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하이파이를 꿈꾼 블루투스 스피커, B&W T7


  • 신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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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4-12-30 19:29:42

    잘 다듬어진 디자인과 높은 가격대로 하이파이 스피커나 홈 오디오 시스템을 공략하던 소위 명품 오디오 브랜드들이 휴대용 블루투스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올 12월 덴마크 오디오 브랜드 뱅앤올룹슨(Bang & Olufsen)이 자사의 첫 블루투스 스피커 '베오플레이 A2'를 출시했고, 하이엔드 스피커로 유명한 영국 오디오 브랜드 B&W(Bowers & Wilkins) 역시 같은 시기에 처음으로 블루투스 스피커 ‘T7’을 선보였다.

     

    ▲ B&W 블루투스 스피커 T7

     

    이들이 내놓은 블루투스 스피커는 고가의 하이엔드 블루투스 스피커 시장을 새롭게 형성하고 있다. 세련되고 깔끔한 디자인을 유지하면서 일반 블루투스 스피커를 훨씬 뛰어넘는 높은 가격대를 지닌 것이 특징이다. 과연 사운드 역시 가격대에 어울리는 소릴 들려줄까? B&W의 첫 블루투스 스피커 T7을 만나보자.

     

    T7은 디자인부터 다른 블루투스 스피커와 차별화됐다. 다른 블루투스 제품이 다양한 색상과 젊은 이미지를 부각시키려한 반면 T7은 중후하고 멋스러운 느낌이 강하다. 가볍게 들고 다니는 휴대용 블루투스 스피커가 아닌 품격있는 가구에 어울리는 인테리어 소품에 더 어울린다. 

     

     

    크기는 가지고 다니기보다는 집 안에서 사용하기에 최적화됐다. 너비는 210mm, 높이 114mm, 깊이 54mm로 휴대에 특화된 블루투스 제품보다는 큰 편이다. 무게는 950g으로 한 손으로 들어보면 꽤 무겁다. 휴대용 제품이지만 아웃도어용으로 쓰기에는 다소 부담스럽다.

     

    옆 테두리는 모두 고무소재로 덧대어 있어 외부 충격으로부터 스피커를 보호한다. 테이블 위에 놓을 때도 고무가 충격을 완화하며 쉽게 미끄러지지도 않는다. B&W의 이름을 건 제품답게 마감도 만족스럽다. 잘 보이지 않는 뒷면 디자인까지 깔끔하게 완성했다.

     

     

    벌집 모양의 ‘마이크로 매트릭스’는 원래 진동을 억제하기 위한 구조물이지만 이것이 T7의 디자인 포인트가 됐다. 유일하게 반짝이는 부분인 벌집 구조는 독특하면서 세련된 느낌을 준다.

     

    전원 버튼은 오른쪽 측면에 있다. 전원 버튼을 2초가량 누르면 기계적인 비프음이 아니라 짧은 음악 소리가 나온다. 이것은 전원을 끌 때도 마찬가지다. 전원을 켜고 끌 때의 소리가 달라 소리만으로도 전원 상태를 알 수 있다.

     

     

    배터리량은 전원 버튼을 누르면 5개의 LED 인디케이터로 알려준다. 배터리량은 음악을 들으면서 자주 보게 되는 만큼 LED 인디케이터가 측면이 아닌 스피커 정면에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으로 보인다.

     

     

    조작을 위한 버튼은 스피커 윗면에 있다. 버튼이 스피커 디자인에 녹아들기 위해 같은 고무소재로 되어 있으며 각각의 모양으로 튀어나와 있어 손으로 만져 누를 수 있다. 조작 버튼은 4개로 페어링 버튼과 재생/ 정지, 음량 버튼으로 나뉜다.

     

    페어링을 위해서는 페어링 버튼을 2초 정도 꾹 눌러주면 되며, 음악 재생/ 정지 버튼을 두 번 누르면 다음 곡을 재생한다. T7은 아웃도어를 겨냥한 만큼 버튼이 가볍게 눌려 오작동이 되지 않도록 했다. 그렇지만 버튼을 힘주어 꾹 눌러야 하는 만큼 키감이 좋은 편은 아니다.

     

     

    T7의 충전을 위해서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흔히 쓰이는 마이크로 5핀 단자가 아닌 전용 AC 어댑터를 사용해야 한다. 그렇기에 USB 케이블로 어디서나 쉽게 충전하기는 어렵고 여행지에서 스피커를 듣고자 한다면 불편하지만 따로 어댑터를 챙겨야 한다.

     

    그렇지만 4시간 충전으로 최대 18시간이나 음악을 들을 수 있어 어댑터를 챙기는 일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8시간 재생은 음량을 75% 올렸을 때의 기준이고 볼륨을 조금 낮춘다면 24시간 하루종일 음악을 듣는 것도 가능하다.

     

    B&W T7 사운드의 매력은 강한 출력이다. 2개의 50mm 풀레인지 드라이버가 각 12W 씩 총 24W의 출력을 낸다. 스마트폰의 내장스피커보다 더 좋은 소리를 듣기 위해 블루투스 스피커를 마련했는데 이 마저도 시원치 않다면 T7이 그 허전함을 달래줄 것이다.

     

    T7의 강력한 출력은 전원 코드를 연결하는 일반 스피커를 대체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한다. 빵빵한 출력의 스피커로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싶다면 T7의 소리가 그에 맞는 충분한 출력을 선사한다.

     

     

    하이엔드 스피커를 제작하는 B&W 제품이라 원음에 충실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저음이 상당히 강력하고 조금 과장된 느낌이다. T7에는 중저음을 보강하기 위해 베이스 라디에이터가 담겼는데 확실히 묵직하고 탄탄한 저음을 낸다. 힙합이나 댄스 음악을 즐기기에 충분하며 기존 소형 스피커가 구현하지 못한 강력한 저음을 맛볼 수 있다.

     

    그렇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다소 과장된 저음이 있어 클래식 음악에는 잘 어울리지는 않는 편이다. 묵직한 중저음이 앞서 있어 탁 트인 사운드의 클래식을 즐기기에는 조금 부족하다.

     

     

    뒷면에는 외부입력단자(AUX)를 채택해 블루투스 기능이 없는 MP3 플레이어 등을 연결해 유선 스피커로도 활용할 수 있다. 또한 마이크로 5핀 USB 단자가 있지만 이 단자를 통해 충전은 불가하며 단지 펌웨어 업데이트를 위한 용도로만 사용된다. 맨 오른쪽에는 리셋 단자가 있어 제품에 이상이 생겼을 때는 이곳을 눌러 블루투스를 다시 복구할 수 있다.

     

    질리지 않는 디자인과 남다른 출력 돋보여

     

     

    T7은 하이파이 스피커로 잘 알려진 B&W 제품답게 다른 블루투스 스피커에서 찾기 힘든 고급스럽고 세련된 디자인을 맛볼 수 있다. 옆면이 전부 고무로 둘러져 있어 충격에 강하며 혹시 모를 흠집에 스피커를 애지중지하지 않아도 된다.멋진 스피커 디자인에 걸맞은 강력한 사운드를 내 밋밋한 블루투스 스피커의 소리가 지겹다면 T7 사운드에 기대를 걸어도 좋다. 베이스 라디에이터로 강력한 저음을 내지만 약간은 과한 듯한 느낌이 있다.

     

    B&W T7의 가격은 49만 5천 원으로 국내 수입은 로이코가 담당한다.


    베타뉴스 신근호 기자 (danielbt@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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