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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상품 써보니...] 소니 알파77


  • 강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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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1-09-28 19:35:34

    DSLR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한 카메라 제조사들의 노력이 치열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러리스(Mirrorless)’가 있겠다. 기존 방식에서 탈피해 크기를 줄이고 디자인 중심으로 어필하면서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미러리스와는 다른 방법으로는 기존 DSLR의 틀을 유지하면서 그 속을 바꾸는 것이다. 소니가 발표한 DSLT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Digital Single Lens Translucent의 줄임말인 DSLT는 말 그대로 반투명 렌즈를 이용한 렌즈교환식 카메라다. DSLR이 렌즈에서 반사거울을 거쳐 뷰파인더로 이동하는 경로라면 DSLT는 렌즈에서 반투명 거울로 빛이 가지만 거울은 뷰파인더와 AF 센서로 빛을 보낸다는 점이 다르다.


    사실 반투명 미러 기술은 과거 SLR 시절에도 있었지만 디지털에 와서 소니를 통해 처음 시도되는 것인 만큼 기대감이 크게 작용했다. 그리고 처음 모습을 드러낸 DSLT 알파 55와 33은 기대에 걸맞는 매력을 갖추면서 어느정도 인기를 끌었다.


    알파 55와 33의 성공적인 등장, 하지만 이것만으로 DSLR을 넘기 어려웠다 판단했을까? 소니는 더 파격적인 성능과 기능을 DSLT에 투입하면서 띄우기에 나섰다. 높은 화소에 연사 성능, 풀HD 동영상까지 두루 갖춘 ‘소니 알파 77’이 그 주인공이다.

     

    ▲ 현재까지는 DSLT 끝판 왕이 될 듯한 소니 알파 77.


    ◇ 본 듯 하면서도 보지 않은 듯한 디자인... 쓰기는 편해 = 알파 77의 디자인, 전반적인 형태를 본다면 얼핏 캐논 EOS의 느낌이 묻어 나온다. 특히 헤드 부분에서 그런 느낌이 강하다. 그럼에도 안정적인 느낌을 주는 점에서는 좋게 평가할 수 있다. 상급기 특유의 중후한 느낌도 잘 살아나고 있다.


    그립감은 뛰어나다. 제품의 크기나 무게를 감안하면 당연한 부분일 터, 그럼에도 안정적인 슈팅 자세를 만들어 준다는 부분에서는 장점으로 부각된다. 여성유저보다 남성유저가 선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버튼 디자인이나 위치, 기능의 배치는 좋다고 판단된다. 전통적인 소니의 배열이라 평가하고 싶다. 한 손으로 조작하는 데 문제가 없고 빠르게 대응할 수 있어서 좋다. 다이얼의 감촉이나 반응 역시 불만이 없는 수준이다.


    후면 액정은 기존 알파와는 다른 느낌이다. 3형 크기에 92만 화소 제원은 동일하지만 3축으로 회전이 된다는 점은 장점으로 부각된다. 상하좌우 다양하게 액정을 돌려 쓸 수 있어 높은 만족감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장시간 노출되면 내구성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 후면 액정 화면이 독특하게 작동되는 점이 눈에 띈다.


    ◇ 뛰어난 성능, 이미지 품질 돋보이는 카메라 = 이제 알파 77과 함께 촬영에 나섰다. 렌즈는 새로 출시된 SAL 16-50mm F2.8 SSM이 쓰였다. 설정은 표준, 조리개 우선 모드에 맞췄다. 하지만 소니코리아로부터 건네 받은 알파 77은 베타테스트 중인 것으로 화질에 대한 부분은 크게 언급하지 않겠다. 이 부분은 향후 정상적인 제품을 받고난 뒤에 추가 진행토록 하겠다.


    먼저 테스트 중인 제품이지만 2,430만 화소의 고해상도 이미지의 느낌은 그대로 전달 받을 수 있었다. 하나하나 놓치지 않는 디테일은 놀랍다. 하지만 판형이 풀사이즈에 비해 작은 APS-C 규격(35mm 필름 대비 1.5배 환산 초점거리)인데다 화소가 높은 만큼, 노이즈에 대한 부분도 우려된다. 감도는 확장 포함 ISO 50~25,600까지 지원한다.


    뷰파인더는 전자식이지만 다른 제품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XGA 해상도의 OLED 트루파인더는 236만 화소에 시야율 100%의 제원이다. 스튜디오 환경이 아니라면 선명한 화질에 광학식 뷰파인더 못지 않은 품질을 뽐낸다.


    이 외에도 초당 12연사가 가능하다거나 순차주차(프로그레시브)를 지원하는 풀HD 동영상을 갖춘 점이 눈에 띈다.

     


    ◇ 뛰어난 퍼포먼스, 우려 또한 적지 않아... = 소니가 DSLR 시장의 판도를 뒤집기 위해 선보인 DSLT 카메라 알파 77. 출시 전부터 많은 소비자들이 기대해 왔지만 제품 출시와 함께 잡음이 들리는 듯해 아쉬움을 준다. 사소한 품질문제는 소비자들에게 큰 실망을 줄 수 있어 소니코리아에서 대책을 빨리 강구하길 기대해 본다.


    개인적인 아쉬움이라면 가격이다. 분명 뛰어나지만 150만원에 가까운 비용을 가지고 DSLT를 고르라고 한다면 다른 대안을 고민할지도 모르겠다. 지금까지 가격대 성능이 좋은 제품을 내놨던 소니였기에 그랬을까? 120~130만원 선에 책정됐다면 좋았을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소니가 분명 독보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음에 틀림 없다. 끊임 없는 기술개발은 기업의 성장 동력으로서 중요한 요소라는 것 역시 부정할 수 없다. 과연 소니가 이를 바탕으로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는 조금 더 두고 볼 일이다.


    베타뉴스 강형석 (kangh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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