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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체 ‘글로벌원빌드’ 이구동성, 세부전략은 천차만별


  • 서삼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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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6-01-08 15:54:11

    지난해 국내 게임사들이 추진하는 세계화 전략의 핵심은 글로벌원빌드였다. 모바일 게임의 출시 준비를 서두르는 게임사마다 포화상태인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원빌드 전략으로 신작 출시를 발표했다.

    글로벌원빌드는 동일한 버전의 게임을 세계 여러 국가에 동시에 출시-서비스하는 전략이다. 한 국가에 서비스 하는 것보다 더 많은 시간과 개발 인력이 투입되지만, 지역에 따라 성공 가능성이 다양하게 열려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따라서 글로벌원빌드는 모바일게임를 내놓는 업체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의 핵심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 전략이 대두되기 전 업체들의 전략은 철저한 현지화였다. 서비스 대상 지역의 이용자 성향을 분석하고, 이에 맞춰 콘텐츠를 개선해 진출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세계시장 진출이 편한 모바일게임 시장이 커지면서 글로벌원빌드 서비스에 대한 요구와 필요성이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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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원빌드 전략의 성공사례로 꼽히는 컴투스 '서머너즈워'

    ‘지구촌’이란 말도 무색할 만큼 세계 각국의 주요 소비시장이 평준화 된 것도 이유로 꼽힌다. 한 국가에서 유행한 콘텐츠가 다른 국가에서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논리다. 따라서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이익을 취하길 원하는 게임업체 입장에서는 놓칠 수 없는 요소다.

    국내외 게임업체들이 입을 모아 글로벌원빌드를 내세우고 있지만, 세부적인 추진방향과 전략은 천차만별이다. ‘캔디크러쉬’ 시리즈를 글로벌원빌드로 서비스해 큰 성과를 거둔 킹디지털엔터테인먼트(이하 킹)도 작품 특성에 따라 각 지역마다 새로운 전략을 도입하고 있다.

    킹코리아 오세욱 지사장은 “현재 연구-개발 중인 비(非)캐주얼게임(RPG-시뮬레이션 장르)은 글로벌원빌드 기조는 유지하되, 현지에 최적화된 콘텐츠와 마케팅을 시도하는 방안을 추진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지난해 한국 시장에서 유명 연예인을 대거 투입해 성과를 낸 경험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서머너즈워’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컴투스의 예도 있다. 컴투스는 ‘서머너즈워’를 세계 160여개국에 서비스된다. 특히 본진이라 할 수 있는 한국보다 해외에서의 성과가 높아 한국에 글로벌원빌드 열풍을 불게 만든 업체로 꼽힌다.

    컴투스 측은 글로벌원빌드의 핵심을 이원화 전략이라고 언급했다. 게임의 버전이나 업데이트는 전 세계 이용자에게 동시에 서비스하되, 각 지역 마켓에 접근하는 친밀하게 접근하는 것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 이를 위한 선결과제로 이용자 풀을 확보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실제로 컴투스는 관계사 게임빌과 함께 글로벌 서비스 플랫폼 ‘하이브’를 운영 중이다.

    특히 마케팅과 현지 풍조를 반영한 번역 등 현지밀착형 마케팅은 글로벌원빌드 서비스의 정체성과 별개로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컴투스는 각 지역의 마케팅과 현지화 작업에 사정을 잘 아는 현지 직원을 투입해 현지화의 질을 높인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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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슨이 개량한 글로벌원빌드 전략을 사용한 '슈퍼판타지워'

    지난해 넥슨이 글로벌원빌드로 서비스를 시작해 성과를 키운 ‘슈퍼판타지워’의 사례도 눈여겨 볼만하다. 넥슨은 ‘슈퍼판타지워’의 론칭 발표회 석상에서 자체 개량(튜닝)한 글로벌원빌드 전략을 발표했다. 이용자 성향과 문화색이 유사한 지역을 묶어 유연성을 강화한 다는 것. 이는 문화적 기반이 유사한 지역을 하나의 시장으로 설정해, 글로벌원빌드 전략의 약점인 초기 투자비용을 절감하고, 성과는 높인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런 넥슨의 전략이 적용된 ‘슈퍼판타지워’는 출시이후 지난 2개월간 국내는 물론 해외 각 지역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개발사 넥슨지티 측에 따르면 이미 해외시장의 매출이 한국 매출을 넘어설 정도라고 한다.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을 장악한 넷마블게임즈 역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준비한 전략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 7월 NTP 행사에서 방준혁 의장은 △유명 지적재산권(IP)와 넷마블자회사의 작품들을 총동원한 콜라보레이션 △시장 환경에 맞춘 철저한 현지화 △개인 맞춤형 서비스 엔진 ‘콜럼버스’ 등으로 글로벌 시장을 열겠다고 공언했다.

    넷마블의 글로벌원빌드 전략이 적용된 작품은 ‘마블퓨처파이트’다. 해외 유명 만화의 IP와 글로벌원빌드 두가지 전략이 이 작품에 적용됐다. 반면 ‘레이븐’은 넷마블은 방 의장이 강조한 철저한 현지화가 적용돼 일본시장에 발을 들였으며, 곧 중국시장에도 선보여질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원빌드라는 전략은 목표에 대한 방법론일 뿐, 이를 추진-달성하는 세부적인 계획은 업체, 사업, 게임 특징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도 모바일게임 산업에서 글로벌원빌드의 정답은 없을 것이다. 각 작품의 특징을 반영한 전략과 글로벌원빌드 전략의 장점을 적절히 섞는 노하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베타뉴스 서삼광 (seosk.bet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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