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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게이밍 시대를 열다, 인텔 6세대 코어 스카이레이크K


  • 신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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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5-08-17 16:26:10

    PC 시장에는 매년 변화와 진화가 거듭되어 왔지만, 2015년은 남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 같다. 새로운 윈도우 운영체제가 공개되어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고, 미세 공정 또한 10나노미터대 수준에 진입하며 시장을 선도하는 중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접근 방식의 PC 제품들도 점차 고개를 들기 시작한 것도 올해였다.

    아무래도 올해 PC 시장의 화두는 윈도우 10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겠지만, 이에 따른 주요 부품 및 주변기기들도 주변에서 주목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드러지는 행보를 보이는 곳은 CPU 시장이다. 특히 지난 2년 가량 시장을 이끌던 인텔 4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뒤를 이을 차기 프로세서가 한 해에 2세대가 출시됐다. 매년 틱과 톡으로 대변되던 인텔 프로세서 전략을 올해는 한 번에 경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플랫폼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길이 다르지만 이 같은 전략을 취한 것은 사실상 처음 있는 일이다.

    물론 우여곡절은 있었다. 인텔이 22나노미터 공정에서 더 미세화된 14나노미터 공정을 도입하기 위한 시간이 제법 지연된게 그 이유다. 결국 발매 일정이 늦춰졌고, 어쩔 수 없이 인텔은 두 세대 라인업을 같은 해에 출격시킬 수 밖에 없는 그림을 그리게 됐다.

    하지만 분명히 해야 할 부분은 6세대 코어 프로세서, 코드명 스카이레이크(Skylake)K는 게임 체인저 본연의 역할에 충실한 모습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5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공정만 미세해졌을 뿐 기존 하스웰 아키텍처를 쓰는 반면, 스카이레이크K는 미세공정의 이점과 새로운 아키텍처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14나노미터 + 새 아키텍처로 완전한 진화 이뤘다

     

    브로드웰, 5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14나노미터 미세공정 도입에 그 의의를 뒀다. 인텔 입장에서는 굳이 모험을 할 필요가 없다. 기존 아키텍처에 미세공정을 도입하고 기술 안정을 꾀하다, 자연스레 안정화가 이뤄지면 새 아키텍처를 도입하는 식이다. 이것이 틱-톡(Tick-Tock) 전략의 핵심이자 스카이레이크K가 탄생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미세공정과 새로운 아키텍처. 스카이레이크K는 윈도우 10과 함께 좋은 컨텐츠를 들고 우리 앞에 섰다. 성능 개선을 위한 일부 명령어 세트들이 개선됐거나 추가되었다. 같은 다이 면적에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집적하는 만큼 CPU와 내장 그래픽 코어의 구조도 성능과 효율 사이에서의 접점을 찾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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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카이레이크K의 실제 구조와 적용된 명령어 세트에 대한 부분은 미공개인 상태다. 인텔은 차후 개최될 IDF 2015를 통해 이야기 보따리를 하나 둘 풀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자세한 언급 또한 해당 시기 이후에나 가능해 보인다.

    데스크톱 6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열설계전력(TDP)은 제품에 따라 35~65W 수준이 될 예정이다. 현재 시장에 있는 오버클럭 라인업인 K 시리즈는 95W의 TDP를 갖는다. 기존에는 동일한 프로세서에 K와 그렇지 않은 프로세서간 속도는 큰 차이가 없었지만 이번에는 차이를 둘 것으로 예상된다. 일례로 코어 i5 6600과 6600K는 200MHz 가량 차이 난다.

    내장 그래픽 프로세서에도 변화가 있었다. 이번 스카이레이크K에 탑재된 그래픽 코어는 인텔 HD 그래픽스 530이라는 이름을 하고 있다. GT3라는 코드명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브로드웰에 탑재된 GT3급 코어인 인텔 HD 그래픽스 6000과 흡사하다. 48개의 실행 유닛과 8개의 렌더링 파이프라인 등이 주요 사양들이고 윈도우 10의 다이렉트(Direct)X 12와 오픈GL 4.4, 오픈CL 2.0 등을 지원하게 된다. 물론 DX12는 모든 명령어 세트를 지원하지 않겠지만 향후 게이밍 환경을 대비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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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외에도 인텔 HD 그래픽스 530에서는 UHD 영상 가속을 위한 HEVC, VP8/9의 디코딩/인코딩 처리를 하드웨어에서 지원하게 됐다. 뿐만 아니라, 가상화 환경에서 그래픽 코어를 직접 연결하는 기능도 제공된다. 프로세서의 VT-d 기술을 활용해 가상 머신에 그래픽 코어의 자원을 할당하고 자연스러운 그래픽 가속이 가능해진다.

    내장 그래픽 코어라도 이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 되었다. 특히 윈도우 10의 DX12는 멀티어댑터(Multiadaptor) API를 통해 외장 그래픽 프로세서와 내장 그래픽 코어 사이에 유기적으로 가속, 데이터를 처리하는 구조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기종 그래픽 가속에 대한 가능성이 열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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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상된 게이밍 성능

    새로운 프로세서와 플랫폼, 과연 어떤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까? 스카이레이크K와 하스웰 둘을 놓고 비교해 봤다. 데스크톱 브로드웰이 있지만 스카이레이크K와는 다른 길을 걷는 제품이므로 제외했다. 프로세서 자체의 성능도 중요하지만 게이밍 환경에서의 성능을 조명해 보기로 하자. 비교에는 내장 그래픽 프로세서와 외장 그래픽 프로세서 환경 모두 간단히 테스트하기로 했다. 외장 그래픽 프로세서에는 지포스 GTX 980 Ti가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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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내장 그래픽 코어의 성능 차이를 비교해 보자. 이를 위해 3DMark 파이어스트라이크(Fire Strike)를 실행했다. 풀HD 프리셋 설정으로 어느 정도의 차이를 보여주는지 알아봤다.

