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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능 높이고 전력소모 낮춘’ 6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비밀은?


  • 신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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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5-09-23 09:54:52

    과거 PC에서 성능을 내려면 그에 합당한 전력을 소모하는게 관례 중 하나였다. CPU 하나에 120~130W는 당연하게 와닿던 때도 있었고, 그 이상하던 시절도 있었다. 물론 전력소모 자체가 성능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었으나, 고성능 PC 부품에는 항상 꼬리표처럼 붙어 다니던 것이 바로 고출력에 대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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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대로 저전력이라고 하면 대부분 성능이 낮은 것을 떠올리게 됐다. 실제로도 그랬다. 전력 소모를 줄이기 위해 작동속도를 낮췄고, 이는 곧바로 성능 하락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성능을 갈구하는 PC 사용자는 저전력 제품군에 대한 완성도를 의심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2~3년 사이에 걸쳐 이런 분위기는 많이 달라졌다. 그 이전부터 그린(Green)을 앞세워 성능과 효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안간힘 썼고 성과가 하나 둘 나타났다. 뛰어난 성능을 갖추면서도 기존 제품과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낮은 전력 소모를 보여주고 있다. 그 덕분에 가정이나 휴대기기 전반에 걸쳐 성능이 상향평준화되는 득을 안겨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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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텔이 최근 선보인 6세대 코어 프로세서도 고성능과 효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 주목을 받고 있다. 예컨대 오버클럭이 가능한 K처럼 성능이 필요한 제품은 그에 따른 전력소모를 할 수 있지만, 그게 필요 없다면 최적의 와트당 성능비를 제공하고 있다.

     

    고효율의 열쇠는 새 설계와 미세공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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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출시된 6세대 코어 프로세서, 코드명 스카이레이크(Skylake)는 기본형 프로세서의 전력소모가 65W에 불과하다. 4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84W, 3세대의 77W, 2세대의 95W와 비교하면 괄목할 수준의 전력소모다. 당장 2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비교하면 30% 가량 전력소모가 줄었다. 그럼에도 성능은 오히려 개선됐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먼저 미세공정의 혜택이 크다. 인텔은 5세대 코어 프로세서에 들어서 22나노미터보다 더 미세한 14나노미터 공정 기술을 도입했다. 공정이 미세해질수록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집적할 수 있게 된다. 실제 14나노미터 공정이 도입되면서 4세대 코어 프로세서 대비 50% 이상 트랜지스터를 담을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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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세대에 와서 14nm 공정과 새 기술을 도입해 성능과 효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트랜지스터의 간격은 줄어들면서 발생할 수 있는 전력손실을 줄인 것이 스카이레이크의 특징이다. 기존 22나노미터 공정에서 80나노미터였던 트랜지스터간 간격은 14나노미터에서 52나노미터로 줄일 수 있었다. 핀도 3개에서 2개로 줄였다. 또한 핀 높이를 10나노미터 높여 집적도와 전력소모 사이를 절묘하게 조율했다.

     

    새로운 기술도 적극 도입됐다. 성능 향상을 위해 캐시 메모리 대역폭을 크기 높였으며, 실행 유닛의 효율을 개선했다. 프론트엔드 확장도 이뤄지면서 쓰레드당 처리 효율이 크게 늘었다. 인텔 자료에 따르면, 윈도우 명령어 처리에 있어 2세대 코어 프로세서 대비 50% 이상 향상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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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세대 코어 프로세서에는 성능과 함께 전력효율에 대한 고민도 담겨 있다

     

    실질적인 전력 효율을 위한 기능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인텔은 터보 부스트(Turbo Boost) 기능으로 사용 환경에 따라 프로세서가 능동적으로 작동속도를 변화해 전력 소모와 효율 사이를 줄타기 했다. 이번에는 반응성이 개선된 스피드 시프트(Speed Shift) 기술이 더해졌다. 하드웨어로 구현되던 전력 효율을 운영체제와 함께 능동적인 대응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 기술이 적용되어도 기본 속도나 최대 속도의 틀은 유지된다. 그러나 제조사가 운영체제 수준에서 조절 가능해진 부분이 다르다. 브랜드 완제품 PC라면 제조사가 제품 성격에 따라 이 부분을 조절해 제공하게 될 것이다. 이 외에도 내장 그래픽 프로세서와 메모리간 전송 구조를 바꿔 성능은 높이고 전력 소모는 줄였다.

     

    플랫폼의 변화도 포인트

    프로세서의 효율 개선도 중요하지만 호흡을 맞추는 다양한 부품들과의 효율성도 고려해야 한다. 6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이 부분에서 지난 제품들과 다른 길을 걷고자 했다. 플랫폼 자체의 변화로 확장성과 효율성을 확보한 것이다.

     

    가장 먼저 변화한 부분은 바로 메모리다. 6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DDR3와 DDR4를 모두 지원하게 된다. 저가 라인업이 아니라면 대부분 DDR4를 쓰게 되는데, 5세대 코어 프로세서 익스트림 라인업인 X99 칩셋 메인보드부터 도입된 이 메모리는 높은 속도로 작동하면서 전압을 기존 1.5V 수준에서 1.2~1.3V 수준까지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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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카이레이크와 호흡을 맞추는 Z170 칩셋에서 다양한 최신 인터페이스를 쓸 수 있게 됐다

     

    8GT/s의 대역폭을 갖는 DMI(Digital Media Interface) 3.0을 도입한 점도 특징이다. 대역폭이 커지면서 PCI-Express 구성도 자유로워지고 다양한 장치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Z170 또는 상위 칩셋 메인보드에선 PCI-Express 기반의 NVMe SSD 사용도 자유롭다.

     

    그 동안 저전력이라고 하면 각 부품 자체에서의 노력이 주를 이뤘다. 그래픽 프로세서도 과거 250W 전력소모가 고성능의 포인트가 되던 것과 달리 150~200W 이하로 내려왔다. 그럼에도 성능은 기존 제품을 압도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그와 비교하면 프로세서의 와트당 성능비 개선 속도는 약간 더딘 면이 없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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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가장 중요한 프로세서와 함께 플랫폼까지 개선하며 전반적인 시스템 효율을 개선하고자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큰 틀은 유지하고 있지만 낭비가 되었던 부분은 고쳐 가면서 완성도를 높인 셈이다. 비록 기존 플랫폼을 쓸 수 없게 됐지만, 그만큼 큰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것이 6세대 코어 프로세서라 하겠다.

     


    베타뉴스 신근호 기자 (danielbt@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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