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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린팅, 제조업의 개념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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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14 21:36:12 / 이직 기자
(leejik@betanews.net)

최근 3D 프린팅이 부상하고 있다. 지난 해 Economist에서는 3D 프린팅을 제 3차 산업혁명을 가져올 기술 중 하나로 소개했으며,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에서는 2013년 10대 유망기술 중 하나로 선정했다. 올해 초,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국정연설에서 거의 모든 제품의 생산 방식을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기술로 3D 프린팅을 언급했다.

대중의 관심도 적지 않다. 일례로 아이디어를 가진 개인이 일반 대중을 상대로 자신의 아이디어를 홍보하고 투자받을 수 있는 웹 사이트 kickstarter에서는 지난해 저렴한 3D 프린터를 생산하려는 신생기업 Formlabs가 2,000여명의 후원으로 3백만 달러에 가까운 돈을 모금했다. 이미 3D 프린팅으로 제작된 제품을 구매하려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다.

오늘날 3D 프린팅이 이렇게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과연 3D 프린팅은 제 3차 산업혁명으로 일컫어질 만큼의 잠재력을 가진 기술일까?

3D 프린팅이란

3D 프린팅은 제품을 제작하는 방식 중 하나로 소재를 층층이 쌓는 방식이다. 일반적인 프린터가 입력된 사진이나 문서에 따라 잉크를 분사하듯, 3D 프린터는 디지털화된 3차원 제품 디자인을 2차원 단면으로 연속적으로 재구성하여 소재를 한 층씩 인쇄하면서 적층하는 방식이다. 때문에 재료를 자르거나 깎는 방식의 전통적인 생산방식을 Subtractive manufacturing(절삭가공)이라 하는 반면, 3D 프린팅은 새로운 층을 켜켜이 쌓는 방식이기 때문에 Additive manufacturing(적층가공)이라 한다.

처음 3D 프린팅을 개발한 것은 Charles W. Hull로 알려져 있다. 액체상태에서 빛을 받으면 굳어지는 성질을 가진 플라스틱, 즉 광경화성 수지를 사용하여 제품의 단면을 인쇄/적층하는 광조형법(Stereolithography)으로 시제품을 생산하는 기술을 특허로 출원한 것이다. 이후 금속분말에 레이저를 쏘거나, 플라스틱을 녹여 단면을 직접 인쇄하는 등 여러 가지 방식의 3D 프린팅 기술이 등장하고 있다.

지금까지 3D 프린팅은 주로 시제품 제작에 이용되어 왔다. 전통적인 시제품 제작 방식은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는 반면, 3D 프린팅은 디자인만 있으면 그 자리에서 시제품을 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류를 발견한 경우에는 제품 디자인만 수정하면 손쉽게 다시 제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별도의 금형을 제작하거나 여러 종류의 기기를 사용하는 일이 적어 초기 투자 규모 역시 줄일 수 있다. 신제품 개발 과정에서 시제품 제작이 예닐곱번 반복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절감할 수 있는 시간과 비용이 적지 않다. 람보르기니는 4달 동안 40,000 달러의 비용이 소요되던 과정을 스포츠카 Aventador 시제품 제작시에는 3D 프린팅을 사용하여 20일 동안 3,000 달러 수준으로 줄일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 3D 프린팅은 시제품 제작을 넘어 직접 상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미 3D 프린팅으로 생산된 액세서리, 휴대폰 케이스, 주방식기 등이 등장했으며, 다소 기술적 난이도가 높은 자동차, 항공기 등의 주요 부품을 생산하는데도 사용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GE Global Research의 Michael Idelchik는 3D 프린팅이 차세대 제조 혁명을 일으킬 기술로서 40년 뒤에는 엔진 전체를 생산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각국 정부의 적극적 지원

더군다나 미국, 중국 등 각국 정부의 지원은 3D 프린팅의 성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차세대 생산 기술 중 하나로 3D 프린팅이 주목받고 있다. 저임금 국가에서 자국으로 회귀하고 있는 제조업들이 R&D 역량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3D 프린팅에서 새로운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제조업 부흥을 위해 발족했던 Advanced Manufacturing Partnership에서는 차세대 유망 생산 기술 11가지 중 하나로 Additive manufacturing을 언급했으며, 8월에는 오하이오 주의 Youngstown에 3D 프린팅 연구기관인 NAMII(National Additive Manufacturing Innovation Institute)를 설립했다. 올해 초, 오바마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3D 프린팅을 언급하면서 거의 모든 것의 생산 방식을 바꿀 잠재력을 가진 기술로 평가했다.

