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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 꼭 필요한 두 가지가 빠진 정부의 고포류 강화지침


  • 김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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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2-10-31 19:29:33

    최근 여성가족부의 셧다운제 지침 발표로 이중규제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5일 문화체육관광부가 고스톱-포커류(이하 고포류) 게임의 사행화 방지 대책도 이중규제를 뛰어넘는 강력 규제안으로 발표되면서 관련 게임 업계는 그야말로 초상집 분위기다.
     

    이번 방지대책의 내용은 1회 최대 베팅 규모 1만원 제한,1일 10만원 이상 손실 시 48시간 게임 이용 제한, 월간 게임머니 구입 30만원으로 제한, 아이템 선물 제한, 특정 상대방 선택 제한, 게임 자동 진행 제한, 이용자가 게임에 접속할 때 마다 본인확인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규제에 반드시 포함했어야 할 두 가지 키워드가 있다. 바로 '불법'과 '해외'다.
     

    현재 정부 규제를 받는 합법적 고포류 게임 시장의 규모는 5,000억원 가량이다. 이들 업체들에게 정부는 이미 고액 베팅 불가능 기능, 아이템 1회당 판매가격 1만 이하 제한, 게임 내 베팅액 축소. 이용자 간 1 대 1 대결 금지 등 여러 가지 규제를 진행 중이고 각 업체는 불법 환전신고센터 24시간 운영, 대화-쪽지 모니터링 등 하는 등 게임 머니 거래 차단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불법적으로 은밀히 이뤄지고 있는 사행성 게임 시장의 규모는 약 32조원 가량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무려 40배 이상으로 이뤄지고 있는 불법 게임 시장에 대한 규제에 대한 언급은 하나도 없이 합법적 시장에만 규제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한국 외의 지역에 서버를 두거나 모바일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는 게임은 이번 대상에서 제외됐다. 한국 땅에서 법을 지키는 업체에 대한 역차별과 경쟁력 약화 논란이 벌어지는 것이 이들 두 가지 키워드 때문인 것이다. 덕분에 업계 관계자들은 풍선 효과를 우려하고 있다.
     

    풍선 효과란 한 곳을 누르면 다른 곳이 불거져 나오는 것처럼, 문제 하나가 해결되면 또 다른 문제가 생겨나는 현상으로 하나의 게임물에 제한을 두면 여러 개를 중복 이용하는 사용자들이 늘 수 있고 일부 사용자들은 아예 규제를 받지 않는 해외 서비스로 옮겨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재 페이스북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징가 포커’의 경우 국내에서 유통되는 상품권으로 결제가 가능한 데도 현재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고 있다.

     
    게다가 이런 조치들로 인해 사용자들은 고포류 게임 이용이 더욱 불편해지게 됐다. 정당하게 이용하는 다수의 사용자들이 누리던 편리함과 지인과 즐길 수 있는 재미 또한 사라지게 됐다. 빈대 잡는다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 된 것이다.
     

    업계 자체에서 다양한 자율 관리 활동을 벌이며 고포류 게임 매출을 낮추고 있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이런 도 넘은 규제가 과연 앞으로 어떤 효과를 낳게 될지 정말로 궁금해진다. 과연 사행성을 막아줄 지 두고 볼 일이다.


     




    베타뉴스 김태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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