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아스텔앤컨 AK300, 맑고 차분한 음색의 중가형 포터블 플레이어


  • 안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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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6-06-28 10:31:42

    더 좋은 음악을 듣기 위한 장치는 늘 사용자에게 사랑을 받아왔고 소형화되어 가지고 다니도록 변해왔다.

    카세트테이프를 통한 음악을 어디서나 들을 수 있던 소니의 워크맨이 준 문화적 충격을 그래서 강렬했다. 이후 CD 플레이어와 MP3 플레이어에 이르기까지 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스마트폰 시대가 되면서 전용 휴대용 뮤직 플레이어는 사라질 것이라 보는 의견이 많았다. 대표적 제품인 애플 아이팟조차도 아이폰으로 흡수되고 있으며 스마트폰이 디지털 방식으로 음원을 재생하면서 특별히 별도 기기를 휴대할 이유가 없어질 거란 이유였다.

    그렇지만 도리어 무손실 음원을 비롯해 초고음질 음원을 손실 없이 재생할 수 있는 포터블 하이파이 플레이어가 등장하면서 새로운 시장이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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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에서 이런 흐름을 가장 먼저 일으키고 제품을 내놓은 회사는 바로 아이리버이다.

    이 회사의 아스텔컨(AK) 시리즈는 비교적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음악 애호가에게 찬사를 들으며 성공적으로 시장을 만들었다. 최근에 발표된 이 회사의 중가형 모델 AK300을 직접 써보며 자세히 알아보았다.

    디자인 - 고급스러운 메탈 재질, 차분한 색감의 디스플레이

    AK300의 디자인은 이제까지의 아스텔앤컨 시리즈와 비슷하다. 검은색 메탈 재질로 만들어져 있으며 앞면에는 직사각형 디스플레이 패널을 중심으로 사선형으로 감싼 베젤이 이채롭다.

    디스플레이는 쨍한 느낌의 강렬한 발색이 없이 차분하게 앨범 이미지와 각종 정보를 선명하게 표시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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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면에는 곡을 넘기거나 뒤로 돌아갈 수 있는 버튼이 위아래로 재생, 정지를 맡는 버튼이 중간에 있다. 버튼의 느낌은 비교적 부드럽다. 오른쪽 위쪽에는 볼륨을 조절할 수 있는 기계식 다이얼이 있으며 아래에는 추가 음악 저장을 위한 마이크로 SD 메모리 슬롯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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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쪽에는 충전을 위한 마이크로 USB 단자를 꽂는 단자와 확장을 위한 접점 단자가 있으며, 위쪽에는 전원 버튼 하나, 이어폰 단자 두 종류를 위한 단자가 준비되어 있다.

    뒤쪽은 패턴 처리가 된 위에 글라스 재질을 씌워서 매끄럽다. 전체적으로 필요한 기능을 갖추면서 절제하는 디자인 형태이다.


    스펙 - 싱글 DAC, 24비트 고음질 음원을 손실 없이 재생 가능

    AK300은 앞서 나온 아스텔앤컨 AK380과 AK320에 사용된 최신 DAC를 탑재했으며 확장성까지 갖췄다. 그 상태에서 가격 부담을 낮춰서 나온 중가형 제품이다.

    본래 듀얼 DAC으로 구성된 이 전 제품과 달리 DAC 한 개만 쓰는 싱글 DAC 방식을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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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질에서는 24비트, 192kHz 고음질 음원을 손실 없이 bit to bit 재생할 수 있다. 32비트 음원은 다운 샘플링으로 하고 DSD 음원은 PCM 방식으로 변환하여 재생한다.

    부품에서도 AK380, AK320과 같은 VCXO 초정밀 클락을 썼고 20밴드 0.01dB의 Parametric EQ를 지원한다.

    확장성에서도 시리즈용으로 나온 앰프와 크래들을 연결하여 사용할 수 있으며 PC나 맥과 연결하여 USB DAC로 고음질 음원을 듣는 활용이 가능하다.