EU 역시 제조업 혁신의 기회 중 하나로 3D 프린팅을 주목하고 있다. Reuters에 따르면 지난 해 10월 EU는 첨단 기술 육성을 통해 2020년까지 GDP의 제조업 비중을 16%에서 20%로 늘릴 계획을 세웠으며, 대안으로 3D 프린팅을 언급했다. 또한 영국 정부는 3D 프린팅이 항공에서 주얼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기술로 평가하면서 기술전략위원회(Technology Strategy Board)를 통해 700만 파운드를 투자하기로 했다.

또한 중국은 에너지 절약, 자원 절감, 생산성 향상을 위한 대안 중 하나로 3D 프린팅을 주목하고 있다. 기존 방식은 소재를 자르거나 깎는 방식이지만 3D 프린팅은 디자인대로 소재를 인쇄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버려지는 양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공업신식화부의 부부장 쑤보는 3D 프린팅 기술 개발을 위해 장기적인 국가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관련 표준을 마련하고, 규제를 정비하며, 기술 혁신을 위한 세제혜택도 고려되고 있다.

3D 프린팅으로 열어가는 미래

하지만 3D 프린팅이 차세대 생산 기술로서 주목할만한 가치가 있는 기술인지에 대한 의구심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아직까지 제조업에서는 자동화된 설비로 표준화된 제품을 대량 생산함으로써 비용을 낮추는 규모의 경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3D 프린팅으로 생산한 제품이 기존보다 저렴할 수 있을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날 3D 프린팅은 기존 생산 기술로는 적합하지 않았던 부분을 보완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영역에서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개인 맞춤형 제품 제조 시대로

3D 프린팅은 개인 맞춤형 제품에 대한 니즈를 충족시켜 줄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 표준화된 제품을 대량 생산함으로써 비용을 낮추는 생산 시스템은 개인 맞춤형 제품을 생산하는데 한계가 있다. 소량 생산으로 인해 단가가 상승하거나, 다양한 부품으로 인해 관리가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3D 프린팅의 경우 제품 디자인만 있다면 매번 다른 제품을 생산한다고 해도 추가 비용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더군다나 현실 속의 물체를 3차원 디지털 파일로 옮겨줄 수 있는 3D 스캐너가 고도화되면서 제품 디자인 역시 쉬워지고 있다.

이에 따라 보청기, 치아, 의족 등 개인 맞춤형 제품이 반드시 필요한 일부 영역을 중심으로 3D 프린팅이 도입되기 시작했다. 덴마크의 보청기 회사 Widex는 3D 프린팅으로 보청기를 제작하는 기술인 CAMISHA(Computer Aided Manufacturing for Individual Shells for Hearing Aids)를 개발해서 지난해 유럽특허청(European Patent Office)이 주는 European Inventor Award를 수상했다. CAMISHA는 귀 모양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 귓본을 제작하고 3D 스캐너로 인식하여 3D 프린팅으로 생산하는 방식이다. 개인 맞춤형 제품을 기존 제품보다 정밀하게 제작할 수 있으며, 향후 저렴하게 생산할 수도 있다는 장점도 있다.

