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인터뷰

[NDC 2013] 게임 기획서 잘 쓰는 법? 실무자에게 배우는 ‘실전 게임 기획’

  • 최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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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3-04-26 00:08:49

     

    게임 기획자는 어떤 능력을 갖춰야 할까? 좋은 게임 기획서는 어떤 것을 말할까. 게임 기획자 지망생이라면 이번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 2013(NDC 2013)에서 열린 넥슨 박일호 연구원의 강연이 도움될 것 같다. 그는 마비노기 영웅전 개발팀에서 활동하는 게임 기획자로, 게임을 개발하며 겪었던 경험을 실무 위주로 강연했다. 주제는 ‘신입 기획자들을 위한 실전 게임 기획서’다.

     

     

    박일호 연구원은 본격적인 강연을 시작하기 전 ‘게임 기획서’의 의미부터 정의했다. 그가 말하는 기획서란 ‘다른 사람에게 의도를 전달하고 설득하는 문서’다. 또 실제로 개발자가 게임을 만들기 위한 작업문서라고도 표현할 수 있다. 어느 부서가 기획서를 보더라도 무엇을 만들지 금세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그는 “프로그래머나 디자이너가 봤을 때 해야 할 작업이 바로 보이도록 꾸며야 한다”고 강조했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기획서의 종류는 크게 팀장이나 팀원에게 보이는 ‘제안용’과 디자이너를 위한 ‘콘텐츠’, 프로그래머의 개발용 ‘시스템’ 기획서 3종으로 나뉜다. 누가 그 기획서를 보느냐에 따라 종류가 나뉜다고 보면 된다. “기획서는 자기만족을 위해 만드는 것이 아니다.”라는 박일호 연구원의 말처럼, 보는 대상을 먼저 설정해야 알맞은 기획서를 만들 수 있다. 

     

    그가 설명하는 제안용 기획서의 핵심은 역시 ‘의도가 명확하게 이해되느냐’다. 기획 의도, 목표, 콘셉트, 재미가 함께 실려야 팀원의 흥미를 이끌어낼 수 있다. 박일호 연구원은 “제안용 기획서는 어느 정도 과장을 넣어도 괜찮다”고 조언했다.

     

    콘텐츠 기획서는 ‘다른 방향으로 가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기획자가 생각한 내용이 결과물과 달라지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얘기다. 또 콘텐츠를 기획하되, 디자이너의 작업까지는 발을 들이지 말아야 한다. 디자이너는 기획자보다 훨씬 멋지고 예쁜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음이 당연하기 때문. 명확한 의도를 전하고, 어떤 리소스를 만들지 정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시스템 기획서는 ‘규칙 진행방식’ 등 게임 구현에 필요한 내용을 자세하게 설명해야 한다. 박일호 연구원은 “개발자나 개발사마다 다르겠지만, 프로그래머가 쓰는 프로그램·개발 툴에 관한 이해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무작정 어떻게 만들어달라는 것보다는, 개발하는 ‘게임 엔진’을 알고 설명하는 것이 더 의도 전달하기가 수월하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실무적인 기획서 작성은 어떻게 써야 좋을까? 박일호 연구원은 “나도 신입 시절 처음 기획서를 작성할 땐 글을 잔뜩 쓰고, 양이 많아야 좋은 기획서인 줄 알았다”며 “하지만 사족이 많을수록 기획서는 보기 어려워지더라”라는 말로, 너무 빽빽한 기획서는 오히려 좋지 않다고 충고했다. 

     

    그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박일호 연구원도 처음 게임을 기획할 땐 1달 동안 36페이지 분량 파티 시스템 기획서를 만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5일 안에 5페이지 분량의 전투 시스템 기획서를 뚝딱 만들어낸다. 그는 “이미지를 이용하고, 핵심만 강조하는 ‘효율적인 기획서’가 좋은 기획서”라며, “기획자는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의도만 명확하게 제시한다면 나머지 부분은 개발자의 영역. 곧, ‘해당 분야 프로’들의 영역”이라고 조언했다.

     

    “물론 기획서만 만들면 끝이 아닙니다. 그다음부터는 개발자와 회의를 통해 지속해서 진행상황을 체크하고, 협의해야 합니다. 아무리 기획서를 명확하게 쓰더라도, 차이점은 생기거든요. 이 과정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의도’가 변질되면 안 된다는 점입니다.”

     

    박일호 연구원은 실제 게임 개발로 넘어오면 ‘협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개발 중 진행 상황 확인은 기본적인 부분. 여기서 큰 도움이 되는 것은 ‘프로토타입’ 개발이다. 박일호 연구원은 “비용 때문에 프로토타입 테스트를 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것이 총 개발 비용을 더 크게 줄인다”고 힘주어 말했다. 미리 문제점을 수정하면 손댈 일이 더 적어진다는 설명이다.

     

    강연을 마치며 박일호 연구원은 “게임은 혼자가 아니라 다 함께 만드는 것”이라며 “프로그래머, 디자이너, 다른 기획자와 계속 소통하고 협업해야 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은 실무에 들어선 게임 기획자의 중요한 덕목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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