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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전자 인수전 나선 대만 홍해정밀공업은 어떤 회사일까?


  • 우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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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6-02-10 13:55:41

    경영 재건를 시도하고 있는 샤프는 대만 홍해정밀공업에서 투자를 받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회사 내에서는 이견이 엇갈리고 있어 최종 합의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일본 정부 펀드인 산업 혁신 기구의 투자 가능성은 현재 상당히 낮아진 상황이다. 홍해정밀공업은 과거에도 샤프 인수를 시도한 적이 있는데 그렇다면 과연 홍해정밀공업은 어떤 회사일까?

     

    홍해정밀공업은 곽타이밍 회장이 1974년 설립한 회사다. 스마트폰과 초박형 텔레비전을 위탁 생산하는 EMS 분야에서 세계 상위권 기업으로 명성을 쌓아 왔다. EMS는 제조업체에서 제품 제조 등을 위탁받아 수행하는 업태로 홍해정밀공업은 애플의 아이폰 제조를, 소프트뱅크의 인간형 로봇 페퍼(Pepper)를 제조하면서 유명해졌다.

     

    청두, 다롄 등 중국 대도시에 20만명의 노동자를 채용한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의 공장을 잇달아 건설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2014년 12월 기준 매출액은 약 155조원 수준으로 일본 전자 업체를 능가하는 수준이다. 또 최근에는 노동 집약형 기업에서 벗어나기 위해 생산 라인 대부분을 로봇화 계획을 실현 중이다.

     

    홍해정밀공업은 본사가 대만에 있는 대만 기업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중국 기업에 가까운 존재. 곽타밍은 대만 출신이지만 본토에 뿌리를 둔 외성인이다. 중국 본토에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전개 중인 이유다.

     

    중국 공산당과 국민당 간 내전에서 패한 국민당은 대만으로 피난해 중화민국을 계속 이어갔다. 대만에는 국공 내전 때 중국에서 온 국민 당원을 중심으로 한 외성인과 원래 대만에 거주하던 내성인 간 갈등이 크다. 대만에서는 오랜 국민당의 독재가 계속되다 보니, 정경유착의 요직은 주로 외성인이 차지하고 내성인은 냉대 받았던 역사가 있다.

     

    이 때문에 내성인은 창업자로 자수성가하는 사람이 많아 IT 기업 창업자 중에는 내성인이 많다. 하지만 곽 회장은 외성인 가정 출신으로 그 뿌리는 중국 본토다. 당초 국민당과 공산당은 적대적인 관계였지만, 대만 독립을 지향하는 민진당이 득세한 이래 양당 간 거리가 가까워졌다. 이로써 대만에서 중국으로 넘어가 사업을 확대하는 외성인 실업가가 증가했는데 곽 회장 역시 그중 한 사람이다.

     

    홍해정밀공업은 제조 위탁 업체로서는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하지만 독자 브랜드인 폭스콘(FOXCONN)은 유명하지 않다.

     

    최근 애플은 가정용 텔레비전 등 가전 분야 진출을 계획 중이라는 소문이 나오고 있는데, 홍해정밀공업이 이에 대한 위탁 제조를 담당하게 될 것이라는 소식도 있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독자적인 LCD 패널 생산처를 보유함으로써 상당한 규모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 홍해정밀공업이 샤프를 원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인지도 모른다.




    베타뉴스 우예진 기자 (w9502@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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