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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이 갑자기 느려졌다면… 몰려도 빠른 ‘5GHz 와이파이’ 뜬다


  • 방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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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2-04-04 13:49:30

    잘 쓰던 와이파이, 갑자기 느려지면 ‘신호 간섭’이 원인

    요즘 사람들에겐 와이파이(Wi-Fi)가 매우 친숙하다. 스마트폰, 태블릿 등의 기기를 무선 공유기에 와이파이로 연결해 쓰면 무료로 데이터 통신을 할 수 있고, 최대 300Mbps의 빠른 무선 전송 속도로 통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스마트 기기의 보급이 늘어남에 따라 자연스레 무선 공유기의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렇지만 무선 공유기의 숫자가 지나치게 늘어나면 오히려 속도 저하를 초래하기도 한다. 실제로 최근에 상가/사무실 환경이나 원룸촌과 같은 밀집 지역에서는 와이파이 신호를 잡아도 데이터 전송이 느리거나 와이파이가 자주 끊기는 상황을 볼 수 있다. 주변 무선 공유기의 신호 간섭이 원인이다.


    ▲ 2.4GHz AP가 지나치게 많으면 속도 저하를 초래한다 


    잘 쓰던 와이파이 연결이 최근 들어 자주 끊기거나 속도가 현저하게 떨어진다면 스마트폰 등을 이용해 주변 무선네트워크 현황을 검색해 볼 필요가 있다. 지나치게 많은 무선 네트워크가 잡힌다면 무선 간섭 탓에 와이파이 성능이 떨어진 것일 수 있다.

     

     

    2.4GHz 와이파이, 5GHz 와이파이에 비해 신호 간섭에 ‘취약’

    현재 주로 쓰는 와이파이 장비는 대부분 대부분 2.4GHz 주파수 대역을 쓴다. 신호 간섭의 원인이 바로 여기에 있다.

     

    와이파이는 주파수를 무선 채널로 나눠 쓴다. 2.4GHz 와이파이는 채널을 5MHz 단위로 촘촘하게 배치해 쓴다. 반면 5GHz 와이파이는 20MHz 단위로 배치해 쓴다. 한 개의 채널은 보통 인접 40MHz의 주파수에 간섭 노이즈를 발생시킨다. 2.4GHz 와이파이의 경우 인접 8개 채널에 노이즈를 발생시키지만 5GHz 와이파이는 2개 채널에만 간섭이 생긴다.
     

    ▲ 5GHz가 2.4GHz에 비해 신호 간섭 문제가 적다

     

    2.4GHz 와이파이의 경우 2개 이상의 채널이 쓰이면 전체 채널에 무선 간섭이 발생한다. 반면 반면 5GHz 와이파이의 경우 바로 인접한 채널이 아니라면 무선 간섭의 영향이 거의 없다.

     

       

    ◇ 회절 반사에 따른 노이즈 전파

    2.4GHz의 무선 주파수는 5GHz보다 회절 또는 반사를 통한 전달이 쉽게 일어난다. 얼핏 생각하면 장애물에 강해 좋을 것 같지만 꼭 그렇진 않다. 회절 및 반사로 전달되는 무선 신호는 세기가 현저히 약해져 실제 데이터 통신이 원활하지 않으며 오히려 다른 무선 통신에 방해가 되는 노이즈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5GHz 와이파이는 회절 및 반사가 비교적 적어 주변 무선 통신에 영향을 주는 노이즈 또한 적다.

     

    ▲ 2.4GHz 와이파이는 회절 및 반사로 인한 노이즈 반경이 크다 

     

    우리나라는 밀집된 상가, 사무실, 주거 공간이 많다. 일부 지역의 경우 2.4GHz 와이파이 장치가 이미 포화상태라 신호 간섭이 심하다. 반면 5GHz 와이파이의 경우, 이제 막 보급되는 상황이라 주변 신호 간섭에 시달릴 확률이 적다.

     

    이와 같은 이유로 차세대 와이파이 표준인 802.11ac 드래프트 안에서도 2.4GHz 무선 주파수를 배제하고 5GHz의 무선 주파수만 써서 표준을 구성하고 있다.

