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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합병 국회 쟁점] 4) KISDI 경쟁상황 평가 보고서 왜곡 의혹


  • 안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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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6-06-27 14:35:26

     최근 통신업계 최대 이슈는 SKT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이다. 정부의 인가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국회 미방위가 이르면 6월 말에 열릴 예정이다. 여기서 인수합병 문제가 중점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이번 인수합병의 주요쟁점을 살펴본다.<편집자주>


    4) KISDI 경쟁상황 평가 보고서 변경 의혹

    SKT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과 관련, 방송시장에서도 SKT의 이동전화 지배력 전이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통신시장 경쟁상황 평가가 지난해보다 4개월 이상 미뤄 발표되었다. 국회 미방위는 보고서 변경 가능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된 부분에 대해서도 이번에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4개월이나 미뤄 발표한 경쟁상황평가보고서는 통신시장의 시장 지배적 사업자를 가리 기 위한 '통신시장 경쟁상황 평가' 결과 이동통신 시장에서 SKT가 여전히 시장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그렇지만 관심이 쏠렸던 통신 방송 결합상품 서비스 시장의 시장 지배력에 대해서는 평가를 유보했다. 따라서 보고서 발표 지연 의혹에 보고서 내용에 대한 의혹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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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신시장경쟁상황평가는 미래부가 KISDI에 위탁해 진행하며, 직전 해 통신시장의 경쟁상황을 평가해 경쟁 활성화 정책의 근거로 삼는 중요한 연구자료이다. SK텔레콤은 '이동통신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로 규정돼 요금 인가제 등 규제 적용대상이 되는데, 그 근거가 되는 것이 바로 이 평가 자료이다.

    미래부는 한 해 통신 시장 경쟁정책 방향을 수립하기 위해 매년 연말인 11월 30일, 전년도 시장을 분석해 통신시장경쟁상황평가 보고서를 작성해 발표해왔다. 예를 들어 2014년 경쟁 상황평가 보고서에는 2013년 시장 점유율 등 시장 상황이 담기게 된다. 하지만 2015년 11 월 나왔어야 할 2015년 통신시장경쟁상황평가 보고서는 2016년 3월까지도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 6년 동안 자료를 살핀 결과, 지난 2010년부터 모든 경쟁상황평가는 11월에 나왔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심사와 관련해 정부가 SK텔레콤에 불리한 근거자료를 배제한 채 인수합병 심사를 서두르기 위해 평가 발표를 미루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미방위는 이 부분에 대해 SKT와 정부의 개입이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SKT에는 KISDI 출신들이 상당수 포진하고 있다. 당시 미래수석인 조신 수석이 KISDI 출신이면서 SK 출신이고, 이인찬 SK브로드밴드 사장도 KISD 출신이다. 염용섭 SK경영경제연구소 미래연구실장도 KISDI 출신이다. 이외에도 SK에는 KISDI 출신이 상당수 포진해 있다. 이런 인맥 때문에 발표지연과 보고서 변경 가능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는 중이다.

    경쟁상황평가보고서는 미래부가 올해 통신시장 경쟁상황 평가부터 이동통신, IPTV, 초고속인터넷, 인터넷전화 방송통신 결합상품 시장도 평가할 예정이다. 때문에 품목별 시장점유율 변화 등의 데이터는 SK텔레콤의 이통 시장 지배력이 유료방송 등 다른 시장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중요한 분석 근거자료가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시장 경쟁상황 평가 발표 결과에 따라 인수합병 허가 여부에 대한 해석이 각자 달라지고, 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경쟁상황평가 보고서와 관련, KT와 LG유플러스는 “SKT의 이동전화 지배력이 방송시장에 빠르게 전이되고 있는 게 확인된 만큼 이번 평가결과를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심사에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양사는 이번 방송시장 경쟁상황 평가에서 SK군은 방송+이동전화 결합상품 점유율(44.8%)뿐 아니라 전체 방송통신 결합상품 순증가입자 비중(53.9%)에서도 1위를 차지하는 등 이동전화 지배력이 방송시장에 빠르게 전이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유료방송 시장획정도 전국 단위가 아닌 ‘방송구역별’로 획정됐으며, 방송시장의 경쟁 활성화를 살필 수 있는 시장집중도 지수(HHI)가 ‘3,413’으로 나타나 방송시장의 경쟁활성화 정책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이번 방송시장 경쟁상황 평가에서 2012년에 비해 SK의 방송통신 결합상품 순증가입자 비중이 3년 만에 크게 상승한 점, 방송과 이동통신 결합상품 점유율도 SK군이 압도적 1위인 점을 들어 방송시장도SK텔레콤의 이동전화 지배력이 빠르게 전이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또한 유료방송 중에서도 케이블TV 시장은 전국 78개 방송구역으로 구분돼 있다. 이번 인수합병을 둘러싼 논란 중 하나는 유료방송시장 경쟁제한성 판단을 전국 단위로 할 것인지, 방송구역(지역) 단위로 할 것인지에 있다.

    방통위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경쟁제한성 판단의 기준을 전국이 아니라 ‘방송구역별’로 명시했다. 방통위는 국내 유료방송시장을 수요대체성(이용자가 선택 가능한 것이 제한적)과 공급대체성(사업자가 제공할 수 있는 가능성), SO의 차별적인 상품제공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본 결과 ‘방송구역별’로 시장을 획정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방통위는 2015년을 기준으로 네트워크 품질, 디지털 전환 정도, 양방향 서비스 제공 수준, 채널당 요금 등에서 차이가 존재하므로 전국이 동질적인 시장상황이라고 간주하기는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유료방송 시장을 전국 단위로 획정해야 한다는 주장은 근거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라며 “공정위, 미래부, 방통위의 이번 인수합병 심사에서 시장 경쟁제한성 여부는 23개 CJ헬로비전 방송구역별로 검토해야 한다는 점이 명확히 확인됐기 때문에 정부가 이 부분에 대해 검토하는지 여부를 미방위가 감시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베타뉴스 안병도 (catchrod@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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