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리뷰

LG전자, 감성 자극 42형 클래식 TV '42LB640R'


  • 김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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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4-11-11 10:12:28

    가전제품의 가치를 성능에서만 찾던 때는 옛날이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이왕이면 보기에 더 예쁜 제품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있다. TV도 마찬가지다. 브라운관에서 PDP로, LCD로 바뀌며 달라진 것은 화질만이 아니다. 거무튀튀한 배불뚝이 외모가 날렵하고 매끄럽게 변했다. 최근 등장하는 TV들은 한층 앞선 미적 감각을 뽐내는 데 한창이다.

    이때 LG전자가 흥미로운 TV를 출시했다. 주인공은 바로 42형 클래식 TV ‘42LB640R’. 이 녀석은 독특하게도 구시대에 유물로 취급되는 브라운관 모습을 취해 눈길을 끈다. 그렇다면 안 예쁘지 않겠느냐고? 외모에 대한 선입견은 금물! 현대의 미적 기준을 적용해 브라운관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냈다. 마음으로는 복고의 감성을 자극하고 눈으로는 시선을 잡아끄는 그런 외모다.

    형제 TV인 전작 32형 클래식 TV의 경우 소비자 사이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번 클래식TV는 해당 후속 제품이자 크기를 키운 제품이다. 전작이 소비자의 ‘안방’을 노렸다면 이번 42형은 소비자의 ‘거실’을 정조준했다. 가전제품도 외모지상주의인 요즘, LG전자 42형 클래식 TV 42LB640R이 소비자에게 어떤 매력을 불러일으킬지 들여다봤다.


    복고인듯 복고아닌 복고같은 외모

     

     

     

     

    수려하다. 클래식TV 42LB640R을 처음 봤을 때 받은 첫인상이다. 그저 ‘복고풍’이라고만 설명하기에는 42LB640R의 세련된 느낌을 모두 표현하지 못한다. 부드러운 크림색으로 꾸민 앞면과 나무 무늬를 넣어 고전적인 분위기를 살린 테두리까지. 70~80년대 브라운관 TV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는 LG전자의 설명이 그럴듯하게 들린다. 복고와 현대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완벽히 해낸 느낌이다.

    사실 42LB640R의 외모에 관한 평가는 32형으로 나왔던 전작에서 모두 끝났던 얘기다. 당시 32형 클래식TV는 감성을 자극한다는 호평 속에서 지금까지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으니 말이다. 이번 신작은 외모 부분에서 크기 외엔 달라진 점이 없으니 그때의 호평을 그대로 이어받을 일이다. 몸집이 커졌음에도 클래식TV가 강조하는 외모의 강점은 여전하다.

    대신 앞서 말했듯 42LB640R은 화면 크기가 10형이나 늘어난 만큼 덩치가 꽤 불었다. 거치대를 제외한 크기가 가로 107cm에 높이 58.8cm며 거치대를 더하면 높이가 73cm이다. 그럼에도 이 녀석이 둔해 보이지 않는 것은 6cm에 불과한 날씬한 두께 덕이다. 덕분에 날렵한 느낌을 주는 한편 공간 활용성을 대폭 끌어올리는 결과를 냈다.

    패널을 감싸는 테두리도 이만하면 얇은 편이다. 테두리야 얇을수록 TV를 볼 때 눈에 거슬림이 덜하니 좋을 일이지만, 이보다 얇았으면 오히려 클래식TV가 주는 복고풍의 감성을 헤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래저래 전체적으로 종합하면 능히 홀로 거실 인테리어를 책임질 만한 생김새를 지닌 TV다.

    풀HD에 광시야각… TV 화질‧성능은 충분

    예쁜 생김새만큼 내실이 충실하지 않다면 빛 좋은 개살구일 터. 어떤 화면과 성능을 지녔는지 짚어보자. 먼저 42LB640R은 1920×1080 해상도를 지원하는 풀HD TV다. 물론 요즘 3840×2160(4K) 해상도의 UHD TV가 등장하고 있지만, 아직 4K 영상이 제대로 공급되지도 않고 있으며 아날로그 방송이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한 것이 최근임을 생각하면 풀HD로도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화면은 광시야각을 지원하는 IPS LCD 패널을 쓰고 LED 백라이트를 달았다. 광시야각이란 어떤 각도에서 TV를 봐도 색 왜곡이 없다는 얘기로, 시청자가 누워서 보든 엎드려 보든 화면색이 다르지 않는다고 이해하면 된다. 42LB640R이 요즘 TV의 기본미덕은 문제없이 지켰다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이다. 덧붙여 주사율은 60Hz, 명암비는 100만대 1로 전체적으로 제원은 흠잡을 데 없다.