    테스트 결과, 하스웰(i5 4690K)은 750점, 스카이레이크K(i5 6600K)는 1,025점을 기록하며 20% 이상의 성능 차를 보여줬다. 절대 성능 자체로만 비교하면 일반 보급형 수준의 그래픽카드와 비슷한 모습이지만, CPU와 CPU간의 차이로 본다면 괄목할 성장이라고 보는 것이 맞겠다. 실행 유닛의 증가와 DDR4 메모리 활용에 의한 성능 차이가 드러난 테스트라고 볼 수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을 실행해 평균 프레임을 측정했다. 일반적인 풀HD 해상도에서 그래픽을 매우 높음으로 설정한 상태다. 이 때, 하스웰은 평균 60프레임에 조금 못 미치는 움직임을 보였다. 대부분 하스웰 계열 프로세서는 제품에 따라 평균 45~60프레임 사이를 오간다.

    스카이레이크K는 동일한 설정에서 평균 80프레임을 전후로 안정적인 성능을 보였다. 이제 60프레임 이하로 내려가 화면이 뚝뚝 끊기는 모습을 보기 어려울 듯 하다. 본격적으로 내장 그래픽 코어 만으로 캐주얼 게임은 무난히 소화해 낼 수준까지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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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윈도우 10에 들어간 다이렉트X 12의 성능을 알아봤다. 3DMark 에는 API의 처리효율을 알아보는 테스트 항목이 있다. 바로 드로우콜 테스트인데, 화면에 그려지는 건물 모양의 오브젝트를 처리하면서 CPU와 그래픽 프로세서간 효율을 가늠한다. DX12는 이 부분이 상당부분 강화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는 그래픽카드를 별도로 연결해 테스트가 진행됐다.

    그 결과, 하스웰은 1,510만 개 가량의 드로우콜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윈도우 8.1의 DX11만 하더라도 다중처리 기준으로 대부분 200~300만 수준이니까 5배 이상 향상된 셈이다. 하지만 스카이레이크K는 이보다 더 많은 1,550만 드로우콜을 처리한다. 40만 정도로 큰 차이가 없다고 보는 사람도 있겠으나 이전 세대와 비교하면 더 많은 차이가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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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일한 3DMark 파이어스트라이크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래픽 프로세서의 성능이 있으니 이번에는 QHD 해상도 환경에서 측정됐다. 하스웰은 6,890점을 기록했으며, 스카이레이크K는 7,088점을 기록하며 향상된 성능을 증명했다. 하지만 그 차이는 크지 않은데, 아직 테스트 환경 자체가 DX12를 완전히 지원하지 않기 때문으로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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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는 게임 GTA 5를 통해 프로세서간 차이를 알아봤다. 풀HD 해상도에서 그래픽 옵션을 가장 높은 울트라(Ultra)를 적용하고 테스트를 진행했다. 워낙 사양이 높은 게임이라 최대한의 수치를 보기 위해 풀HD 해상도를 선택했다.

    측정 결과, 하스웰은 60프레임을 조금 넘는 결과를 내놨다. 반면, 스카이레이크K는 68프레임 가량을 기록하며 확실한 성능 차이를 보여줬다. 게임에 따라 결과는 다르겠지만, DDR4 메모리나 기능 개선이 있는 스카이레이크K 쪽이 전반적으로 조금 우세한 성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윈도우 10 시대 맞는 게이밍 프로세서로의 역할 기대

    6세대 코어 프로세서, 스카이레이크K는 향후 달라질 PC 환경에 대비하고 있다. 프로세서 자체의 기술도 그렇지만 플랫폼 단위에서의 변화에 주력한 점도 이를 뒷받침해 준다. DDR4와 DMI 3.0으로 인한 대역폭 증가, 최신 규격의 입출력단자 제공 등이 포함된 플랫폼으로의 변경이 대표적인 부분이다. 변경된 소켓 규격으로 이전 세대 메인보드간 호환성은 사라졌지만 대폭 변경된 플랫폼 구조를 따라가려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아직 출시 초기이기에 선택의 폭은 아직 좁다. 시장에는 오버클럭이 가능한 코어 i5 6600K와 i7 6700K만이 있을 뿐이다. 하지만 빠른 시일 내에 인텔은 다양한 스카이레이크 라인업을 전개하며 선택의 폭을 넓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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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하스웰(인텔 9 시리즈 칩셋)을 쓰고 있다라는 가정 하에 스카이레이크 플랫폼은 지금 당장 선택 가능한 좋은 플랫폼이라 보기 어렵다. 특히 구매 시기가 1년 내외라면 그렇다. 반면, 3세대 이전 플랫폼의 코어 프로세서라면 세대교체를 고민할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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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이머에게는 스카이레이크 플랫폼이 유리할 수 있다. 빠르고 넉넉한 대역폭을 제공하는 DDR4 메모리의 채택과 8GT/s로 증가한 디지털 미디어 인터페이스(DMI) 3.0은 지금 또는 향후 출시될 그래픽카드의 성능을 최대한 끌어낼 것이기 때문이다. PCI-Express 기반 SSD의 운용도 유연하게 바뀌었다. 플랫폼과 아키텍처의 진화, 스카이레이크K는 윈도우 10 시대에 알맞은 게이밍 시스템으로 활약할 준비를 마쳤다. 이제 소비자의 선택만이 남았을 뿐이다.


    베타뉴스 신근호 기자 (danielbt@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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