보철기기나 임플란트를 제작할 때도 3D 프린팅이 사용될 수 있다. 이미 보급되어 있는 3차원 CT, 치과용 3D 스캐너 등과 연계할 경우, 개인 골격에 맞는 제품을 디자인하기 쉬워질 것이다. 또한 사람들의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도 있다. 만약 3D 프린팅이 가능한 치과용 소재가 개발되고 제작속도가 향상된다면, 당일 진료로 의치나 틀니를 제작하는 것도 가능해 질 것이다. 이미 이와 유사한 시도는 진행되고 있다. 2009년 설립된 Bespoke Innovations는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하여 뼈대만 남은 의족이 아니라 실제 다리 모양과 유사하도록 디자인한 의족 보조기기 Bespoke Fairings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의족에 대한 거부감을 줄여줄 뿐 아니라, 사용자가 직접 소재, 디자인을 선택할 수 있어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수도 있다.

또한 83세 고령 환자의 턱뼈를 대체할 수 있는 임플란트를 제작해서 이식하는데 성공했다. 3D 프린팅 방식으로 티타늄으로 골격을 만들고 바이오세라믹으로 코팅을 한 것이다. 높이 1mm를 만드는데 33층으로 적층할 만큼 정교했으며, 신경과 근육을 감안했을 때 기존 기술로는 제작하기 힘들 만큼 복잡한 디자인이었다.

이외에도 2000년에 설립된 Oxford Performance Materials는 고성능 소재 중 하나인 PEKK를 사용해서 3D 프린팅으로 두개골 임플란트를 제작할 계획이다. 올해 2월, FDA 510(k) 승인을 받으면서 상용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인 제조업의 가능성

3D 프린팅은 사람들이 원하는 제품을 직접 디자인해서 생산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 디지털화된 제품 디자인만 있다면 전세계 어디서건 3D 프린터를 사용해서 제품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별도의 맞춤형 생산 설비나 숙련도가 높은 작업이 요구되지 않아 개인이 제작한 디자인이라도 저렴한 가격에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오히려 개인의 창의력이 대량 생산 시스템과 낮은 임금의 장벽을 넘어설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미 몇몇 웹사이트에서는 개인이 직접 디자인한 제품을 3D 프린팅으로 대신 생산해 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디자인을 공유하고 필요하면 다운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일례로 Shapeways는 개인이 디자인한 제품을 3D 프린팅으로 생산, 배송해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팔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함으로써 개인이 디자인한 제품을 전세계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온라인 마켓 플레이스로 자리잡고 있다. 아마존과 같은 전자상거래 업체가 온라인 스토어에서 제품을 팔기 시작했던 것처럼, 온라인 마켓 플레이스에서 3D 프린터로 제작할 수 있는 제품 디자인 파일이 거래될 수 있는 것이다.

향후 보다 쉽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 도구들이 배포되면 더욱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 마켓 플레이스에 참여하게 될 것이다. 이미 Google의 SketchUp처럼 비전문가들이 손쉽게 사용할 수 디자인 도구가 공짜로 배포되고 있다. 현실 속의 물체를 3차원 디자인 파일로 바꿔주는 3D 스캐너도 등장했다. 게임에서 3차원으로 사람의 모션을 인지하는데 사용되는 Kinect는 손쉬운 3D 스캐너가 될 수도 있다. 더 나아나 여러 각도에서 찍은 사진들로 3D 디자인을 재구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처럼 여러가지 형태의 디자인 도구 대중화는 다양한 참여자를 시장으로 끌어들임으로써 3D 프린팅의 제조업 생태계를 풍부하게 가꿔갈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시스템은 시장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시장 니즈를 신속하게 파악해서 즉각적으로 제품을 출시하거나, 시장 반응을 보고 제품을 다시 디자인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Piper Jaffray의 보고서에 따르면 아이폰 5가 출시되고 제일 먼저 케이스를 출시한 곳은 3D 프린팅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온라인 마켓 플레이스 중 하나인 Cubify였다. 일반적으로 아이폰 액세서리가 시장에 출시되기까지 약 2주의 시간이 걸린다. 디자인에서 생산까지 일정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반면 Cubify에서는 하루 만에 휴대폰 케이스 디자인이 업데이트 되었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은 몇 일안에 제품을 받을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제품의 공급망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지금처럼 판매할 제품을 쌓아두는 대신 3D 프린팅을 이용하면 고객이 제품을 구매하기로 결정한 다음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필요할 때 디지털 라이브러리에서 제품 디자인을 찾아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공급망을 간소화시킴으로써 실질적으로 재고비용을 줄일 뿐만 아니라, 자연재해를 포함해서 예기치 못한 사고로 공급망이 마비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또한 제품이 고장 났을 때, 부품 재고가 없어서 수리가 어려운 경우도 사라지게 될 것이다. 필요한 부품의 디자인을 다운로드 해서 3D 프린터로 생산하면 많은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부품을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비행기처럼 사용기간이 긴 제품일수록 이런 니즈는 더욱 커질 것이다.