    실제로 42LB640R을 통해 지상파 영상 등을 감상한 소감은 만족스러웠다. 화면은 충분히 선명하고 깔끔했으며, 42형임에도 꽤 대화면을 보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화면 테두리에만 백라이트를 집중하는 에지(Edge)형 LED 백라이트 방식인 LCD 패널 특유의 밝기 균일도가 떨어지는 현상도 느끼지 못했다. 전문가도 만족할 고성능 TV를 구매하는 것이 아닌 이상 화질에 대한 걱정은 떨쳐도 되겠다.  

    다만 운영체제(OS)를 품은 스마트TV가 아니므로 3D 기능이나 음성‧동작 인식 등의 각별한 기능은 없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복잡한 기능보다는 단순한 기능과 직관적인 조작을 좋아하는 시청자에겐 아쉬울 부분으로 느껴지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러한 기능 등을 뺐기 때문에 원가절감의 이득도 봤을 터니 말이다. 대신 아래 설명할 부가기능들로 혹시나 모를 아쉬움을 달랜다.

    다채로운 부가기능, 스마트TV 안 부러워

    스마트TV가 아니라고 42LB640R의 성능을 보통으로 보면 곤란하다. 이 녀석은 대신 전작 32형에 없던 특화 기능을 탑재하고 단자부를 확장해 편의성을 끌어올렸다. 특화기능부터 살펴보면 ‘스포츠 모드’, ‘힐링 모드’ 등이 42LB640R이 내세우는 차별점이다.

    첫째 스포츠 모드는 한 마디로 스포츠 경기 시청에 최적화된 기능이다. 축구 경기를 예로 들면 잔디의 색감을 더 파랗게 꾸미고 유니폼의 등번호 식별이 쉽도록 색을 더 선명하게 만든다. 음향까지 가상 서라운드 효과를 줘 현장감을 살리니 경기를 볼 때 생동감이 더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둘째 힐링 모드는 역동적인 스포츠 모드와 반대되는 개념이다. 일종의 ‘사운드 테라피’라고 볼 수 있는데, LG전자는 이 모드를 통해 숙면 유도와 집중력 향상, 스트레스 해소, 기분전환 등을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바쁜 일상의 휴식처인 TV가 심신도 달래주게 됐다.

    그 외 기능은 단자부에서 드러난다. 42LB640R은 MHL(Mobile High-Definition Link) 기능을 지원해 모바일 기기의 콘텐츠를 TV로 볼 수 있다. 인터넷의 영상 콘텐츠를 TV로 보는 것은 물론 스마트폰 게임을 큰 화면으로 즐기도록 돕는 기능이다. 쓰기에 따라 스마트TV 기능 부럽지 않게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 2개의 HDMI 단자를 품어 구글 크롬캐스트와 같은 미디어 플레이어를 연결하기 좋다

     

    USB 재생 기능도 지녔다. 외장하드나 USB 메모리를 TV에 연결하면 저장해 놓은 동영상이나 사진, 음악 등을 감상할 수 있다. 또 자체 메모리를 지니지는 않았지만 타임머신 레디(Ready) 기능을 지원해 외장하드를 연결하면 실시간 방송 녹화도 가능하다. 이 밖에 HDMI 단자 2개를 품었기 때문에 비디오 게임을 TV로 즐기는 데도 아무런 문제가 없겠다. 갖춰야 할 제원은 두루 갖춘 TV다.


    소비자 유혹하는 매력적인 제품, LG전자 클래식TV

     

    소비자의 눈높이는 빠르게 올라간다. 방송 기술의 발전 속도보다 훨씬 고성능 TV가 쏟아지는 것 또한 소비자의 눈높이를 껑충 뛰게 만드는 이유다. 더 높은 해상도와 좋은 화질에 대한 욕심은 소비자의 지갑에서 뭉칫돈을 꺼내게 만드는 매력적인 제안임이 틀림없다.

    여기서 LG전자의 클래식TV 42LB640R은 우월한 성능보다 TV를 바라보는 시청자의 시각에서 접근했다고 말하고 싶다. 겉보기에도 예쁜 TV가 매력적인 것은 당연한 일이다. 특히 요즘처럼 집 안 구석구석 인테리어까지 신경 쓰는 시대에서, 거실 한 중앙을 차지하는 TV의 외모는 성능에 대한 욕심을 뛰어넘는 구매 이유를 만든다. 이러한 의미에서 42LB640R은 여성은 물론 남성의 눈높이까지 맞출만한 제품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더불어 42LB640R의 성능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화질 면에서는 충분히 만족스러우며 기능 또한 탄탄한 기본기를 지녔다. 딱 한 가지 고민할 점이 있다면 가격적인 부분. 42LB640R의 출고가는 100만 원으로, 현재 인터넷 최저가는 70만 원 후반대에 형성 돼 있지만 같은 크기 제품보다는 몸값이 살짝 더 나간다. 42LB640R의 가치에 대한 판단은 소비자의 몫이다.


    베타뉴스 김성욱 기자 (betapres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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