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9-17 18:11:14
판교와 여주를 잇는 대동맥 경강선 임시개통 전철 시승기.
판교와 여주를 잇는 새로운 복선 전철 경강선이 9월 24일 정식 개통한다. 정식 개통에 앞서 추석 연휴 동안(9월 13일 ~ 9월 18일) 코레일은 경강선에 대한 무료 임시 운행을 실시했다. 누구나 무료로 경강선 전철을 타 볼 수 있는 기회다.
기자도 새로운 전철노선이 궁금해 14일 추석 연휴 첫날 아침부터 집을 나서 직접 경강선 전철을 타 보았다.
새로운 길이 뚫리는 것은 좋은 일이다. 특히 복선 전철은 너무 고마운 일이다. 평소 가보기 어려웠던 곳을 간편하게 갈 수 있고,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어 경제가 살아나게 한다.
그동안 경기도 광주를 비롯한 여주 지역은 전철의 혜택을 받지 못 했다. 전철로만 보면 완전히 고립되어 있는 미지의 땅이다. 이런 지역에 전철이 개통되면서 지역 경제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강선 전철은 코레일에서 운영하고 있다. 일반 지하철과 달리 경강선은 코레일 소유의 노선이다. 임시운행이라 그런지 운전석에는 여러 명의 코레일 직원들이 타고 있었다.
시범 운행이라 한 시간에 한대밖에 운행하지 않았다. 막차도 오후 5시에 끊겨 밤늦게까지 운행하겠지, 안일하게 생각하고 놀다가는 여주에서 막차를 놓치는 사람이 꽤 있을 것 같았다.
임시 운행이라 환승이 되지 않았다. 신분당선 판교역에 내려 경강선 개찰구를 찾지 못해 한참을 헤매었다. 다른 사람들도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처음 타 보는 사람들을 위해 안내판을 조금 더 붙여 놓았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경강선은 총 11개 역을 운행한다. 판교역, 이매역, 삼동역, 경기광주역, 호법역, 곤지암역, 신둔도예촌역, 이천역, 부발역, 세종대왕릉역, 여주역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초기 운행 구간일 뿐 향후에는 원주를 지나 강원도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판교역에서 신분당선으로 갈아탈 수 있고, 이매역에서 분당선으로 갈아탈 수 있다. 특히 판교역에서 신분당선으로 갈아타면 바로 강남역까지 갈 수 있어 광주 여주 시민들의 문화생활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운전 동안 무료로 탈 수 있어서인지 예상외로 사람이 너무 많았다. 여유 있는 시승을 기대했다가 빡센 경험이 되고 말았다. 첫 역인 판교역부터 사람이 너무 많아 열차 안은 타자마자 가득 찼다. 문제는 도중에 내리는 사람도 거의 없다는 것. 처음부터 끝까지 꽉 찬 열차 안에 서 있어야 했다. 운행 시간은 약 48분 정도.
문제는 돌아오는 길도 마찬가지라는 것. 오히려 돌아올 때 사람이 더 많았다. 힘은 들었지만 그래도 다들 들떠 있었다. 쉽게 못 가 보던 지역을 편하게 다닐 수 있게 되었다는 기대감에 다들 표정이 밝았다.
처음 보는 안내판과 이정표들. 이매역 부발역 삼동역 초월역 신둔도예촌역 등은 평소 잘 못 들어본 지명이었다. 그러나 전철역의 개통으로 앞으로는 더욱 친숙하고 자연스럽게 다가올 것 같다.
이런 역들 근처에는 아직 개발이 별로 안 되어 있었다. 앞으로 정식 개통하고 사람들의 발길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땅값도 많이 오르고, 개발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여주와 세종대왕릉은 그간 전철이 없어서 상대적으로 덜 주목을 받아 왔다. 서울과 여주를 잇는 교통도 시원하게 뚫려 있지 않아 서울 주변의 다른 지역에 비해 개발이 뒤처져 있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 줄 결정적인 키가 바로 경강선 전철 개통인 것 같다. 경강선 개통으로 이 지역은 이제야 수도권으로 편입되는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할 것 같다.
종점인 여주 역에 도착해 보고 황량함에 놀랐다. 주변에 가게가 하나도 없고, 건물도 하나도 없었다. 종점에 가면 먹을 것, 놀 것 등이 준비가 되어 있겠지 하는 기대를 갖고 갔으나, 허허벌판 농촌에 역하나 지어 놓은 꼴이었다. 한 시간에 한대씩만 운행하는데, 이곳에서 한 시간을 기다렸다 돌아가야 하나 고민이 되었다.
판교로 돌아가는 길도 시작부터 험난하구나...
여주는 세종대왕과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부각해 홍보하고 있었다. 세종대왕릉이 있기 때문이다. 세종대왕 키워드는 여주가 독점하고 싶어 하는 느낌이었다. 이곳저곳 세종대왕을 워낙 강조해 놔서 "세종대왕은 여주야!"라고 소리치는 것 같이 느껴졌다.
아직 경강선 개통 전이라 스마트폰 지하철 앱에는 경강선이 표시되지 않는데, 여주 역에는 이미 경강선이 적용된 지하철 지도가 걸려 있었다. 경강선 개통으로 지하철 지도에도 큰 변화가 일어나게 되었다.
여주 역
여주 관광안내도
여주 역 주변은 아직 황량하다. 개발이 안 되어 있기 때문이다. 택시나 버스를 타고 좀 나가야 관광지가 있다. 세종대왕릉, 신륵사, 효종대왕릉, 명성황후 생가, 고달사지, 여주 세계 생활 도자관, 여주 파사성, 황포 돛배, 서희장군묘, 목아 박물관, 여주 프리미엄 아웃렛, 이포보, 여주보, 강천보 등이 주변에 있다.
여주~성남을 잇는 복선 전철, 경강선이 개통을 앞두고 있다. 광주와 여주 시민들의 희망을 싣고 달리는 경강선 개통으로 경기 남동부 지역 경기가 활성화되기를 바래본다.
베타뉴스 이 직 기자 (leejik@betanews.net)
Copyrights ⓒ BetaNews.net
-
- 목록
-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