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공유기 시장의 플래그십, 아이피타임 A3004NS


  • 안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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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4-04-14 00:22:22

    ◇ 공유기 시장의 플래그십 탄생하다

    56K모뎀과 PC통신이 전부이던 90년대 초, 월드와이드웹(WWW)이 생기며 소위 인터넷 웹서핑이 시작됐다. 텍스트로만 이뤄진 답답한 터미널창을 벗어나 이미지와 텍스트, 그리고 다양한 멀티미디어파일로 만들어진 웹은 사람들에게 진정한 네트워크가 무엇인지를 일깨워 주었다.


    멀티미디어 파일로 이뤄진 인터넷을 서핑하기엔 56K 모뎀이라는 배는 너무 작고 느렸다. 이때였을까, 본격적인 인터넷 속도경쟁이 촉발된 것은.


    56K 모뎀 2개 더해 2배 속도를 내 줬던 핫라인을 비롯, ADSL(비대칭형 디지털 가입자망), VDSL(초고속 디지털 가입자망) 등 다양한 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거쳐 가정마다 소위 100메가 속도를 제공하는 FTTH(댁내 광케이블망)이 전국적으로 들어서게 됐다.

     

    인터넷 속도가 빨라짐과 동시에 PC의 보편화는 하나의 인터넷 라인에 여러대의 PC를 연결해 쓸 수 있도록 해주는 인터넷 공유기의 전성시대를 불러왔다. 초기 공유기라 하면 가격도 꽤 높아 아무것이나 골라 쉽게 쓸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다.

     

    하지만 수년동안 인터넷 공유기는 엄청난 속도로 발전을 거듭, 지금은 2~3만원도 안되는 제품이라 해도 제공되는 기능은 없는 것이 없을 정도다. 완전한 상향평준화가 이뤄진 것. 그리고 이에 따라 시장은 저가 공유기 전성시대로 진입했다.

     

    ◇ 아이피타임이 만들어낸 괴물, A3004NS
    저가 공유기 시대가 도래하면서 다 그 밥에 그 나물이란 성격이 강해져버렸다. 공유기란 제품은 그냥 만원짜리 몇장으로 부담없이 사고 몇 년 지나 고장나면 버리고 다시 구입하는 일반적인 소모품 같은 느낌이 돼 버렸다. 56K 모뎀 시절에는 US 로보틱스사의 쿠리어(Courier) 같은 육중하고 안정성 높은 플래그십 제품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고만고만한 비슷한 성격의 제품들만 있을 뿐이다.


    이번 국내 굴지의 공유기 업체인 아이피타임이 만들어낸 A3004NS 공유기는 이런 저가 일색의 공유기 시장에 한 획을 그을 기념비적인 제품이다. 육중하고 단단한 덩치에서 느껴지는 안정감, 5개의 안테나가 제공하는 강력함, 고급스럽고 신뢰도 높은 부품들이 주는 충실감은 흡사 DSLR카메라 시장의 플래그십 모델을 보는 느낌을 준다.

     

    ▲ 아이피타임 A3004NS

     

     

    ◇ 5개의 안테나와 초고속 802.11ac 무선규격

    A3004NS는 아이피타임 특유의 미니멀리즘 디자인 옷으로 깔끔하고 단아한 멋을 뽐낸다. 순백색 컬러로 오래봐도 질리지 않고 깨끗한 느낌도 준다. 내부 열기를 신속히 빼 낼 수 있도록 제품 뒷면과 하단에는 통풍구를 달아놓았다. 동봉된 전용 스탠드를 사용하면 공유기를 세로로 거치할 수 있어 좀 더 나은 멋을 낼 수 있다.

     

    ▲ A3004NS는 전용 스탠드를 사용해 세로로 거치해 사용할 수 있다

     

     

    ▲ 제품 하단과 후면에 에어홀을 위치시켜 내부의 열기를 신속히 빼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세부사양을 하나하나 뜯어보면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차세대 초고속 무선규격인 801.ac를 지원하는 것은 당연하고 802.11a/b/g/n 등 하위호환도 완벽하다.

     

    5dBi 감도를 가지고 있는 5개의 PCB 안테나 역할분담도 확실하다. 5개 중 3개는 5GHz 주파수대역을 담당(3Tx-3Rx)하고, 2개는 2.4GHz 대역(2Tx-2Rx)을 맡아 어느 한쪽도 놓치지 않겠다는 자신을 엿볼 수 있다. 최근 공유기 시장은 포화상태인 2.4GHz 데이터 영역으로 인한 전파 간섭을 피하기 위해 5GHz 대역을 적극 공략하고 있는 추세다.