    DLNA 기능을 이용하면 무선으로 PC, NAS, 스마트폰 등과 연결하여 음악 재생과 파일 전송을 할 수 있다. 내장 메모리는 64GB이며 마이크로 SD 카드 슬롯을 지원하므로 추가로 128GB 저장공간 확장을 할 수 있다.


    음감 - 뛰어난 음 분리도, 편안하고 부드러운 음색

    사실 소리를 평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소리에 대한 느낌은 사람마다 편차가 크고 부정확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일반적인 소리와 질 좋은 소리 사이에는 몇 가지 차이가 있다. 그 기준으로 AK300을 통해 음악을 느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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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가장 단순한 소리로 이뤄진 국악인 적벽가 부분을 들어보았다. 별다른 악기가 없이 창과 추임새로 이뤄지기에 중간에 아무 소리도 없는 부분이 자주 나온다. 이럴 때 화이트 노이즈라고 해서 미세한 소음이 들리면 분위기가 깨지기 쉽다. 이 제품으로 들어보았을 때 소리 사이에 어떤 잡음도 들을 수 없었다. 또한 중음의 고저가 심하고 끌어당기는 소리가 많은 창의 느낌을 잘 살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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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으로는 느린 남성 발라드를 선택했다. 전반적으로 음 사이의 분리도가 뛰어난 점이 돋보였다. 배경음악이 다소 높은 소리지만 보컬이 낮기 때문에 두 소리의 대비와 조화를 느낄 수 있다.

    저가형 MP3플레이어나 일반 스마트폰에서 감상할 때 볼륨을 키우면 소리가 지직거리며 밸런스가 흐트러지기 쉽다. 그렇지만 이 제품에서는 볼륨을 키워도 편안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유지하며 재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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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는 다소 빠른 여성 보컬 곡을 들어보았다. 흥겨운 템포에서는 제품의 세팅이 어떤 쪽에 맞춰져 있는지 판별하기 쉽다. 보컬과 뒤에 깔리는 코러스 사이의 소리가 뚜렷하게 구별되어 들렸고 타악기 들까지 생동감이 느껴졌다.

    음색 세팅에 따라서는 흥겨울 때 고역이 살짝 튀면서 맑은 느낌이 나는 경우도 있는데 이 제품은 차분함을 유지했다. 들을 때의 편안함을 더 중시한 세팅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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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트가 강한 남성 보컬곡에서 박력을 상당히 살려주었다. 현장에서 직접 듣는 듯한 소리의 질감이 뛰어났다. 하지만 편안한 세팅의 특성상 강한 임팩트를 받아야 할 부분에서도 다소 부드럽게 그냥 흘리는 듯한 것은 중가형으로서의 아쉬움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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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래식을 들었을 때는 다소 볼륨을 더 키워야 했다. 비트가 강하지 않은 음악 특성에 맞춰 최대한 소리를 판별하기 위해서였다.

    미세한 소리가 조금씩 커져가는 부분에서 좋은 음 분리도를 느낄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이 제품은 특히 보컬이 위치한 중음에서 듣기 좋은 소리를 내준다.

    우리나라는 주택 가운데 아파트에 거주하는 고소득층이 상당히 많다. 이들은 비교적 넉넉한 문화생활을 하길 원하지만 아무리 좋은 스피커를 사더라도 층간 소음 문제 등으로 인해 크게 음악을 틀어서 즐기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제대로 고품질 음악을 즐기려는 욕구는 포터블 하이파이 플레이어로 시선을 돌리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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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스텔앤컨 AK300은 비교적 높은 가격이었던 300시리즈의 장점을 이어받으면서도 부담 적은 가격으로 고음질을 실현한 제품이다. 현재 최상위 기종인 AK380에서 단가가 많이 나가는 부분을 생략했으면서도 좋은 소리를 들려주기 위한 최소한의 요소를 잘 살렸다.

    이동하면서, 혹은 가정에서 소음 걱정 없이 고품질 음원을 듣고 싶은 사용자에게 중가형으로서의 선택의 여지를 넓혀주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제품이 될 것이다.


    베타뉴스 안병도 (catchrod@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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