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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파판14’ 요시다 PD “영광의톱니바퀴는 진화를 위한 패치”


  • 서삼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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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6-12-03 10:14:26

    요시다 나오키 PD가 한국을 다시 찾았다. 아이덴티티모바일이 서비스 중인 ‘파이널판타지14(이하 파판14)’의 3.2패치 ‘영광의 톱니바퀴’를 한국 이용자에게 알리기 위해서다.

    지난해 한국에 상륙한 ‘파판14’는 한국시장에 깊이 뿌리 내렸다. 글로벌 인기 MMORPG로 꼽히는 ‘파판14’는 한국은 물론 세계 마니아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며 인기리에 서비스 중이다. 지원 언어는 한국어와 일본어, 중국어, 프랑스어, 영어 등 6개 국어로 서비스 중이며, 한번이상 정액제 상품을 구매(과금)한 이용자가 세계시장에서 600만명이 넘었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버전에서 선보인 3.2패치가 한국 서비스에 곧 적용된다. 서비스 론칭이 글로벌 서비스에 비해 2년이 늦은 한국에서 드디어 같은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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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2 패치는 대규모 레이드 콘텐츠의 추가는 물론, 생산 콘텐츠 개선은 물론, 콘텐츠 난이도도 글로벌과 동일하게 준비됐다. 이제 진정한 ‘파판14’ 세계를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지난 2일 아이덴티티모바일 사옥에서 만난 요시다 PD는 “중국과 한국에서 MMORPG 장르가 성공하기 쉽지 않은 상황으로 변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파판14’는 이용자 기반이 견고하게 마련했다”며 “오히려 이용자가 수익모델을 걱정해주는 상황이다. 더 많은 상품을 팔아달라는 식으로(웃음)”고 말하며 현재 서비스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한국은 20대 이용자, 특히 여성층이 많다. 젊은 세대가 처음으로 접하는 게임이 모바일게임으로 변했지만, 첫 온라인 MMORPG로 ‘파이널판타지14’를 선택한 것 같다. 이용자를 위해 (앞으로도)열정적으로 콘텐츠를 추가하겠다”고 인사말을 건넸다.

    다음은 요시다 PD와 나눈 질문과 답변을 간추린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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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2패치의 주요 콘텐츠는 무엇인가.
    새로운 레이드 ‘기공성 알렉산더: 율동편’이 핵심 콘텐츠다. 또, 제작자 클래스가 만드는 장비가 3.2부터 게임 내 경제에 큰 영향을 주도록 바뀐다.
    아이템 레벨을 올리는(강한 장비를 수집) 게임이다 보니, 여러 방법을 도입했다. 매일매일 꾸준한 플레이도 방법이다. 레이드를 가지 않아도 ‘세피로스’라는 새로운 보스를 잡아도 된다. 대전(배틀)이라는 관점에서도 많은 방식이 추가됐다. 제작과 채집도 유용해진다. 3.2패치는 게임적으로 한 단계 진화하는 패치라 할 수 있다.

