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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 AI센터 이재준 상무 “알파고와 게임AI의 차이는 승리와 재미”


  • 서삼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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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6-04-15 13:18:21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의 승리로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바둑을 위한 AI ‘알파고’는 프로기사 이세돌 9단과의 5연전에서 4승 1패를 기록, 인간의 영역이었던 바둑에서 승리했다.

    사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을 제외하더라도 인간과 AI의 대결은 하루에도 셀 수 없이 많이 벌어진다. 전자오락(게임) 속 에서는 AI가 흔하게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이머가 상대하는 레이드 보스부터 잡몹, 가상의 국가와 적대 세력은 게임AI가 움직이는 존재다.

    하지만 여러 게임 속 AI는 ‘알파고’처럼 상대하기 버거운 존재는 아니다. 오히려 너무 쉬운 존재기 때문에 더 어렵게 만드는 패치가 등장할 정도다. 그렇다면 ‘알파고’와 게임AI의 차이는 무엇일까.

    ◆게임 AI는 정복의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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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엔씨소프트 AI센터 이준수 차장, 이재준 상무, 이경종 팀장

    14일 엔씨소프트 판교 사옥에서 AI센터 소속 이재준 상무와 이경종 팀장, 이준수 차장을 게임기자연구모임이 만나 ‘알파고’로 대변되는 AI와 게임AI의 차이를 물었다.

    이재준 상무는 게임 AI와 일반적인 AI의 차이를 목적으로 구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인 AI는 효율적인 해결책을 목적으로 개발되며, 게임 AI는 재미를 위해 개발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바둑에서 승리하는 목표로 개발된 ‘알파고’는 좋은 AI며, 이용자를 즐겁게 만드는 게임AI는 재미있는 AI로 구분할 수 있다.

    이재준 상무는 “좋은 AI는 이기기 위한 AI(playing to win)이며, 재미있는 AI는 지기위해 존재한다”며 “재미를 더하는 것이 게임AI의 역할이며, 패배를 위한 조건이 강제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접대골프’는 게임AI의 이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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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준 상무는 이해를 돕기 위해 ‘알파고’에게 바둑을 배우겠냐고 반문했다. 질 것을 전재로한 게임에 재미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물론 알파고와 고차원 적인 수 싸움을 즐길 수 있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런 경우가 일반적이진 않다. 게임은 많은 사람이 즐기고, 승리를 통해 재미를 느껴야 상품가치가 있다.

    따라서 게임AI는 지기위해 존재한다는 것이 이재준 상무의 설명이다. 단, 이용자에게 일부러 진다는 느낌을 전달하지 않는 것이 게임AI가 갖춰야할 전재 조건이다.

    ▲이재준 상무는 게임AI 연구가 산업계와 학계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재준 상무는 이를 ‘접대골프’에 비유했다. 이길 수 있는 상대에게 아슬아슬하게 져주고 재미를 주는 행위가 게임AI의 목표와 닮았다는 것이다. 단, 재미있는 AI가 되기 위해서는 몇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는 설명이 덧붙었다.

    이재준 상무는 2008년도 GDC에서 발표된 ‘지기위한 플레이, AI와 문명(Playing to Lose; AI and Civilization)를 인용해 게임AI가 갖춰야할 조건을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게임 AI는 △어느 정도까지만(사람이 승리할 수 있을 정도로) 똑똑할 것 △행동이 반복되지 않을 것 △감정적 영향을 받을 것 △이용자의 성향에 반응할 것(개인화) △환경변화에 따라 반응을 보일 것 등을 꼽았다.

    ◆‘블레이드 & 소울’로 만나는 강화학습 AI

    엔씨소프트 AI센터는 연구개발(R&D)한 AI를 자사의 상품에 적극적으로 접목하고 있다. 대표적인 콘텐츠가 올해 초 무협 MMORPG ‘블레이드 & 소울(이하 블소)’에 추가된 ‘무한의 탑’이다.

    ‘무한의 탑’은 총 100층에 달하는 탑을 순차적으로 돌파하는 콘텐츠다. 각 층에는 강화학습으로 행동방식(패턴)을 학습한 AI NPC들과 대전을 펼쳐 승리하면 다음 단계로 올라갈 수 있다. 배치된 NPC들은 강화학습 방식을 통해 구현됐다.

    ▲무한의 탑 NPC 학습영상(출처=엔씨소프트 공식 블로그)

     

     

    ‘무한의 탑’ NPC를 AI로 구현한 이유는 재미를 위해서다. 일반적으로 MMORPG의 몬스터의 패턴은 단순하다. 보스 몬스터라 해도 패턴이 다양할 뿐, 경험을 통해 쉽게 공략할 수 있다. 따라서 익숙한 패턴대응은 곧 지루함을 낳고, 보상을 위한 단순반복(파밍 노가다)로 전락한다.

    하지만 AI가 강화학습을 통해 공부한 다양한 패턴은 마치 사람과 대전하는 느낌을 준다. 또, 다양한 대응책은 매번 색다른 재미를 전달하며 공략의 재미를 더한다. 이용자간 대결(PVP)의 재미를 이용자와 컴퓨터간 대결(PVE)까지 확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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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씨소프트 AI센터 이경종 팀장은 “‘무한의 탑’ NPC의 실력은 최상위권 선수들에 비해 부족한 편지만 계속 연구개발 하는 중”이라며 “게임AI에 투자하는 회사는 많지 않다. 핵심 기능이 아닌 보조적 도구로서 사용되고 있어서다. 엔씨소프트의 투자는 세계 게임업체 가운데서 이례적인 경우이며, 앞서고 있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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