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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활용성 높인 사운드 플레이트, 위메이트 ‘SB-800’


  • 신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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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5-06-05 14:02:54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DVD의 급속한 보급과 더불어 홈씨어터 시장이 짧지만 빠르게 성장했다. 가정에서 5.1채널 입체음향을 들을 수 있게 해주는 홈씨어터 시스템은 당시 많은 이들의 워너비 아이템이었고 고가의 홈씨어터 시스템은 일종의 ‘부의 상징’처럼 그려졌다.


    그러나 이 홈씨어터 시스템의 인기는 2010년 즈음부터 급속도로 사그라지기 시작했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는 홈씨어터 시스템을 갖추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닌데, 총 6개의 스피커(프런트x2/센터x1/리어x2/서브우퍼x1)와 AV 리시버 또는 AV 앰프를 구입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고, 설치와 세팅이 복잡하며,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등 대중화의 제약이 여럿 있었다.


    여기에 5.1채널에서 6.1채널, 7.2채널 식으로 서라운드 사운드 포맷이 발전할수록 시스템을 추가하거나 기기 자체를 업그레이드해야 했다. DVD 이후에는 블루레이 디스크라는 고해상도 디스크 포맷이 등장하면서 플레이어까지 다시금 바꿔야 하는 상황에 이르자 수많은 AV 마니아들이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포기하고 간편한 사운드바로 넘어갔다.


    사운드바는 하나의 기다란 바(Bar) 형태의 스피커 시스템으로, 인클로저 내부에 무수히 많은 드라이버 유닛을 배치하고 각각의 드라이버 유닛들이 각기 다른 방향으로 음을 쏴 반사음을 형성해 서라운드 효과를 만드는 일종의 가상 5.1채널 스피커 시스템이었다. 초기에는 하나의 인클로저지만 직진성이 강한 트위터 다수와 저음의 양감을 만드는 우퍼 유닛을 복수로 사용하는 등 물량의 충실함이 받쳐졌기에 나름의 서라운드 효과를 느낄 수 있었다.


    그렇지만 이런 설계 방식은 기기값의 상승을 요구했고 제법 들을 만한 사운드바는 백만 원 단위가 넘어 역시 일부 마니아들의 관심에 그쳤다. 현재의 사운드바는 초창기 사운드바와 달리 유닛의 개수가 매우 적어 제대로 된 서라운드 사운드를 만들지는 못하고, 높은 출력을 자랑하는 앰프를 통한 사운드 증폭 정도의 의미만 지니고 있다.


    현재는 사운드바 대신 사운드 플레이트가 AV 시장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애초에 공간을 차지하지 않도록 TV 아래 넓적한 받침대 형태로 된 스피커로 만든 것이다. 보스, 온쿄, 데논, 야마하 등 많은 AV 전문업체들이 현재 사운드바와 함께 사운드 플레이트를 출시하고 있으며, LG전자 역시 사운드 플레이트에 셋톱박스를 결합한 ‘우퍼G’를 내놓은 상태다.



    스피커와 사운드바를 전문으로 출시해 온 국내 기업 위메이트(Wemate)도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춰 사운드 플레이트(모델명 SB-800, 이하 SB800)를 내놓았다.


    SB800은 납작한 직사각형 형태로 된 사운드 플레이트다. 사운드 플레이트의 장점은 풍부한 저음에 있다. 기존 사운드바들이 두께가 얇 TV와 어울리도록 역시 얇게 디자인되다 보니 저음 재생에 취약했다. 일부 제품들은 별도의 서브우퍼를 원했지만 짐이 많아지는 것을 반길 이는 역시 많지 않을 것이다.



    사운드 플레이트는 TV 하단에 설치하는 제품인 탓에 두께가 다소 두꺼워져도 TV 화면을 가리지 않는다. 더욱이 넓적한 바닥면 아래쪽에 대구경 우퍼 유닛을 설치할 수 있어 깊은 저음을 재생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SB800은 전면에 2인치 풀레인지 스피커 유닛이 2개, 바닥면에 4인치 우퍼 유닛이 1개 장착된 2.1채널 구성이다. 유닛 수가 많지 않아 정교한 서라운드 사운드 재생은 어렵지만 60W의 출력으로 일반적인 거실 공간을 풍성하게 울려준다.