    -새로운 PVP 콘텐츠 ‘피스트’가 도입된다.
    글로벌 버전을 통해 갈고 닦은 콘텐츠다. 단순한 토너먼트 방식을 사용한 것이 지금까지의 PVP ‘늑대우리’라면 이번 ‘피스트’는 e스포츠처럼 확실한 규칙이 있다. 단순히 적을 처치하고 쓰러지는 것이 전략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스포츠가 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다.
    ‘파이널판타지14’가 MMORPG고, 대전게임이 아니다. 처음부터 ‘피스트’ 같은 콘텐츠를 선보이는 것은 무리가 있었다. 이를 위해 이용자의 피드백을 받아 나쁜 점을 수정하는 것을 개발전략으로 삼았고, 3.2패치에서 드디어 선보일 수 있게 됐다. 첫 업데이트 3.2에서 프리시즌이 시작되며, 정식버전은 3.26버전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피스트’만 즐기고 싶다는 이용자를 위한 방안은.
    ‘피스트’를 즐기기 위해서는 캐릭터 육성-장비 수집-필수 퀘스트 클리어까지 거쳐야 할 단계가 많다. 마이너스 요소라고 생각한다. 4.0패치 전후로 이런 부분을 크게 개선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기공성 알렉산더: 율동편’의 난이도가 높아 반발이 있었다. 한국 버전 난이도는 어떻게 책정됐나.
    글로벌 버전에서 ‘율동편 영식’ 2층의 플레이 방식이 불만을 샀다. 글로벌판 3.2패치 이후 난이도를 수정했다. 한국판은 2층이 수정된 상태로 패치 된다. 레이드 관련 버그도 고쳐진 상태로 적용된다. 단, 2층 난이도 외의 콘텐츠는 글로벌 버전과 같은 수준이다.
    한국판만 난이도를 낮출 수도 있기에 고민을 했다. 피드백 받은 이용자 반응은 글로벌 버전과 같은 수준의 콘텐츠를 달라는 것이다. 한국 이용자 입장에서 레이드를 처음으로 클리어해도 ‘한국판은 난이도가 낮으니까’라는 평을 받을 수 있다. e스포츠와 경쟁에 강한 한국 이용자에게 실례가 아닐까 생각했다.
    여담으로 이전 레이드는 한국에서 첫 공략에 이틀 정도가 소요됐다. 글로벌 버전은 1주일 정도의 시간이 필요했다. 한국 패치가 늦다 보니 공략이 어느 정도 알려졌을 수 있지만, 아이템 레벨은 오히려 낮아서 체감 난이도는 어려다. 그럼에도 더 빨리 레이드를 클리어했다.

    -극악의 난이도에 도전하고 싶다는 한국 이용자의 의견도 있다. 패치 전 난이도를 즐길 수 있게 해줄 수 없나.
    의도는 알겠다(웃음). 개발팀도 인정하지만 2층의 난이도는 엉망이었다. 이번 패치는 완전히 수정된 상태로 내고 싶다.

    -‘나무인형 토벌전’ 등장으로 높은 난이도의 콘텐츠에 도전하기 전 객관적인 데미지 량(DPS,초당 데미지 량)을 측정할 수 있게 됐다. 기획 의도는 무엇인가.
    이용자의 실력이 콘텐츠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데미지를 낼 수 있는지 산출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자는 것이 목적이다. 글로벌 버전에서 많이 환영 받았다. 레이드를 주로 플레이하는 이용자는 매칭을 걸어놓고 나무인형으로 더 효율적인 딜링 방식을 연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나무인형으로 효율적인 기술 사용방법을 공유하기도 하는 등 긍정적인 기여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단, 나무인형은 강제 콘텐츠가 아니기에 안하는 사람은 안한다(웃음). 나무인형을 파괴하지 못한 이용자 매칭을 막아달라는 요청도 있었다(웃음). 레이드는 팀으로 즐기는 콘텐츠기 때문에 약간 부족한 면이 있는 이용자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 것 같다. 만약에 이용자 피드백이 많다면 나무인형을 파괴한 사람에게 보상을 주는 방법이 될 수도 있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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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판15’가 최근 출시됐다. 콜라보레이션 이벤트 계획은.
    언제 뭘 하겠다고 확답할 순 없다. ‘파판15’와 논의하는 중이다. 글로벌 서비스 측면에서 ‘파판15’ 출시와 함께 콜라보레이션 합니다라고 발표하는 것이 좋지만, 두 가지 이유 때문에 콜라보레이션을 할 수 없었다.
    먼저 같은 회사긴 하지만 ‘파판14’ 개발진은 ‘파판15’의 이야기를 알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코스튬 의상을 받고 끝나는 단발성 이벤트로 그칠 수 있다. 다른 시리즈의 주인공이 ‘파판15’로 오게 되는 경과를 양 타이틀의 팬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스토리를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두 번째 이유는 인간적이다. ‘파판15’ 개발팀을 보니 출시까지 일정이 빡빡했다. 이런 상황에서 콜라보레이션 하자고 일을 던지는 것은 할 짓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콜라보레이션 시점은 ‘파판15’ DLC 콘텐츠 등이 출시된 뒤가 되지 않을까.

