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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렌 버핏은 왜 애플 주식을 구입하게 되었나?


  • 우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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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6-05-22 15:34:00

    유명 투자가 워렌 버핏이 이끄는 투자 회사 버크셔 해서웨이는 5월 16일 981만주의 애플 주식을 10억 7000만 달러에 구입했다고 밝혔다. 버핏의 투자방식은 IBM을 제외하고 불확실성 요소가 많은 IT 분야에 대한 투자를 피하고 견실한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우량주를 장기 보유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그렇다면 왜 그는 투자방식을 바꾸었을까?

    인기 금융 투자 사이트 씨킹알파는 “오마하의 현인으로 추앙받는 버핏이 드디어 노망이 났거나 아니면 고수익을 위한 버핏의 투자방식은 건재한가?”라는 의문을 표했다. 하지만 이번 애플의 주식 구매는 버핏 은퇴를 앞둔 시점에서 몇 년간 진행되어온 버크셔 해서웨이의 완만한 변화를 지켜볼 때 결코 놀라운 일은 아니다. 버핏의 투자방식이 조금씩 변화해 왔기 때문이다.

    버핏은 2013년 “당장은 애플 주식을 구입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장기적으로 어떤 기술주가 성공할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이유였다. 하지만 “절대로 애플 주식은 구입하지 않겠다.”고 말한 적은 없으며, “지금 당장 결정하지 못하겠다.”는 의미를 전했다. 

    사실 2011년에는 IBM 주식에 대형 투자를 시작하면서 “첨단 기술주 회피 룰”은 유명무실화되었다. 최근 애플 주식 취득에 이어 야후의 인터넷 관련 사업 매각 입찰에도 간접 출자하기도 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본거지인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4월 30일 주주총회가 진행되었을 때 버핏은 아마존의 최고 경영자(CEO)인 제프 베조스에 대한 깊은 존경심을 표현했다. 그는 “아마존은 인터넷 비즈니스뿐 아니라 사회 전체에서 매우 중요한 존재”라고 답했다.

    버핏이 뒤늦게 IT 주식에 대한 정통성을 인정한 셈이다. 이렇게 버크셔 해서웨이의 포트폴리오에서 IBM이나 애플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나 코카 콜라 등과 동등한 지위를 얻었다. 향후 버크셔 해서웨이의 IT에 대한 투자는 계속 증가할 확률이 높다.

    한편, 한 가지 살펴볼 부분은 이번 애플 주식 취득은 버핏이 직접 지휘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애플 투자는 버핏의 참모 중 후계자 후보로서 10억 달러 이하의 투자 권한을 부여 받은 토드 콤스와 테드 웨슬러 중 한명일 확률이 높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2011년 버크셔 해서웨이의 인텔 취득을 주도한 콤스가 내린 결단일 확률이 높다고 한다.

    다만 버크셔 해서웨이의 IT 주식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는 결정적인 이유는 버핏이 그 흐름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버핏의 암묵적 승인”이 최근의 애플 주 구매까지 결정하게 되었고, 애플 주식은 “버핏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반등에 성공했다.

    표면적으로 이번 버크셔 해서웨이의 애플 주식 취득은 우량주의 가치가 낮아졌을 때 대량 구입한 후 장기 보유함으로써 가치를 높인다는 버핏의 투자방식을 따른 것으로도 보인다. 애플의 주가는 1년 전 주당 가격이 132달러로 정점을 찍은 후 현재는 30% 낮아진 94달러 부근까지 낮아졌다. 투자의 적기로 비춰질 수 있다.

    하지만 버크셔 해서웨이가 애플 주식을 취득한 이후 아이폰의 판매대수 감소 등의 이유로 주가 부진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 회사가 보유한 애플 주식의 가치는 3월 말에는 10억 7000만 달러였지만 5월 16일 종가 기준 약 9억 2100만 달러까지 떨어졌다. 버크셔 헤서웨이가 주식을 취득하는 시점에 칼 아이칸, 데이비드 아인혼, 레이 다리오 등 유명한 투자가의 펀드들은 일제히 애플 주식 지분 전체 매각을 발표했다.

    어쨌든, 버크셔 해서웨이의 변화는 계속되고 있다. 올해 버크셔 해서웨이 주총에서 버핏에게 “당신이 죽은 후 버크셔 해서웨이의 기업 문화는 지켜질까?”라는 질문이 던져졌다. 버핏은 “내가 죽은 후에도 버크셔 해서웨이의 기업 문화는 나의 후계자를 통해 몇 십 년 동안 지켜질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버핏 사후에 지켜질 기업 문화는 애플 주식 투자와 함께 이전과 많은 것이 달라졌음은 분명하다.



    베타뉴스 우예진 기자 (w9502@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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