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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 판결 이후 중국 내 미국 상품 불매운동 확산 중


  • 우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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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6-07-21 21:44:28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에 대해 상설 중재 재판소(네덜란드 헤이그)가 7월 12일 중국의 주장을 전면 백지화하라고 판결한 뒤 중국 내에서는 켄터키프라이드치킨(KFC)과 애플 등 미국계 상품에 대한 불매 운동이 각지에서 전개되고 있다. 영유권 문제를 재판소에 제소한 필리핀 과일도 대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국영지 인민일보는 7월 20일 이들 항의 운동은 불합리하며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논설을 게재했다. 중국 정부는 중재 판결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주장해 왔지만, 불매 운동을 그냥 방치하면 국가 위상이 실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7월 12일부터 1주일 동안 중국 민족주의자들은 여러 도시에서 미국 음식점 체인을 보이콧하는 동영상과 사진을 소셜 미디어에 게재됐다. 7월 18일에는 11개 도시에서 KFC에 대한 불매 운동이 시작됐다.

     

    호남에서는 주민들이 KFC 매장 밖에서 “KFC와 맥도날드는 중국에서 나가라”라고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기세를 올렸다. 중국 중부 허난성에서는 현지 경찰이 19일 KFC 매장 밖에서 파괴 행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항의 운동을 준비한 3명을 구속했다. 소셜 미디어 상에서는 애플에 대한 반감이 커지며서 아이폰을 파괴하는 운동도 시작됐다.

     

    필리핀을 겨냥한 움직임도 거세다. 중국 최대 쇼핑몰 사이트 타오바오에서는 필리핀산 과일 대신 국내에서 재배한 건조 망고를 판매하는 업체가 등장했다. 한 업체는 “중국산 건조 망고만 판매할 것이며 남중국해를 지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중국 정부는 최근에 이런 항의 운동을 자제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12년 일본과의 영토 분쟁 속에서 중국 내에서 대규모 반일 집회 등이 확산될 때 중국 정부가 봉쇄를 시도한 것과 유사하다.

     

    인민일보는 7월 20일 논설을 통해 국가 발전을 도모하는 행위는 애국적이지만, 의도적으로 공공 치안을 헤치는 애국주의는 국가와 사회에 불편만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합리적인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애국주의만 의미가 있다고 논평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7월 12일 중재 판결 결과가 중국인의 애국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고 보고 있다. 싱가포르 국립대학 법학부 교수는 “판결 이후 실제로 중국인 온건파는 강경파로 돌아섰다.”고 지적했다.

     

    다만 중국의 소셜 미디어 상에는 매파적인 행동에 가담하지 말라는 주장도 있다.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 유저들은 “같은 중국인이지만 불매 운동은 어리석은 일이다. 불매 운동 참가자를 보이콧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베타뉴스 우예진 기자 (w9502@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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