    -한국과 중국 버전을 편애하는 느낌이다. 글로벌 이용자의 질투는 없나.
    부정적인 동향은 없었다(웃음). 중국과 한국에만 출시한 한복이나 차이나드레스를 보고 ‘너무 한거 아냐’하는 반응정도였다. 오히려 언제가 한국-중국 서비스도 통합돼 글로벌 서비스가 될 것이라 전망하는 이용자도 있어 이런 이슈에 민감하지 않은 것 같다. 일본사람도 한국에서 개발된 작품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는데, 한국에서만 출시된 상품을 사고 싶다고 생각해도 강하게 요구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파판14’ 스핀오프 모바일게임 개발계획은.
    없다. (스퀘어에닉스)내부에서 컴패니언 앱이라는 말을 쓰는데, 게임을 돕는 단순한 앱을 만들 순 있으나 지금은 스핀오프 작품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일단 개발팀이 스핀오프를 만들 수 있는 여유가 없다. 여유가 있다면 다음 패치를 만들어야 한다. 모바일 부서에서 제안도 안 온다. 섣불리 제안하면 (내가)화낼까봐 그런 것 같다. 한국게임업체 중 흥미가 있다면 제안을 주시면 검토하겠다.

    -여성 이용자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유가 뭘까.
    ‘파판14’를 만들 때 여성 이용자층을 의식하지 않았다. 연령-성별-세대를 넘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지향했다. 각 지역에 이벤트를 다니다 보면 여성 이용자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이때 노출이 많지 않은 장비나 그로테스크한 장비가 없어서 좋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안심하고 편하게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앞으로도 쭉 ‘파판14’ 프로듀서로서 쭉 활동하고 싶은가.
    프로듀서와 디렉터를 겸하고 있다. 프로듀서는 지금이라도 당장 그만두고 싶다. 디렉터 역할로 가는 줄 알았는데, 프로듀서까지 떠맡게 됐다. 급료가 2배가 된 것도 아니다(웃음). 현 시점에서 동기가 가장 큰 내가 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파판14’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피스트’ ‘대소환’ 등 굵직한 콘텐츠가 남아있다. 이를 완성할 때까지 계속하지 않을까.

    -MMORPG 개발자로서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장르적 한계가 왔다는 평가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MMORPG는 리스크가 크다. 한 회사가 자신의 힘으로 작품을 개발하는 것이 불가능해 졌다. 대형 게임은 투자자를 모아서 개발을 진행한다. 출자자 입장에서 투자한 자금을 회수할 수 없기에 대기업이 MMORPG를 만드는데 부정적이 된 것 같다. 게임을 만들고 싶어도 투자를 못 받는다. 돈이 없는 거다.
    세계적인 게임소비 흐름(트렌드)이 변한 것도 영향을 준 것 같다. 가벼운 캐주얼 게임을 선호하는 이용자가 늘었다. MMORPG는 지금 휴식기를 맞이한 것 같다는 것이 개인적인 평가다. MMORPG 트렌드는 10년에서 15년 후에 올 거 같다. 내가(요시다 PD가) 60살이 됐을 때 화려한 액션게임보다 꾸준히 즐기는 MMORPG의 시대가 되지 않을까.

    -3.2패치를 고대하는 이용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국판은 많은 패치를 진행하며 힘든 시기도 있었다. 지금은 견고한 커뮤니티가 형성됐고,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앞으로도 새로운 패치와 재미로 보답하겠다. 3일 진행되는 레터라이브와 오는 24일과 25일로 예정된 ‘팬 페스티벌’에서도 새로운 정보가 공개되니 기대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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