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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서병수 후보, 응답하라 지스타 보이콧


  • 김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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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4-05-09 18:22:09

    제2의 게임도시로 불리는 부산시에 게임 규제안에 찬성했던 서병수 새누리당 의원이 시장 후보로 출마해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국제 게임 전시회 ‘지스타’의 보이콧 사태를 일으키게 한 서병수 의원이 부산시장에 당선될 경우 부산을 포함한 국내 게임 기업들이 더욱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16년까지 부산에서 열릴 예정인 지스타가 흥행에 실패하거나, 규모 자체가 축소되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 어린 시선도 곳곳에서 감지되는 분위기다.

     
    새누리당을 대표해 부산시장으로 출마한 서병수 의원은 4선을 할 만큼 국회에 오랫동안 몸을 담아온 인물이다. 해운대구청장과 해운대구기장군갑 의원으로 활동한 부산 토박이며, ‘친박’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게임의 새로운 메카로 부산시가 떠오를 동안 그가 게임산업 발전에 기여한 일은 전무하다. 오히려 지난해 같은 당 소속인 손인춘 의원이 입법 발의한 게임규제안에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지스타 보이콧 사태를 일으킨 장본인이다.

     
    손인춘법으로 불리는 해당 법안은 현재 시행 중인 강제적 셧다운제(16세 미만 청소년들의 심야시간 게임 이용을 강제로 차단하는 제도)를 더욱 확대하고, 중독 치료 기금 명목으로 게임사들로부터 매출 1%를 강제 징수하자는 내용이 골자다. 국내 게임산업의 목을 옥죄는 법안이다.
     

    현재 부산에는 넥슨네트웍스 부산 지점을 비롯해 ‘포코팡’으로 유명한 트리노드 등 많은 게임사들이 둥지를 틀고 지역 경제 발전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9년부터 매년 11월 벡스코에서는 부산 지역 최대 행사인 지스타가 5년 연속 개최됐다. 나아가 2016년까지 부산에서 개최가 확정된 상태다. 지스타가 부산시에 안겨주는 경제효과는 매년 1천24억원(부산발전연구원 2011년 조사)으로, 효자 행사로 손꼽힌다. 행사 개최 기간이 성수기로 분류될 만큼 골목 상권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하다.

    부산발전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지스타 자체가 창출하는 취업과 고용인원은 약 2천 명이다. 나아가 국내 게임 산업 종사자 수는 총 10만 명을 육박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집계에 따르면 한국 게임 수출액은 우리나라 문화 콘텐츠 전체 수출액 중 57%를 차지한다. K팝보다 무려 11배에 달한다.

     
    그럼에도 국내 게임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중복 규제 법안에 찬성한 서 후보가 부산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 창출에 힘쓰겠다니 앞뒤가 맞지 않는다. 대중문화로 발전된 게임을 보잘 것 없는 아이들의 놀이로만 치부하는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

     
    오거돈 무소속 부산시장 후보가 일자리 시장을 내세우는 서병수 후보에게 지스타 보이콧 관련 공식 해명을 요구했다. 이는 10만인 국내 게임산업 종사자들의 물음이기도 하다.

     
    게임산업 규제안에 공동 발의한 취지가 무엇인가. 지스타 보이콧 사태를 일으킨 반성은 없는가. 앞으로 지스타를 개최할 의지와 지원할 의사는 있는가. 서병수 후보가 답할 차례다.

    ▲ 매년 부산에서 열리는 세계 4대 축제인 지스타 게임쇼

    (지스타는 독일 게임스컴, 미국 E3, 일본 동경게임쇼와 더불어 세계 최대의 게임산업 축제이다. 국내에서는 넥슨, 엔씨소프트, NHN엔터테인먼트, 위메이드 등 국내 최대 게임사가 참여한다.) 


    베타뉴스 김태만 (ktman21c@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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