제품 디자인의 획기적인 혁신

3D 프린팅의 확대는 제품 디자인의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디자이너들이 생산 기술에 의한 제약없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3D 프린팅은 디자인 파일만 있으면 제품을 직접 제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소 복잡하거나 내부가 비어있는 디자인처럼 기존 생산 방식으로는 제작하기 어려운 제품도 비교적 손쉽게 제작할 수 있다.

향후 액세서리, 주방기구, 생활용품 등에서 기발한 디자인을 3D 프린팅으로 구현함으로써 차별화를 꾀하는 제품도 속속 등장할 것이다. 이미 네덜란드의 디자이너 Iris van Harpen는 3D 프린팅으로 제작한 새로운 디자인의 의류를 패션쇼에 세웠으며, 나이키는 3D 프린팅으로 제작한 기능성 축구화를 선보였다. 그리고 프랑스의 디자인 회사 NoDesign에서는 특이한 디자인의 인테리어 조명 Waelice을 생산하는데 3D 프린팅을 사용했다.

나아가 3D 프린팅은 새로운 디자인 역량을 부각시킬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복잡한 내부 구조를 통해 성능을 개선시킨 제품이 주목받을 수 있다. 영국의 Within Technologies와 3T RPD사가 개발한 열교환기(Heat Exchanger)는 열을 교환하는 표면적을 넓히고자 3D 프린팅을 사용해 내부에 물결 무늬처럼 생긴 세부 패턴을 반복적으로 인쇄한 제품이다. 효과적으로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교환할 수 있는 물고기의 아가미를 닮았다.3 이외에도 식물의 줄기나 사람의 뼈처럼 내부에 빈 공간이 있는 구조를 모방하여 중량을 줄이면서 높은 내구성을 지니는 제품을 생산하는 데 3D 프린팅이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기존에는 부품을 개별 생산해서 조립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던 방식이 일체형 디자인으로 바뀔 수 있다. 조립, 용접 등 일부 생산 공정을 줄일 수도 있다. 일례로 영국의 University of Southampton에서 개발한 무인항공기 SULSA는 효율은 높지만 구현의 난이도가 높은 몸체와 날개 디자인을 택했음에도 불구하고, 3D 프린팅을 도입함으로써 손쉽게 생산할 수 있었다. 총 14개의 부품으로 디자인해 전체를 조립하는데 채 10분이 걸리지 않았던 것이다. 이외에도 3D 프린팅을 이용해서 베어링, 축, 바퀴 등을 한번에 인쇄한 자전거가 등장했으며, 향후에는 엔진처럼 복잡한 구조물도 한번에 인쇄할 수 있을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비행기와 같은 대형 제품도 3D 프린팅으로 인쇄할 수 있을 것이다. 2050년을 겨냥한 Airbus의 컨셉을 보면 커브가 큰 동체, 새의 뼈를 모방한 생체공학적(Bionic) 디자인, 투명한 외관 등 아찔할 만큼 복잡한 디자인을 채택하고 있다. 이에 대해 Airbus의 디자이너 Bastian Schafer는 새로운 생산기술의 필요성과 함께 3D 프린팅의 가능성을 언급했다. 아직까지는 3D 프린팅이 비행기 부품을 만드는 수준이지만, 2050년 즈음에는 3D 프린터 자체가 비행기 격납고 만한 크기로 대형화되면서 충분히 현재의 컨셉 디자인을 시현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새로운 제조 영역의 개척