     

     

    ▲ 5개의 MIMO 안테나는 A3004NS만의 경쟁력

     

    A3004NS의 5Ghz 대역 최대 이론상 전송속도는 1300Mbps다. 3개의 안테나가 각각 주고 받는 데이터를 모두 하나로 합쳐 속도를 배가하는 MIMO(멀티입력멀티출력) 기술을 부리기 때문이다. 제조사인 아이피타임측 이야기로는 이론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최대 실측속도가 740Mbps에 달한다고 한다. 이는 그간 어떤 공유기도 보여주지 못한 환상적인 무선인터넷 전송속도다.

     

    내장된 칩셋은 브로드컴의 최신 SoC(시스템 온 칩 – 하나의 칩 안에 여러 기능들이 집약)인 BCM47081이다. 브로드컴의 자료에 따르면 BCM47081은 코텍스-A9 듀얼코어 기반의 약 1GHz 클럭속도를 담았다. 256KB 용량의 L2 캐시와 최대 8포트 기가비트 이더넷을 구현할 수 있는 능력 등 단일칩 안에 여러가지 기능을 담아내 사용전력을 줄이고 상호 동작에 있어 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디자인된 점이 특징이다.

     

     

    ▲ 칩셋이 열받지 않도록 전용 히트싱크를 둘렀다

     

    아이피타임 A3004NS에서는 안정적인 동작을 위해 800MHz로 클럭속도가 조정됐으며, 5GHz / 2.4GHz 와이파이 칩셋을 추가로 얹어 무선 인터넷 사용에도 CPU 점유율이 높아지지 않도록 신경썼다.

     

    공유기에 있어 메모리 용량은 버퍼의 역할을 한다. 동시에 많은 인터넷 연결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척도다. 이 제품은 128MB 용량의 메모리를 달아 동시에 많은 인터넷 트래픽이 발생해도 폭넓은 버퍼를 통해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BCM47081칩의 또 다른 장점은 바로 초고속 전송속도를 자랑하는 USB3.0 인터페이스를 기본적으로 지원한다는 점. 1개의 USB3.0 슬롯을 달아 이를 지원하는 외장하드를 달아주면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어 파일서버 구축에 유리하다. 1개의 WAN 단자와 4개의 LAN(랜)단자도 기본 포함한다.

     

    유선 랜 기능은 기가비트 이더넷을 지원하며 이는 양방향 2000Mbps(2Gbps) 급으로 기본 성능이 상당히 강력하기 때문에 FTP 서버나 윈도우 파일공유(Samba서버), 간이 웹서버를 운영함에 있어 매우 유리하다.

     

     

    ▲  아이피타임 제품답게 단자들도 깔끔하게 위치한다.

    USB3.0 인터페이스를 달아 외장하드 장착시 빠른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다

     

     

    ▲ 제품 상단에 위치하는 리셋과 WPS(무선 보안연결 스위치) 버튼

     

     

    ▲ 상단에 정갈하게 위치한 상태표시 LED

     

    어댑터의 경우도 기존 모델들과 다소 차이를 확인할 수 있는데, 기존 모델들은 12V 1A를 사용했지만, 이 제품의 경우 12V 2A를 적용해 외장하드나 USB 포트에 장치를 꽂아 사용할 때 안정적인 동작이 가능하도록 신경썼다.

     

     

    ▲ 미끄러짐을 방지하기 위해 네 귀퉁이에 고무지지대가 위치한다.

    단, 벽에 걸 마운트홀은 없으니 유의하기 바란다


     

    ▲ 제공되는 액세서리

     

    이렇듯 강력한 외형을 가지고 있지만 내실도 탄탄히 다졌다. 설정모드 또한 이에프엠네트워크가그간 구축해 온 아이피타임의 UI를 잘 녹여내 매우 편리하다. 메뉴가 영어로 표시되는 외산 공유기에

    비해 국산이 인정받는 이유다.

     

    ▲ 아이피타임의 전매특허인 쉽고 편리한 한글UI

     

    멀티 무선네트워크 기능을 이용하면 최대 4개의 SSID를 구축할 수 있고, 각각에 따라 독립적 암호를 부여하거나 인터넷 접속에 권한을 줄 수 있어 회사나 공공장소에 설치하기 좋다.

     

     

    ▲ 멀티 SSID 구성도 문제없다

     

    최근 이에프엠네트워크가 전격적으로 밀고있는 ipDISK(아이피디스크)를 사용하면 외부에서도 스마트폰 버튼 한번 클릭으로 집이나 회사의 에 접속해 내부의 데이터를 읽고 쓰는 것이 가능하다. 스마트폰을 사용해 실제 사용해보니 외부에서도 집 안의 동영상이나 MP3에 자유롭게 접근, 감상하는 것이 가능해 매우 편리했다. 최근에는 무제한 LTE 요금제도 나왔기 때문에 이와 결합하면 외부에서도 개인 영화관을 구축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는 점은 매우 인상적이다.

