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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성추행 게임위, 책임감 있는 결단 내려야

  • 김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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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4-08-14 03:38:53

    작년 말 출범한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가 신입사원 성추행 사건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광범위한 책임자 처벌과 최종 관리자인 위원장의 사임까지 고민해야 한다.
     

    회식자리에서 선임 2명이 남자 신입사원의 상의를 강제로 벗기고, 여직원 앞에서 바지 지퍼를 내리는 등 심한 모멸감을 줬다고 한다.

     
    또 강제로 입을 맞추고 이를 카메라에 담는 등 엽기적인 행각에 신입사원은 정신과 치료까지 받는 상황이라고 하니 게임위에 신뢰와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일반 공기관도 아닌, 심의 기관에서 벌어진 성추행 사건에 업계의 수치감은 배에 달할 수밖에 없다.

     
    게임위 내에서 벌어진 사건·사고는 게임물등급위원회 시절부터 있었다. 직원이 뇌물수수 혐의로 체포되는가 하면, 아케이드게임 업계에 직권 남용과 부정부패 의혹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돼 망신을 당했다. 이에 새정치민주연합 전병헌 의원은 게임위의 폐지를 주장하기도 했다.
     

    이후 게임위는 게임물등급위원회에서 게임물관리위원회로 이름과 기능을 바꾸고 부산으로 이전해 새롭게 출범했다. 또 법적으로 매해 국고 지원을 받는 기관으로 거듭났다. 작년 초 국고 지원 시한이 지나 직원들의 임금이 밀린 것에 비하면 최근 사정은 크게 개선됐다.
     

    이후 게임위는 딱딱한 규제 기관의 이미지를 벗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기울여 왔다. 페이스북 개설을 통해 대중들과 소통에 나섰으며, 전문성을 살린 기관지를 발행하기로 하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자 애썼다.

     
    더 강력해진 웹보드 게임 규제안에 맞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일부 업체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으나, 보다 전문화되고 체계적인 업무로 업계의 신뢰감을 높이는 듯 보였다. 특히 새 이름으로 새 공간에서 새로워진 업무를 시작한 만큼 보다 공정한 심의 기관이 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했다.

     
    하지만 이런 기대는 심한 배신감으로 되돌아왔다. 회식 자리에서 신입사원에게 심한 모멸감을 준 성추행 사건은 게임위의 위신을 크게 떨어뜨렸다. 과거에 겪었던 로비 의혹보다 훨씬 더 씻기 힘든 수치스런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 뻔하다.

     
    게임위는 피해를 입은 직원의 직장복귀 및 안정적인 업무수행 지원을 약속했다. 또 재발방지를 위해 다양한 방안들을 내놨다. 아울러 가해자 4명을 포함해 담당 부장을 해임하기로 했다. 전형적인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다. 정신과 치료까지 받는 직원이 현실적으로 업무에 복귀할까 의문이다.

     
    비리 의혹에 성추행 사건까지 일으킨 게임위가 살 길은 뼛속까지 바꾸는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다. 보다 광범위한 책임자 처벌과, 위원장의 사임까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적당히 덮고 넘어갈 일이 아니란 뜻이다.
     

    바닥에 떨어진 게임위의 위상으로 건전한 웹보드게임 문화 만들기와, 생존권을 무기로 맞서 싸우는 아케이드 게임업계에 무슨 힘으로 맞설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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