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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뭐에요?” 엔씨소프트 AI 전문가에게 묻다


  • 서삼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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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6-04-15 13:12:08

    ‘알파고’ 열풍으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사실 인공지능, AI(Artificial Intelligence)는 게이머들에겐 낯설지 않은 단어다. 게임 속 NPC와 몬스터의 반응이 AI를 기반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용자가 처치하는 ‘잡몹’부터 레이드 보스까지 몬스터의 행동은 AI가 결정하곤 한다.

    대부분의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은 AI와의 대전을 지원한다. 게임 OST ‘바바예투’로 유명한 ‘시드마이어의 문명’ 시리즈는 AI가 조종하는 가상의 국가에 대항해 인간이 문화-과학-정복 승리조건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아예 초보자를 위한 튜토리얼과 ‘AI 상대 대전’을 통해 게임을 즐기도록 유도한다.

    흔히 사용하게 된 단어인 AI. 하지만 이를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14일 엔씨소프트 판교 사옥에서 AI센터 소속 이재준 상무와 이경종 팀장, 이준수 차장을 게임기자연구모임이 만나 AI에 대한 소개를 부탁했다. “AI가 뭐에요?”

    ◆AI와 컴퓨터의 차이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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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엔씨소프트 AI센터 이준수 차장, 이재준 상무, 이경종 팀장

     

     

    엔씨소프트 AI센터는 2012년도 AI랩으로 시작해 올해 초 센터로 승격한 연구부서다. 연구인력은 50여명으로, AI기술 연구개발(R&D)과 AI를 기반한 콘텐츠 개발에도 참여해 ‘블레이드 & 소울’의 AI대전 콘텐츠 ‘무한의 탑’을 만들었다.

    엔씨소프트 AI센터를 이끄는 이재준 상무는 ‘AI는 사람처럼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혼합물(‘인공 지능은 뇌를 닮아 가는가’ 유신, 컬쳐룩, 2014년.)’로 정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 중 현재 연구되는 AI는 ‘문제를 해결하는’데에 집중되어 있다고 첨언했다.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는 실생활에서도 흔히 만나볼 수 있다. 사무실 책상 위의 전자계산기부터 생활필수품이 된 휴대전화, 컴퓨터도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다. 전자계산기는 수학(혹은 산수)문제를 해결해주고, 휴대전화는 멀리 있는 사람과 실시간으로 대화해야 하는 문제를 해결한다. 컴퓨터는 사람이 입력한 여러 문제를 대신 계산해 결과물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들을 인공지능이 있다고는 말하지 않는다. 문제를 설정하고, 해결하는 방법을 사람이 직접 알려줘야 한다. ‘스스로(자아)’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능동적인 면이 없어서다. 사람이 알려주지 않은 방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인공지능과 컴퓨터(혹은 프로그램)의 차이라 할 수 있다.

    AI에 대한 관심도를 높인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가 좋은 예다. ‘알파고’는 바둑에서 승리하기 위한 AI로, 프로기사 이세돌 9단과의 5전3선승 승부에서 4승1패를 기록했다.

    이는 수 많은 계산(지능적 생각)을 통해 ‘바둑에서 승리하라’ 문제를 해결한 것으로, 정해진 방법 외에는 답을 내놓지 못하는 프로그램(소프트웨어)과의 차이를 보여준다. 받구 승부에 존재하는 많은 경우의 수 중에서 승리하는 수를 구분하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일상 속에 파고든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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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AI 탑재 전자제품들

    ‘알파고’를 제외하고 실생활에서 스스로 생각하는 기계는 아직 없는 것일까. 이재준 상무는 2015년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를 인용해 ‘AI는 어디에나 있다. 단지 몰랐을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동화’ 혹은 ‘자동’이란 수식이 붙는 기계에는 대부분 AI가 있다고 설명했다. △스스로 공간을 파악해 청소하는 로봇 청소기(자동 청소기) △실시간 교통정보를 분석해 현재 가장 빠리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도록 알려주는 네비게이션 △스스로 목적지까지 운전하는 무인 자동차 △자동으로 수평을 잡는 드론 △넷플릭스와 페이스북, 아마존의 추천 알고리즘(절차 혹은 방법) △애플 ‘시리’ MS ‘코타나’ 등에 AI가 사용되고 있다고 예를 들었다.

    이재준 상무는 “지난 13일 총선에서 검표를 위해 사용된 기계도 일종의 AI가 사용됐다”며 “투표용지 검사기도 유효한 표를 걸러내는 방법은 AI의 일종”이라고 말했다.

    ◆AI가 지배하는 세상, 아직은 소설 속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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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도 황인-흑인-백인, 성별을 가지듯 AI도 종류와 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구분된다. 이재준 상무는 크게 강 인공지능(Strong AI)와 약 인공지능(Weak AI)로 AI를 구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 인공지능은 사람과 같은 지능을 가진 AI다. 흔히 영화와 소설, 게임 등 여러 매체에서 인류를 지배하는 ‘악(惡)’으로 묘사되는 AI가 강 인공지능에 속한다. 반면 약 인공지능은 문제를 지능적으로 풀어가는 도구로 개발된다. 구글 딥마인드의 AI ‘알파고’가 대표적인 예다.

    이재준 상무는 “현재 사용되는 AI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구 일 뿐”이라며 “사람들이 걱정하는 나쁜 AI는 소설의 영역이며, 오히려 도구를 나쁜 곳에 사용하려는 사람의 마음이 문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베타뉴스 서삼광 (seosk.bet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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