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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유니티코리아, 짝퉁 게임 조장하나


  • 김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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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4-03-14 18:40:15

    짝퉁 게임이 범람하고 있다. 모방 천국 중국을 손가락질 하던 국내 게임사들이 이제는 앞장서 잘 나가는 게임 베끼기에 나선 모습이다. 
     
    유니티코리아가 다음 달 진행될 자체 컨퍼런스에서 ‘5시간 만에 짝퉁 플래피버드 만들기 워크숍’을 진행한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유니티 엔진을 활용해 플래피버드와 유사한 게임을 만들어보자는 행사다.
     

    취지는 유니티 엔진의 장벽이 낮아 누구나 쉽게 게임을 만들어볼 수 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최근 ‘핫’한 게임 플래피버드를 활용했고, SNS에 플래피버드 브랜드이미지와 이미지를 그대로 사용했다. 혹하는 마케팅인 셈이다.


    하지만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도 고쳐 매지 말라’는 속담이 있다. 오해를 불러일으킬 행동을 하지 말라는 뜻이다. 아무리 좋은 취지에도 결과가 나쁘거나 악용될 수 있는 소지가 있다면 그 취지는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이 점에서 유니티코리아 측의 행동이 얼마나 경솔했나를 알 수 있다. 국내 모바일 게임계에 표절 논란으로 생채기가 나 있는 지금, 꼭 ‘짝퉁 플래피버드 만들기’란 문구의 워크숍을 열어야 했나 의문이다.
     

    가뜩이나 플래피버드는 작품성을 인정받은 ‘앵그리버드’와 달리 “일 광고매출 5만 달러를 거둔 게임”으로 포장된 지극히 상업적인 게임이 아닌가. 유니티 행사는 자칫 “나도 짝퉁 플래피버드 게임을 만들어 한탕 벌어보자”는 생각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실제로 이 때 만들어진 짝퉁 게임들이 마켓에 등록돼 상용화 되지 말란 법도 없다.
     

    안 그래도 전 세계적으로 짝퉁 플래피버드 게임이 넘쳐나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은 게임이 이미 100여개 가까이 됐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심지어 애플은 앱스토어에 ‘플래피’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게임의 입점을 원천 차단했다고 한다.


    유니티는 글로벌 게임 엔진회사다. 자사의 게임 엔진을 홍보하고자 자극적인 문구로 마케팅을 하기엔 작지 않은 회사다. 그럼에도 때를 구분하지 못하는 아마추어적인 홍보에 아쉬움을 준다. 또 SNS 홍보에 엄연히 개발자에게 저작권이 있는 BI와 게임 이미지를 자사 행사 홍보에 무단 사용하는 문제도 심각히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베타뉴스 김태만 (ktman21c@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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