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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권력 SW파워 시대 ‘M&A’ 쇼크 이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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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1-08-21 13:23:58

    IT권력 SW파워 시대 ‘M&A' 쇼크 이어지나

     

    구글이 모토로라를 13조원에 인수하면서 세계 IT(정보기술)업계가 빅뱅 공포감에 휩싸이고 있다.

     

    20일 세계 최대 PC업체인 휴렛패커드(HP)는 PC사업에서 손을 떼고 대신 102억 달러를 주고 소프트웨어(SW)업체인 오토노미 인수를 선언했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MS)는 세계 1위 휴대폰 업체인 노키아 인수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뤄지고 있는 IT 정글의 기업 사냥의 특징은 SW파워를 앞세워 모바일 시장을 향해 곧바로 진격해온다는 점이다. ‘대형 M&A 쇼크’는 오늘의 친구라도 내일이면 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냉엄한 시장논리를 되새기게 한다. 또한 SW가 취약한 한국은 자칫 하청업체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한국 IT업체들은 그동안 소프트웨어 분야 육성을 게을리 해왔다. ‘IT업계선 SW가 최고’라는 금언을 아예 외면해왔다. 그러다 보니 일련의 ‘대형빅딜’의 주체가 SW업체인 구글과 애플이라는 사실에 경악 그 자체다. 오죽하면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이 직접 나서 ‘SW M&A'를 강화하라’였을까.

     

    HP는 PC 사업 분사와 함께 지난달 출시한 태블릿 PC ‘터치패드’와 ‘웹OS'를 채택한 스마트폰 생산라인도 중단키로 했다. HP는 지난해 휴대폰 제조업체 팜을 무려 12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휴대전화 사업을 시작한 바 있다. 하지만 치열한 경쟁에서 밀린 것을 자인한 것이다.

     

    HP의 휴대폰 라인 중단과 SW 업체 인수는 구글의 모토로라와는 서로 방향이 다르다. HP는 하드웨어 그룹으로서 SW기업을 인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든 하드웨어든 외바퀴로 경쟁하기 힘든 시대에서 하드웨어와 SW 플랫폼을 얻기 위한 생존전략으로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는 애플과 구글 모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소유하게 되었다는 것을 만방에 선언한 것이다.

     

    그렇다면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로 패닉 상태에 빠져 있는 국내 IT업계는 어떨까. 소프트웨어 산업이 미약하다는 것은 너무나 잘 알려진 사실이다. 또한 한국 대기업은 사람들에게 팔 범용 소프트웨어를 계열사로 둔 곳이 하나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의 매출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2분기 스마트폰 OS의 구글 안드로이드 비중이 88.54%에 달했다. LG전자도 비슷하다. 팬택은 아예 올인이다. 그러니 모토로라에 배타적으로 안드로이드를 제공하면 한국 기업들은 거액의 로열티를 지급할 수밖에 없다. 치명적인 악재다.

     

    현재 삼성은 모바일 특허 8800건을 보유한 SW업체 인터디지털의 M&A를 고려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자체 OS 바다의 안정화에도 주력할 생각이다. LG도 기술 선진국의 연구 개발 인원의 확보에 나서고 있다. 그렇지만 아이폰 도입 때처럼 쏠림현상만 있지 창의적인 기술의 진화가 없다면 결과는 마찬가지가 아닐까.

     

    뒷북은 언제나 씁쓸하다. '남만 좋은 일 시키는 IT코리아'는 말처럼 스마트폰, IPTV, SNS, MP3P 등을 개발해놓고 줄줄이 주도권을 내준 것이 SW 플랫폼이 취약한 한국 IT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베타뉴스 카프카 (pnet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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