3D 프린팅을 이용해서 마이크로 미터 단위의 제품을 생산하는 초정밀 생산기술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비교적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지만, 적용할 수 있는 영역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최근 나노 미터 단위의 세부구조를 가진 마이크로 미터 크기의 제품들이 다수 등장하고 있다. 심장 혈관에 삽입하는 금속 그물망인 스텐트(stent), 통증없이 주사를 놓을 수 있는 마이크로 바늘(microneedles), 수 마이크로 미터 단위로 게코도마뱀(gecko)의 발바닥을 모사한 접착제 등이 대표적이다. 이에 따라 이들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공정도 함께 연구되면서 3D 프린팅이 여러 대안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신생기업 Nanoscribe는 미세하게 레이저를 조정하여 30 나노 미터 단위의 구조물을 생산할 수 있는 3D 프린터를 선보였다. 특히 기존에는 한 시간 넘게 걸리던 작업을 1분 이하로 단축시킬 만큼 빨라졌다는 장점도 있다.

정밀하게 소재를 가공할 수 있는 3D 프린팅은 기존에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도 있다. 인공장기나 인체조직을 만드는데 3D 프린팅을 사용하는 바이오프린팅(Bioprinting)이 대표적이다. 아직은 태동 단계에 불과하지만, 인공혈관, 인공신장 등을 제작하는데 사용되기도 했다. 독일의 연구기관 Fraunhofer Institute에서는 3D 프린팅을 통해 인공혈관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레이저를 정밀하게 제어하여 소재를 적층하는 방식이다.

사고나 질병으로 손상된 조직을 대체할 수 있는 인공 조직을 개발하는 조직공학(tissue engineering)에서는 세포가 증식, 분화할 수 있는 지지체 역할을 해줄 스캐폴드(scaffold)를 생산할 때 3D 프린팅을 이용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세포를 직접 인쇄해서 필요한 인공장기를 생산하는 3D 프린팅에 대한 논의도 시작되고 있다. 2008년 설립된 신생기업 Organovo는 수 만개의 세포로 만들어진 바이오잉크(bio ink)를 원하는 모양으로 적층하는 3D 프린팅 기술을 개발했다. 적층된 인공 구조물은 모양을 유지하기 위해 콜라겐, 젤라틴 등으로 만들어진 바이오페이퍼(biopaper)에 담근다. 시간이 지나면 점차 바이오잉크의 세포들이 자리를 잡아가는 방식이다.

아직까지는 혈관, 피부 등 다소 단순한 영역에만 한정적으로 사용되지만 궁극적으로는 개인 맞춤형 조직이나 인공 장기를 생산하는 시스템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연구기관 Wake Forest Institute for Regenerative Medicine의 Anthony Atala는 잉크젯 프린트에 세포 카트리지를 넣고 필요한 장기를 생산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에는 3D 스캐너와 결합해서 필요한 기관 및 장기를 디자인하고, 3D 프린팅으로 생산하는 방식도 논의되고 있다. 3D 스캐너를 이용해 화상의 깊이와 면적을 파악하고, 필요한 피부를 인쇄하는 방안도 등장했다. 이미 보급되어 있는 3차원 CT 등과 결합한다면 개인의 신체 특성까지도 감안한 개인 맞춤형 인공장기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3D 프린팅을 이용한 초정밀 가공은 새로운 소재를 사용한 제품 생산 공정에 이용될 수 있다. 샌드위치처럼 이종의 소재를 차례로 인쇄하여 적층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는 다양한 소재를 한번에 인쇄하여 새로운 맞춤형 소재로 제품을 생산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나노복합소재를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가공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도 있다. 일례로 EADS는 고강도 나일론 파우더에 레이저를 쬐는 3D 프린팅 방식으로 금속이나 알루미늄보다 가볍고 단단한 자전거를 개발할 수 있었다.