    5GHz vs 2.4GHz 와이파이, 성능 비교해 보니…

     

    과연 5GHz 와이파이는 2.4GHz 와이파이에 비해 얼마나 나은 모습을 보일까? 와이파이 밀집 지역에서 2.4GHz 와이파이와 5GHz 와이파이의 성능을 직접 비교해 봤다.

     

    테스트 장소는 용산 선인상가 21동 4층이다. 용산 전자상가는 대부분의 매장에 무선 공유기가 설치되어 있는, 대표적인 무선 밀집 지역이다.


    ▲ 테스트 장소의 모습 (용산 선인상가 21동 4층)

     

    도면의 AP 지점에 2.4GHz, 5GHz 겸용 공유기인 아이피타임(ipTIME) N804를 설치하고 아이패드를 이용해 5m 간격으로 2.4GHz 와이파이 및 5GHz 와이파이 성능을 비교해 봤다. 테스트는 벤치비 앱을 이용해 업로드와 다운로드 속도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했다.


     

    아이패드는 2.4GHz와 5GHz 와이파이를 동시에 지원하는 11n 무선 기능을 갖췄으며 75Mbps의 무선 연결 대역폭을 가진다. 데스크톱이나 노트북 PC에 달린 11n 무선 랜은 150Mbps급 이상인 반면, 대부분의 모바일 기기는 75Mbps급 11n 무선 랜을 쓴다. 무선 연결 속도에 대한 실효 통신 속도는 50% 수준으로 75Mbps급 11n이 내장된 스마트 기기의 실효 무선 통신 최대치는 40Mbps 수준이라 보면 된다. 


    테스트에 쓴 아이피타임 N804는 2.4GHz와 5GHz 와이파이를 모두 지원하는 무선 공유기로 4만 원대의 보급형 제품이다. 2.4GHz나 5GHz를 단독으로 쓸 땐 300Mbps의 무선 대역폭을 가지며 동시에 쓸 땐 각각 150Mbps의 무선 연결 속도를 지원한다.

     

    ▲ 테스트를 위해 2.4GHz와 5GHz를 모두 지원하는 아이피타임 N804를 썼다


    AP 설치 지점을 기준으로 10m, 15m, 20m, 25m, 30m 위치에서 벤치비 앱을 이용하여 무선 속도를 측정했다. 상가 환경은 보행자와 물류 이동이 빈번해 매 실험 시마다 다른 값이 측정되기에 세 번의 측정을 진행해 가장 큰 값을 기록했다. 아래는 측정 결과값을 표와 도표로 나타낸 것이다.
     


    측정 결과를 살펴보면 무선 잡음이 없는 5GHz 와이파이의 경우 인접 거리 10m 지점에서 최대 속도 37Mbps 수준의 다운로드 속도를 확인할 수 있다. 2.4GHz 와이파이의 경우 5GHz 와이파이의 50%인 18Mbps 정도가 최대 속도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고속 통신 가능 거리 비교]

    무선 통신 거리를 비교하기 위하여 10Mbps 이상의 속도로 다운로드가 가능한 영역을 그림으로 그려 보았다. 5GHz 와이파이의 경우 30m 구간까지 13.9Mbps 속도로 다운로드가 가능했으나 2.4GHz 와이파이의 경우 10m까지만 18Mbps 통신이 가능했다.

     


    ▲ 10Mbps 이상 통신 가능 지역 비교
     

    [무선 연결 가능 거리 비교]

    와이파이 통신이 가능한 영역을 살펴보더라도 5GHz 와이파이의 경우 30m 구간까지 통신이 가능했지만 2.4G의 경우 20m까지 통신이 가능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2.4G의 경우 10m~20m 구간의 통신 속도는 1Mbps이하로 겨우 통신만 되는 반면 5G의 경우 30m 지점에서도 13Mbps의 빠른 속도를 보여준다.

