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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대형 게임업체, 살아남기 위해 공존을 택하다


  • 신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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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2-12-01 10:50:50

    게임계의 거대 공룡, 넥슨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제의 적이었던 대형 게임업체들이 그동안 전례가 없던 '공존'이라는 방법을 택하며 오늘의 동지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지난해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하고 수많은 회사를 인수하며 몸집을 불려가던 넥슨은 얼마 전 엔씨소프트의 지분을 인수하며 사세 확장의 정점을 찍었다. 게임계에 '넥슨-엔씨'라는 거대한 연합이 만들어진 것이다.

     
    덕분에 국내 게임시장은 '양극화의 고착'이라는 말이 생겨났고 넥슨은 게임업계의 공공의 적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이에 넥슨과 연관되지 않은 나머지 업체들은 그동안 해오지 않았던 전혀 다른 대응법을 시도해야 했다. 바로 NHN-네오위즈게임즈-넷마블의 '반 넥슨 연합 전선 구축'이다.
     
    일단 손은 넷마블과 한게임이 먼저 잡았다. 지난 11월 22일 넷마블은 NHN 한게임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넷마블이 보유한 '스페셜포스2', '모두의 마블', '마구:감독이되자' 등 총 3종의 넷마블 게임들을 한게임을 통해 만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네오위즈게임즈도 넷마블과 손을 잡았다. 네오위즈게임즈는 넷마블의 신작 축구게임 '차구차구'와 보드게임 '모두의 마블'의 채널링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네오위즈게임즈와 넷마블은 넥슨과 제대로 얽혀있는 사이다. 넷마블은 과거 '서든어택'의 재계약 문제로 엄청난 잡음을 일으킨 바 있고 네오위즈게임즈는 넥슨이 '피파온라인3'를 가져가는 바람에 '피파온라인2'의 서비스를 내년 3월 종료해야 할 상황이다. 넥슨 때문에 큰 피해를 입게 된 두 회사가 손을 잡은 것이다.
     
    현재는 네오위즈게임즈와 한게임이 넷마블의 게임을 서비스하는 형태로 시작했지만 차후 서로의 게임들을 채널링하며 시너지 효과를 냄으로써 연합 전선을 더욱 강력하게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3사가 손을 잡게 된 건 얼마 전 넥슨이 엔씨소프트와 '마비노기2:아레나'를 공동으로 개발하겠다고 밝힌 것이 시발점이 됐다고 본다. 각각의 장점이 있는 두 회사가 언젠가는 손을 잡은 프로젝트를 내놓을 거라고 예상했지만 이토록 빠를 줄은 다들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또한 이번 연합 구축이 최근 강화된 정부의 웹보드게임 규제안 때문일 수도 있다. 공교롭게도 그 규제안으로 가장 많은 피해를 입게 될 회사가 바로 한게임, 네오위즈게임즈, 넷마블이다. 넥슨과 엔씨는 그 부분에선 자유롭다. 그만큼 느끼는 위기 의식이 크다는 얘기다.
     

    다만 3사의 협업이 채널링 위주인 것은 아쉽다. 채널링은 단순히 해당 게임을 다른 사이트에서 즐기게 해준다는 것 이상의 것이 없다는 특성상 협의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채널링의 효과를 지켜본 후 좀더 다르고 규모가 큰 협업이 나와주길 기대해본다.

     




    베타뉴스 신근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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