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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디자이너가 ‘조립 PC’를 찾는 이유는?


  • 신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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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6-02-19 10:34:13

    영상 편집이나 방송, 디자인, 3D 작업 등 전문 영역으로 치부되던 것들이 전문 지식을 갖춘 일반인들에게까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이제 누구나 촬영 및 편집 가능하게 된 것은 옛 일이고, 조금이라도 끼가 있으면 개인 방송으로 주가를 올릴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시각적인 요소를 돋보이게 하는 디자인 영역에도 전문가 수준의 실력을 갖춘 일반인들이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다.

    3D 렌더링이나 영상, 방송 등 전문 작업을 위한 PC는 대부분 워크스테이션이나 특화된 전문 기기로 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었다. 포토샵이나 프리미어 등 일부 일반인에게 친숙한 애플리케이션은 높은 PC 사양을 구성하면 어느 정도 처리 가능했지만, 일부는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전문 작업들을 처리하기 위한 PC로 조립 PC가 조명 받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의 자료에 의하면, 2015년 4분기 전 세계 PC 출하량은 지난해 대비 8.3% 감소했다. 애플을 제외한 모든 완제품 PC 브랜드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국내라고 사정은 다르지 않겠지만 조립 PC 역시 시대에 따라 흐름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조립 PC가 아니라면 고사양 PC를 찾기 어려워졌다


    전문가 영역에서의 완제품 PC는 그 수가 많지 않다. 국내 완제품 PC 브랜드에서 워크스테이션을 표방하는 제품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대부분은 레노버나 HP 등 일부 브랜드의 완제품 워크스테이션이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전문 영역에서의 처리가 원활하도록 성능이나 구성은 좋지만 가격이 매우 비싸다.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 많지 않은 이상 한 번에 쉽게 구매하기 어려운 수준이기 때문에 망설이는 소비자들도 많다.

    반면, 조립 PC는 고성능 워크스테이션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에 고성능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여기에 일부 전문 작업용 프로세서나 그래픽 카드 등은 시장에서 따로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원하는 사양의 워크스테이션급 PC를 꾸미는 것 또한 어렵지 않다.


    일부 워크스테이션급 노트북도 판매되고 있지만 그 수요 또한 많은 편이 아니다. 가격이 수백만 원에 달할 정도로 비싸다. 무거운 작업에 알맞은 사양은 더더욱 아니다. 그저 여기저기 이동하며 어느 정도 전문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는 부분에 무게를 둬야 한다. 완전히 동일하지 않지만 사양이 뛰어난 고성능 노트북으로도 작업은 어느 정도 수행할 수 있다.

    (사진=다나와)


    조립 PC의 성능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점도 전문 영역에서의 조립 PC 영향력을 높였다는 분석도 있다. 과거에는 전문가용 부품이나 일반 데스크톱용 부품의 역할이 달랐으나, 최근 들어 상향평준화된 성능에 각자의 특징이 조금은 퇴색한 것 아니냐는 것.


    아직 정수 연산이나 가속 연산에서의 차이는 존재하지만 완전한 전문가가 아니고서야 감수 가능한 영역이라는 공감대도 영향을 주고 있다.


    성능의 상향평준화도 조립 PC의 영역 확대에 영향

    조립 PC의 재조명은 부품의 성능 향상에도 영향이 있다. 프로세서는 꾸준히 성능을 높여왔고, 그래픽 프로세서 역시 배 이상 성능을 높이며 성장해 왔다. 이제 일반 데스크톱 PC라 해서 성능이 만족스럽지 않은 경우는 없다. 어느 정도 갖추기만 하면 무거운 작업도 척척 해낼 수 있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이제 성능에 발목을 잡던 저장장치도 SSD가 주류로 부상하면서 사라졌다.


    젊은 세대들이 활동 영역에 제한을 두지 않는 시대적 흐름도 영향을 줬다. 디자인이면 디자인, 영상이면 영상, 렌더링이면 렌더링이 아니고 어느 정도는 복수로 작업하기 시작한 점도 PC의 영향력을 넓히는데 큰 도움을 줬다.


    최근 10~30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개인 방송이나 팟캐스트, 블로그 등 다양한 활동을 병행한다. 각자의 전문 영역을 활용해 스마트 시대를 보내고 있다. 혼자서 다양한 일을 소화할 수 있어야 해 성능이 어느 정도 확보되지 않으면 생산성이 떨어질 수 있다. 상대적으로 사양이 낮고 비용은 높은 완제품 PC보다 실속 있는 조립 PC에 관심이 갈 수 밖에 없다.

    (사진=엔비디아)


    PC의 흐름은 다양한 작업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멀티미디어 재생이나 초소형 PC 같은 특화 제품군을 제외하면, 탄탄한 성능을 앞세워 여러 작업(멀티태스킹)을 소화하는 다목적 컴퓨팅 기기가 지금의 데스크톱이다.


    고성능 컴퓨팅(HPC)는 시대의 흐름이다. 고성능이 필요 없는 환경에서는 스마트 기기가 그 자리를 대신하겠지만 이 분야에서는 PC를 따라갈 수 없다. 그 자리를 지금의 조립 PC가 채워가고 있는 셈이다.


    베타뉴스 신근호 기자 (danielbt@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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