제조업의 경쟁력 재편 요인 될 수도

3D 프린팅은 새로운 생산 기술일 뿐만 아니라 글로벌 제조업 경쟁력 재편의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지금까지 제조업은 저렴한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각지로 이전되어 왔다. 실제, 지난 2002년 중국의 시간당 임금은 58센트로 미국 생산직 임금의 2.1%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황은 달라지고 있다. 최근 이들 지역에서 임금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저렴한 노동력에 기반한 경쟁우위가 희석되고 있다. 게다가 2000년 대비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아웃소싱에 드는 물류비 비중도 높아졌다.

뿐만 아니라 미국 등 선진국들은 자신들의 강점인 R&D 역량을 중심으로 차세대 생산기술을 확보하여 자국의 제조업 부흥을 이끌어 나가는 동시에 기업들의 U턴을 촉진하여 자국 내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특히 노동력의 비중이 큰 산업보다는 기술 집약적인 산업에 주력할 전망이며 대안 중 하나로 3D 프린팅을 꼽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차세대 생산기술은 국가간 무역수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선진국에서도 생산공정이 점차 자동화, 고도화되면서 자국에서 생산하는 비용이 아웃소싱하는 것보다 저렴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3D 프린팅 역시 이런 변화를 가지고 올 수 있는 차세대 기술 중 하나이다. 이에 따라 시장조사기관 Transport Intelligence의 John Manners Bell은 3D 프린팅과 같은 차세대 생산 기술이 오늘날 생산과 소비가 분리되었던 글로벌화를 역으로 돌려놓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임금과 운송비간 실익을 따져봤을 때 이제는 자국에서 생산하는 것이 경제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넘어야 할 산들

하지만 높은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3D 프린팅이 전통적인 생산공정을 대신할 것이라고 결론짓기는 다소 이르다. 시장 규모로 볼 때, 3D 프린팅 시장이 매년 20% 이상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나, 글로벌 GDP 중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인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오늘날 표준화, 자동화된 생산공정으로 달성할 수 있는 저렴한 비용 수준을 단기간에 3D 프린팅이 따라 잡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아직까지는 3D 프린팅이 넘어야 할 기술 장벽도 적지 않다. 3D 프린팅 기술 자체가 시작 단계인 만큼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기에는 사용할 수 있는 소재의 종류도 제한적일 뿐만 아니라, 생산 속도 역시 개선의 여지가 있다. 또한 적용되는 기술에 따라서 제품의 완성도, 강도, 정밀도 면에서 기존 방식 대비 열위에 있기도 하다. 때문에 차세대 생산 기술인 3D 프린팅으로 생산할 수 있는 제품의 범위를 확대시키기 위해서는 소재 및 공정에 대한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보다 많은 사람들이 3D 프린팅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저렴한 가격에 3D 프린터를 공급하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기술 발전을 뒷받침하는 제도 및 규제를 정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웹에서 불법으로 제품 디자인을 유통하거나, 3D 스캐너를 이용해 제품 디자인을 무단 도용해서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지적재산권은 새로운 화두로 부상할 것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게임업체 Games Workshop의 게임에 나오는 로봇 디자인이 3D 프린팅으로 제품을 제작할 수 있는 온라인 마켓 플레이스 무단으로 올라와 문제가 된 적이 있다. 또한 3D 프린팅을 이용해서 불법 무기류를 무단으로 복제하는 등 역기능을 규제할 수 있는 방안도 필요하다.

아직까지 3D 프린팅은 태동단계에 불과하다. 진정한 생산 기술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하지만 3D 프린팅은 기존 생산기술이 닿지 못했던 영역에서 이미 새로운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점점 더 제조업의 가치 창출 방식과 필요한 역량을 변화시킴으로써 제조업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글로벌 제조업 지도를 재편할 수도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차세대 생산기술로서 3D 프린팅의 잠재력에 주목하고 이 분야에서 역량을 강화해 가야 할 것이다.

 

[LG경제연구원 홍일선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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