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e게임해보니] 보는 재미는 확실한 모바일게임 ‘데스티니 차일드’


  • 서삼광
    • 기사
    • 프린트하기
    • 크게
    • 작게

    입력 : 2016-11-01 13:56:13

    ‘데스티니 차일드(이하 데차)’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출시와 동시에 구글 플레이 스토어와 iOS 매출 1위(10월 31일 기준)에 입성한 것. 한동안 많은 대작들이 시도했지만 쓴맛을 본 목표를 단 며칠 만에 달성했다.

    ‘데차’는 넥스트플로어가 서비스하고 시프트업이 개발한 모바일 RPG다. 일명 수집형 RPG로 통하는 다수의 캐릭터를 모아 육성하는 게임이다.

    수집형 RPG는 과거 ‘밀리언아서’로 시작해 ‘큐라레: 마법도서관’ 등 수 많은 작품들이 범람할 정도로 일상적인 장르다. 당연히 많은 작품이 출시된 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이 중에는 수준급 완성도를 가졌음에도 빛을 보지 못한 작품도 많다. 그렇다면 유독 ‘데차’가 인기를 끈 이유는 무엇일까.

    ▲ ©

    ▲데스티니 차일드의 매력적인 캐릭터들

    확실한 것은 보는 재미는 살아있다는 점이다. 시프트업 김형태 대표와 ‘데차’ 제작에 참여한 원화가들의 아름다운 일러스트가 알파이자 오메가다. 역량 있는 일러스트레이터들의 매력적인 캐릭터 일러스트는 수집욕을 자극한다. 수집형 RPG의 기본이지만 김 대표의 이름값과 청소년이용불가(안드로이드OS 버전)라는 돌직구를 날린 점도 컸다.

    ▲ ©

    ▲안드로이드 OS버전은 청소년이용불가, iOS는 12세 이용가 등급으로 서비스 중이다

    ‘데차’에 적용된 라이브2D 방식의 캐릭터 움직임은 흥미롭다. 화려한 일러스트로 표현된 캐릭터가 일렁일렁 움직이는 모습은 확실히 3D모델링과 다른 맛이 있다. 그래픽 표현에 사용되는 리소스가 적어 로딩속도가 쾌적한 것도 모바일게임으로서 의외의 장점이다.


    ▲영상출처=유튜브 데스티니 차일드 페이지

    단, 너무 화려한 움직임 탓에 민감한 이용자는 멀미를 느낄 수도 있다. 이런 이용자는 옵션의 모션 강도를 조절하거나, 라이브2D 기능을 끄면 된다.

    ▲ ©

    ▲일반 모드(왼쪽)와 지하철 모드(오른쪽)

    라이브2D를 끄면 캐릭터는 움직임을 멈추고 평범한 일러스트가 된다. 화려한 움직임이 절제돼, 대중교통이나 외부에서 플레이하기에 부담이 덜어지는 효과가 따라온다. 캐릭터 일러스트가 최상급이라 분명 보는 재미는 남지만, 반대로 전투의 속도감은 절반이하로 줄어든다.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한 부분도 보인다. 화면을 세 손가락으로 터치하면 캐릭터 일러스트가 외곽선을 기준으로 암전 처리된다. 지하철 등 사람이 많은 장소에서 눈치 보지 말라고 옵션 이름도 ‘지하철모드’로 정하는 등 배려했다.

    없는 것 보다는 낫지만 아쉬운 점은 분명 남는다. ‘데차’의 세일즈 포인트가 보는 재미이기 때문이다. 검은색으로 표현된 캐릭터가 울렁울렁 움직이는 건 매력과 거리가 멀다. 차라리 일부 게임에서 시도한 것처럼, 캐릭터를 SD캐릭터로 만들거나, 도트를 과하게 확장하는 등 지하철모드만의 매력을 담았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 ©

    ▲드라이브 스킬 사용타이밍과 순서가 전투의 난이도를 결정한다

    출시 전 라이브2D에 대해 가졌던 부정적 생각은, 실제 게임을 즐기며 다소 완화됐다. 반면, 여전히 김 대표와 시프트업 일러스트레이터들의 아름다운 캐릭터를 3D캐릭터로 만드는 것이 더 나았을 것이란 생각을 지우기는 다소 부족하다. 캐릭터 개발과 생산성, 3D모델링에 따른 자유로운 모션 등은 분명 라이브2D로는 대체할 수 없는 장점이 존재한다.

    전투는 수집형 RPG의 기본인 카드배틀 식으로 진행된다. 파티에 속한 캐릭터가 순번이 되면 일반공격을 사용한다. 여기에 캐릭터 스킬, 슬라이드 스킬, 드라이브 스킬, 피버 등 이용자가 관여로 사용되는 스킬들을 배치했다. 단조로운 전투에 양념이 가미된 셈이며, 파티구성부터 스킬사용까지 선택의 폭이 넓어져 전략적으로 전투를 진행할 수 있다.

    이런 구성 덕에 2배속, 자동 스킬사용을 틀고 슬라이드 스킬과 드라이브 스킬만 잘 써도 전투의 효율이 달라질 정도다. 보는 것에서 벗어나 이용자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도록 수준 높게 완성됐다 평하고 싶다.

    ▲ ©

    ▲인터페이스는 깔끔하고 일목요연하다. 단, 차일드(캐릭터) 창은 익숙해져야 한다

    콘텐츠는 풍부하다. 기본인 스토리모드에 일일던전 3종, 어펙션을 통한 캐릭터 육성과 스토리 엿보기, 이용자간 대결(PVP) 등 기본기를 탄탄히 갖췄다. 여기에 각 캐릭터의 외모를 바꾸고 감상하고, 목소리를 듣는 캐릭터 게임의 재미도 쏠쏠하다.

    쉴 틈 없이 쏟아지는 보상도 초반 몰입도를 높인다. 보상이 풍족하니 캐릭터를 ‘뽑는’데도 부담이 적다. 적은 투자로도 꽤 많은 캐릭터를 모을 수 있으니 초반 진입장벽은 꽤 낮은 편이다.

    반면 강자가 되긴 어렵다. 콘텐츠의 순환구조는 구축돼 있지만, 전투와 승리 보상이 낮게 책정돼 시간을 투자하면 강해진다는 공식이 성립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캐릭터 진화, 승급, 레벨업, 스킬 레벨업에 사용되는 금화는 보상으로 얻는 수준으로 수요를 따라가기 힘들다. 3성 캐릭터를 4성으로 만드는 진화는 30만 골드가 소비되는데, 오픈기념 이벤트로 벌어들인 골드와 일일 골드던전에서 획득한 재화를 모두 투자해도 부족하다.

    ▲ ©

    각 콘텐츠의 연계성이 적은 것도 아쉽다. ‘데차’는 기본적인 시나리오모드로 주인공의 이야기를 풀고, 육성콘텐츠 ‘어펙션’을 통해 캐릭터의 이야기를 풀어놓는 것을 즐기는 게임이다. 이런 핵심 콘텐츠가 PVP나 언더그라운드 모드를 해야 하는 이유로는 부족하다. 단순히 보상을 얻기 위해 도는 별도 콘텐츠란 느낌만 남는다. 이런 단점은 초기 중장기 흥행을 위한 선순환구조가 부족하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대규모 업데이트에 앞서 개선해야 될 문제라 할 수 있다.


    베타뉴스 서삼광 (seosk.beta@gmail.com)
    Copyrights ⓒ BetaNews.net





    http://m.betanews.net/648966?rebuild=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