 여러 콘텐츠에서 사용된다. 먼저 스토리 모드는 삼국지의 주인공으로 자주 묘사되는 유비, 관우, 장비 세 장수가 의형제의 연을 맺는 ‘도원결의’부터 ‘적벽대전’까지 다채로운 사건을 즐길 수 있다.

    각 지역은 큰 사건을 토대로 약 10개의 작은 사건을 포함했다. 작은 사건들은 하나의 던전으로 표현됐으며, 삼국지연의를 아는 사람도 모르는 사람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하고, 간략하게 묘사됐다. 이야기는 액션에 정당성을 불어넣는 조연 역할이지만, 명품조연이란 말로 수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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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토리 모드의 완성도는 왕도를 걷는다. 허술한 부분이 적고, 당연한 이야기를 완벽하게 풀어놓는다. 좋은 뜻으로는 완성도가 높고, 나쁜 뜻으로는 참신함이 적다.

    ‘삼국지블레이드’가 실제 정사를 소재로 했다면 이를 문제시 할 수 없다. 단, 정사를 이야기로 풀어낸 삼국지연의를 바탕으로 했기에 정석적인 이야기 진행에 아쉬움이 남는다. 개발사와 기획자 입장에서 부담될 수 있는 이야기지만, 말도 안 되는 유머를 제외한다는 조건 아래서 독자적인 해석을 첨가하는 것은 어땠을까.

    PVP 모드의 특징은 다채로움입다. 비무장, 일기토 전장, 난세 영웅전, 약탈 지휘소 등 즐길 거리가 풍족하다. 보상으로 유명 장수를 소환할 수 있는 등용패를 걸어, 이용자를 유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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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VP 모드는 비동기 방식으로 진행된다. 캐릭터가 정해진 절차에 따라 행동하고 싸우는 방식이다. 이용자가 간섭할 여지는 없다. 육성한 캐릭터를 믿고 전장에 내보내면 알아서 싸우고 승리한다. 육성이 부족하면 패배한다. 군주의 선택과 ‘피지컬’이 영향을 주지 않는다.

    조작이 원활하지 않은 모바일게임에서 비동기 식 PVP 방식은 가장 공평하다 할 수 있다. 전략을 세우고, 육성하고, 선택과 집중을 누가 더 잘했냐를 겨루기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단, ‘삼국블레이드’가 잘 만든 액션 시스템을 가진 만큼 외전이나, 친선전의 의미로 1대1 실시간 전투 정도는 개발해 주길 요청하고 싶다.

    여기에 건물을 세우고 자원을 발굴하는 내정모드와 PVP, 육성의 순환고리리가 잘 연계됐다. 뿌리가 액션인 만큼 내정모드는 가볍지만, 캐릭터 육성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달성하기는 충분한 수준이다. 특히 각 모드를 내정모드에서 건설하는 건물로 연계해 한 국가(혹은 도성)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느낄 수 있다.

    육성-PVP-내정의 순환 고리가 귀찮아 지는 순간도 있다. 하지만 한 명의 군주로서 도내를 평안케 하고, 외적을 물리치는 일련의 과정이라 생각하면 귀찮음은 재미로 바뀐다.

    ‘삼국블레이드’는 액션이란 큰 줄기에 삼국지와 전략, 시뮬레이션의 작은 줄기가 합쳐지는 거대한 강과 같은 게임이다. 멀리서 보는 흐름은 잔잔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볼수록 많은 콘텐츠들이 존재감을 뽐낸다. 이제 첫 발을 내딛은 ‘삼국블레이드’가 삼국지연의를 즐긴 이용자와 액션을 좋아하는 게이머들을 만족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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