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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총무성, NTT도코모 계열사간 독점적 결합상품 출시 제한


  • 안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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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5-07-08 11:19:52


    일본 총무성이 이동통신 시장 지배적 사업자인 NTT도코모’의 계열사간 무선 결합상품 출시를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일본 총무성은 그동안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결합상품을 원천적으로 금지해 오다가 NTT도코모의 시장점유율 급락으로 인해 결합상품을 제한적으로 허용했다. 하지만 NTT도코모의 계열사간 독점적 유무선 결합상품 출시를 규제하기로 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미래창조과학부 및 방송통신위원회와 비견되는 일본의 통신 규제 기관인 총무성은 초고속 인터넷 사업자인 ‘NTT동서(東西)’에 관한 ‘FTTH(초고속) 서비스 도매역무 사업법 적용 지침’을 발표했다. 여기서 NTT도코모가 NTT그룹 계열사인 NTT동서 유선 상품과의 독점적 결합상품 제공을 금지행위로 규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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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에 따라 NTT도코모는 자사 가입자가 결합상품을 이용하고자 할 경우 NTT동서뿐만 아니라 19개에 달하는 일본 내 초고속 인터넷 사업자와도 별도의 가입 및 해지 절차 없이 결합상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새로운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총무성은 NTT도코모가 원가 이하의 결합상품 요금을 책정하거나 ‘초고속 인터넷 공짜’와 같이 결합상품 판매 시 유선 상품 원가를 크게 하회하는 것처럼 설명할 수 없도록 했다.

    이같은 사업법 지침 도입 배경에 대해 총무성은 ‘전기통신사업법 적용 가이드라인’에서 “규제적용 사업자가 초고속 서비스와 자사 이동통신 서비스를 타당한 이유없이 배타적으로 결합해 제공하면 관계 사업자의 서비스를 배타적으로 유리하게 취급하게 된다”며 “서비스 제공 형태나 내용에 따라 경쟁사업자와의 공정경쟁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해외에서 우리나라 이동통신 시장과 가장 유사하다고 평가받고 있다. 1984년 이동통신 요금인가제가 도입된 이후 1996년 신고제로 전환되는 등 소매요금 규제가 단계적으로 완화되는 추세이다. 그럼에도 시장경쟁 왜곡 등을 고려해 결합상품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규제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 총무성은 지배적 사업자의 결합상품 출시를 금지해 오다 50%를 상회하던 NTT도코모의 시장점유율이 최근 43.6%까지 떨어지자 2015년 3월 타 초고속 사업자와 동등결합, 원가 이하 약탈적 요금제 금지, 유선 공짜 마케팅 금지 등을 조건으로 결합 서비스 출시를 제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그렇지만 총무성의 ‘NTT도코모 결합상품 제한적 허용’ 발표 후 이통사 및 케이블TV 등 250여 관련 업체들은 물론 총무성 내 정보통신심의위원회와 자민당 정보통신전략 조사위원회에서 이동통신 지배력의 유선 시장 전이, 경쟁사 배제 등에 따른 시장 황폐화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자 총무성은 각계 의견을 수렴해 NTT도코모의 결합상품 규제 지침을 발표했다.

    일본은 NTT도코모의 점유율이 40%대 초반으로 떨어진데다 3위 사업자인 소프트뱅크 점유율이 24.7%(약 3,770만명)까지 상승하는 등 우리나라 보다 시장 경쟁 환경이 훨씬 잘 조성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쟁 보호 차원에서 지배적 사업자의 결합상품 출시를 금지해 오다 올해 들어서야 강력한 규제 지침을 부과하며 출시를 제한적으로나마 허용했다.

    즉 일본의 시장 규제 철학은 ‘건전한 시장경쟁 환경’과 ‘소비자 후생’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라 긴밀히 상호작용하는 인과관계이며, 따라서 공정경쟁 환경 조성을 위한 합리적 규제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리 나라의 경우 ‘인가역무 결합상품 요금적정성 심사지침’을 통해 지배적사업자의 결합상품 규정을 마련하고 있으나 심사 면제 조항이 있어 실질적인 심사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최근 요금 인가제 폐지 결정에 따라 결합상품 관련 규제는 유지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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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타뉴스 안병도 (catchrod@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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