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예술로 승화한 렌즈교환식 미러리스 카메라, 펜탁스 K-01


  • 강형석
    • 기사
    • 프린트하기
    • 크게
    • 작게

    입력 : 2012-05-11 11:55:22

     

    펜탁스는 렌즈교환식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서 후발주자지만 특유의 참신함으로 무장해 제품을 선보일 때마다 신선한 충격을 준다. K-01은 깜찍함의 끝을 보여준 Q의 뒤를 이어 펜탁스 정신을 잘 보여주는 미러리스 카메라로 프리미엄만 외쳐대는 다른 카메라와는 사뭇 다른 포스가 느껴진다.


    "맙소사!" 펜탁스 K-01의 첫인상은 감탄사로 시작한다. 그만큼 신선함이 느껴진다. 마치 신세계과 구세계의 중간 느낌이 나고 본 듯 하면서도 보지 않은 듯한 풍경을 보는 것 같지만 이 제품은 진짜 '카메라'다. 그것도 렌즈를 교환할 수 있는 렌즈교환식 미러리스 카메라.


    독특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펜탁스 K-01은 세계 3대 산업 디자이너로 손꼽히는 마크 뉴슨(Marc Newson)이 디자인했다. 범상치 않은 외모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마크뉴슨은 오스트레일리아인으로 ‘세계 3대 산업 디자이너’라는 수식어가 그를 따른다. 창의성과 기술을 전면에 내세우는 마크 뉴슨의 대표작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 눈에 띄는 작품은 소더비 경매에서 22억에 낙찰 받아 화제가 된 'The Lockeed Lounge(1986)'와 나이키와 함께 작업한 '즈베즈도츠카(Zvezdochka)'가 있다. 이 외에도 조명, 가구, 휴대폰, 시계, 항공기 등 여러 기업들과 함께 작업한 경력이 있다.


    펜탁스 K-01은 렌즈교환식 미러리스 카메라지만 그 속은 펜탁스의 중급형 DSLR 카메라 K-5을 쏙 빼닮았다. 1,628만 화소의 APS-C 센서에 펜탁스 K-마운트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일까? 덩치와 생김새만 다를 뿐, 마치 K-5를 쓰는 듯한 느낌이 든다.


    감도는 ISO 100부터 12,800까지 지원해 여느 DSLR 또는 렌즈교환식 미러리스 카메라와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화질 또한 최신 제품인 만큼, 개선된 점이 느껴지나 천지개벽 수준의 변화는 없지만 K-5 자체가 워낙 뛰어나 결과물 하나 만으로 딴지 걸기는 어렵겠다.


    렌즈는 기존 펜탁스의 것들을 모두 쓸 수 있다. 펜탁스 Q는 별도의 마운트(Q 마운트)를 썼기에 K-01 역시 그럴 것이라 예상했지만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이는 펜탁스가 기존 사용자와 신규 사용자 모두 끌어들이기 위한 아이디어가 아니었을까? 그렇게 주사위는 던져졌고 결국 판단은 우리의 몫으로 남았다.

     


    ◇ 펜탁스 K-01의 특징은? = 인터페이스부터 살펴봤다. 메인/서브 다이얼, ISO감도, 노출, 초점 등 중요 버튼이 적절히 배치되어 있다. 녹화 버튼을 따로 마련해 둔 것이 눈에 띈다. 손에 착 감기는 그립감은 안정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그렇다고 한 손으로 들고 조작하진 말자. 카메라는 생각보다 무거우니까.


    이미지 센서는 35mm 필름 대비 1.5배 화각을 갖는 APS-C 규격 센서로 1,628만 화소로 사진을 기록하며 ISO감도는 100에서 최대 12,800, 확장하면 ISO 25,600까지 가능하다.


    렌즈교환식 미러리스 카메라인 K-01에는 뷰파인더 따위는 사치에 불과하다. 이 카메라는 후면에 있는 액정이 뷰파인더를 대신한다. 시야율은 100%, 밝기와 색상 조정 설정까지 가능하다. 분명한 것은 액정이 3형 크기에 92만 화소니까 촬영하는데 큰 불편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초점은 렌즈를 움직이면서 영상의 대비를 계산하고 최대가 되었을 때 초점을 맞추는 대비(콘트라스트) 검출 방식을 쓴다. 예전에는 자동 초점 센서 없이 이미지 센서를 통해 얻는 정보로 초점을 잡기 때문에 속도가 느렸지만 최근에는 기술 개발이 활발해져 DSLR 못지 않은 성능을 보인다. K-01은 평이한 초점 속도를 보인다.

     


    ◇ '명기' 펜탁스 K-5의 기본기를 작은 몸 속에 쏘옥~ = 펜탁스의 도전은 늘 기대하게 만든다. 초소형 렌즈교환식 미러리스 카메라 Q가 그랬고 K-01 역시 그렇다. 마크 뉴슨의 손길이 닿은 디자인에 최근 부쩍 좋아진 이미지 처리 실력이 더해져 가벼워 보이지만 절대 가볍지 않은 카메라가 되었다.


    이제 펜탁스가 넘어야 할 산은 '편견'이다. 카메라는 카메라 다워야 한다는 편견이 K-01의 발목을 잡을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우리가 본 DSLR 카메라 또는 렌즈교환식 미러리스 카메라 모두 우리에게 컬처쇼크를 줄 정도의 파괴력을 가진 것은 없었다. 그러나 '색'을 잘 활용할 줄 아는 펜탁스가 지금까지 보인 행보를 계속 유지해 준다면 K-01은 분명 빛을 볼 것이라 예상된다.

     

     

    디자인 (★★★★)
    세계 3대 산업 디자이너 중 한 명이라는 마크 뉴슨의 손길이 닿은 매끈한 라인. 그립부 때문에 적응 안됐지만 여친이 좋아하는 것을 보니 디자인 자체는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성능 (★★★★☆)
    펜탁스 DSLR 중 명기라 손꼽히는 K-5와 거의 같다. 무슨 말이 필요할까.


    조작성 (★★★☆)
    필요한 기능을 바로 쓸 수 있다는 점은 좋지만, 그립이 두꺼워 남자는 몰라도 여자가 다루기에 조금 벅차지 않을까?


    가격 (★★★☆)
    카메라 본체만 약 80만 원대... 여기에 "렌즈 추가요~" 하면 솔직히 메리트 있다고 말 못하겠다.

     

    종합 (★★★★)
    어중간한 프리미엄보다 확실한 개성이 있는 펜탁스 K-01 쪽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베타뉴스 강형석 (kanghs@betanews.net)
    Copyrights ⓒ Beta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