     


    ▲ 무선 통신 가능 지역 비교

     

    신호 간섭 적은 ‘5GHz 와이파이’, 한 수 위 성능 보여줘


    앞의 시험 결과에서 확인한 것과 같이 2.4GHz 공유기가 몰려있는 환경에서, 2.4GHz 와이파이 연결은 심각한 성능 저하를 보이는 반면 5GHz 와이파이를 이용하면 쾌적한 무선 네트워크 구축이 가능했다. 아직까지 5GHz 와이파이 장치가 많지 않으니 당연한 결과다.

     

    시험을 진행한 용산 선인 상가는 와이파이 AP 설치가 집중된 지역 가운데 하나다. 시험 구간에서 아래 표와 같이 60개 이상의 2.4GHz 무선 네트워크가 감지되었으며 이것이 2.4GHz 무선 성능 저하의 원인이다. 그렇다면 2.4GHz 와이파이와 같은 수준으로 5GHz 와이파이 기기가 대거 설치된다면 어떻게 될까?

     

     거리

    주변 AP 숫자 (5GHz) 

     10m

     74(4)

     15m

     61(4)

     20m

     73(3)

     25m

     76(2)

     30m

     66(2)

     

    이와 같은 상황에서 무선 간섭의 정도를 이해하기 쉽게 그림으로 그려본다. 감지된 무선 네트워크의 10% 정도가 통신을 한다고 가정, 6개의 무선 네트워크에서 통신이 이루어질 때 간섭을 그려봤다.

     

    그림에서 채널 상단에 그려진 구름 두께 정도를 무선 간섭의 세기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다. 6개의 무선네트워크가 동시에 사용될 때 전체 채널에서 3겹 정도의 구름 수준으로 무선 간섭이 발생한다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며 이것이 무선 밀집 지역에서 성능 저하의 원인이 됐다.


    ▲ 6개 채널이 사용되는 2.4GHz 와이파이 환경

     

    그렇다면 위와 같은 수준으로 5GHz 와이파이가 설치되면 어떻게 될까? 같은 가정으로 6개의 5GHz 와이파이 무선 네트워크에서 통신이 이루어질 때의 간섭을 그려봤다. 아래 그림과 같이 부분적으로 1겹 정도의 두께로 무선 간섭이 발생하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즉 5GHz 와이파이는 채널 간격이 2.4GHz의 4배인 20MHz이기에 간섭이 1/4 정도에 불과하다. 


    ▲ 6개 채널이 사용되는 5GHz 와이파이 환경

     

    살펴본 바와 같이 5GHz 와이파이는 쾌적한 무선 환경을 보장한다. 그리고 5GHz 와이파이 장치의 설치가 확대된다고 해도 2.4GHz 와이파이 환경처럼 열악한 무선 간섭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차세대 와이파이 표준인 802.11ac에서 5GHz만 지원하기로 표준안이 구성된 것도 이러한 이유다.  

     

    2.4GHz 와이파이는 도심 밀집 지역 기준으로 이미 포화상태다. 앞으로 전파 간섭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어느 날 갑자기 주변에 늘어난 2.4GHz 와이파이 무선 네트워크 때문에 무선 속도 저하를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이런 이유 때문에 최근 출시되는 갤럭시 S2, 갤럭시탭 등 최신 모바일 기기는 대부분 5GHz 와이파이 기능을 내장하고 있다. 고급 노트북 PC도 이전부터 5GHz 와이파이 연결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 출시된 보급형 5GHz 와이파이 공유기 아이피타임 N804와 랜 카드 N500U

     

    5GHz 와이파이 통신 기능을 갖춘 무선 공유기의 경우 2.4GHz 와이파이도 동시에 지원하는 듀얼 밴드 방식을 쓰기 때문에 호환성이 보장된다. 다만 상대적으로 값이 비싸 대세로 자리잡지 못했다.

     

    그렇지만 최근 들어 가격 경쟁력을 갖춘 5GHz 와이파이 공유기가 속속 출시되며 시장 상황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새로 무선 공유기를 구입한다면 값이 착해진 5GHz 지원 제품을 장만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다. 


    베타뉴스 방일도 (idroom@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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