     

     

    ▲ 자동업그레이드 기능을 이용하면 초보자도 쉽게 펌웨어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 아이피타임의 역작. 당분간 대적할 자 없을듯

     A3004NS의 성능을 알아보기 위해 인터넷 속도 다운로드 대표 측정 사이트인 벤치비를 이용해봤다. 사용한 랜카드는 동사의 a1000ua 1채널 802.11ac usb 랜카드 제품이다.


    단, 가정 내 사용하는 인터넷 자체가 광랜이라 해도 최대 100Mbps에 속도가 한정되는 관계로 실측 700Mbps를 능가하는 A3004NS의 진짜 성능은 파악이 어려웠다는 점을 미리 말한다.

     

     

    ▲ 벤치비를 이용해 속도측정을 해보았다

     

    벤치마크 결과를 보면 1채널 무선랜카드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운로드 94Mbps. 업로드 94.1Mbps라는 환상적인 수치를 보여줬다. 이는 100Mbps 속도를 가진 유선랜과 동일한 수준이며 802.11ac 무선장비의 압도적인 성능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믈론 가정내 설치된 댁내 광인터넷의 맥스치를 이끌어낸 부분에는 이견이 없다.

     

    참고로 이에프엠네트워크의 2채널 MIMO를 지원하는 802.11ac제품의 경우 270~300Mbps에 근접하는 속도를 자랑하며, 3채널 MIMO 환경에서는 740Mbps에 달한다. 때문에 더 이상 무선이 유선보다 느리다는 말을 들을 이유는 없다.


    ◇ 차세대 공유기 시장. 플래그십으로 제압한다
    지금까지 무선속도 예찬론을 늘어놓았는데, 이처럼 엄청난 속도를 내뿜는 A3004NS의 성능을 100%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100Mbps 속도의 광랜 환경에서 다운로드가 아닌, 802.11ac를 통한 사무실 내 무선공유 환경에서 그 진가가 드러날 것으로 판단된다.  즉. 가정 및 사무실 내 PC 공유를 함에 있어 기가비트 이더넷 환경을 무선으로 대체할 첨병역할을 훌륭히 해줄 제품이 바로 A3004NS인 것.

     

    ipTIME A3004NS 리뷰 작성에 있어서 현재 문제점은, 3Tx-3Rx 11ac 지원 무선랜카드가 없다는 점이다. 때문에 3Tx-3Rx 11ac의 최대속도를 표현할 방법이 없었는데 한가지 우회적인 방법으로 측정이 가능하다. 바로 A3004ns 두 대를 '무선 멀티브리지' 모드로 연결하면 두 기기간 무선 구간이 3Tx-3Rx 11ac로 연결되며 최대속도 측정이 가능한 것이다.
      

    ▲ 공유기 두 대를 이용한 멀티브리지 구성

     

    2014년 4월 11일, 기자는 이에프엠 본사를 방문했다. 지하 1층에 있는 측정실에서 A3004NS의 최대속도를 보기 위해서였다. 지하라서 다른 외부 전파의 간섭이 최소화된 공간에서 정확한 측정을 위해 벤치비에서 구입한 측정 서버가 작동하고 있었다.

     

    앞서 말한 무선 멀티브리지 모드로 준비된 A3004NS 두 대가 눈에 들어왔다. 멀티브릿지 기능은 유무선 공유기가 무선으로 다른 유무선 공유기 또는 AP에  연결되어 하나의 네트워크를 구성할 수 있는 기능이다. 이론적으로 IP 트래픽에 대해서만 올바르게 동작하며, 제품에 따라 AP 기능과
    동시에 사용될 수 있다.

     

    ▲ 놀라운 측정 결과값이 나왔다


    여기서 이에프엠 관계자의 설명을 들은 후 실제 측정 값을 확인했다. 두개 기기의 무선구간 속도는 아래와 같이 3Tx-3Rx 11ac의 이론적인 최대 실효속도인 700Mbps를 넘었다. 무섭도록 빠른 속도로서 이날 최고기록은 773Mbps였다. 1초에 773메가비트(96.6메가바이트)를 다운로드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워낙 민감한 전파에 관련된 측정이라 비가 오는 날이나 습한 날 등 기상상황에 따라 변동도 있다고 하지만 대부분 700Mbps를 넘는다고 하니 빠르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나중에 3Tx-3Rx 11ac를 지원하는 무선랜 카드가 국내에 보급되면 이런 속도를 가정과 회사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 A3004NS는 플래그십 공유기다

     

    56K 모뎀시절, US로보틱스의 쿠리어 모뎀을 보는듯한 강렬함. 플래그십 공유기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충실감. 비록 10만원에 근접하는 가격대지만 2~3만원대 저가공유기가 판치는 시장에서 그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자신의 영역을 확실히 굳혀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직접 써본사람만이 A3004NS 예찬론의 이유를 알아주리라.




    베타뉴스 안병도 (catchrod@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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