    제품의 가로 너비는 50cm이며 높이는 7cm다. 생각보다 아주 높지는 않고 좌우로 넓어 TV를 안정감 있게 올려놓을 수 있다. 단, TV 스탠드가 중앙에 있지 않고 TV 좌우 끝단에 있다면 SB800을 두기 곤란할 수도 있다. 가급적 TV 스탠드의 모양과 높이를 고려해서 SB800을 선택해야 한다.



    제품 전면에는 금색 띠를 둘렀고 전면부 중앙에 경사면을 두고 조작버튼과 상태 정보창을 뒀다. 버튼은 왼쪽부터 전원 버튼/입력 모드 버튼/볼륨 감소 버튼/볼륨 증가 버튼으로 이뤄졌다. 직관적이고 심플한 버튼 배열로 조작이 간편하다. 또 간편한 조작을 위해 리모컨도 함께 제공한다.



    뒷면에는 다양한 단자가 마련됐다. 지름 3.5mm 아날로그 AUX 단자와 RCA 단자, 그리고 디지털 광 입력 단자 2개가 마련됐다.



    이 중 AUX 단자와 광 단자의 쓰임새가 많아 여러 기기에 동시에 연결해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유선 연결 외에도 블루투스 연결이 가능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통한 음악 재생도 무선으로 즐길 수 있다.



    패키지를 열어보면 제법 알찬 구성이 만족스럽다. 10만 원대 제품이지만 AUX 케이블과 RCA 케이블, 광 케이블이 모두 기본 제공된다. 따로 케이블을 구매할 필요 없도록 사용자를 배려한 부분이 마음에 든다.


    매뉴얼을 보면 SB800이 30kg의 무게까지 지탱할 수 있다고 적혀 있다. 55인치 LED TV 대부분이 20kg 이하인 점을 감안하면 TV 무게에 대한 걱정을 안 해도 된다. 다만 화면 크기가 크면 좌우 50cm에 불과한 SB800이 좀 작아 보이는 경향이 있다. 가장 잘 어울리는 TV 화면 크기는 40~46인치일 듯하다.


    ▲ LG전자 24인치 모니터 24MT57B를 배치했다


    책상이 크고 공간이 넉넉하다면 SB800을 모니터 아래에 두고 사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아래쪽으로 저음을 방사하는 다운 파이어링 방식이어서 종종 아래쪽으로 진동이 느껴진다. TV 아래에 설치할 때에는 TV 랙과 떨어져 있으므로 진동을 직접 체감할 일이 없지만 책상 위에 SB800을 두고 양손을 책상 위에 올려놓게 되면 은근 신경 쓰인다. PC 스피커로는 아무래도 어울리지 않는다.



    영화를 재생해봤다. 영화 시작과 동시에 사운드의 양감 차이가 확연히 느껴진다. 일반적으로 TV 스피커의 최대 출력은 정격출력 기준 20W가 최대다. 게다가 사용된 유닛의 크기가 작고 품질이 조악해 볼륨을 높이면 찢어지는 소리가 들리고 저음은 좀체 느끼기 어렵다.


    그러나 SB800은 시작부터 시종일관 풍부한 사운드와 단단한 저음을 재생하며 공간을 소리로 가득 채워준다. 홈씨어터 스피커 시스템이고, 가격대가 저렴한 탓에 명료도와 해상력 부분에서의 아쉬움은 있지만 적어도 음량과 음압에서는 TV 사운드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음악을 블루투스로 재생해봤다. 스마트폰과 페어링한 후 저장된 곡을 틀자 마치 클럽에 있는 듯 소리가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진다. 아주 고음질을 원하지 않는다면 굳이 별도의 스피커 시스템을 구입할 필요가 없을 만큼 비트감을 느낄 수 있다.


    스마트폰과 블루투스로 연결하고, 광 단자에 셋톱박스와 게임 콘솔 등을 모두 연결할 수 있으니 올인원 오디오 시스템이 된다. 다만 HDMI 단자를 갖추지 않은 점이 아쉽다.
     
    합리적인 가격에 만족도 높은 사운드 플레이트



    결과적으로 SB800은 매우 간편하고 저렴한 오디오 시스템이다. 10만 원대 중후반의 가격으로 사운드바 역할과 블루투스 오디오 시스템 역할을 겸한다. 가격이 저렴하지만 기능과 만듦새는 기대 이상이다. 평소 TV의 사운드가 만족스럽지 않았거나 스포츠 경기와 영화 관람이 잦은 이라면 한 번쯤 구매해 사운드를 업그레이드하면 좋을 듯하다.


    베타뉴스 신근호 기자 (danielbt@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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