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사설

미래의 컴퓨팅 환경을 제시하는 ‘OS X 라이언’


  • 이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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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1-07-24 09:31:57

    애플의 컴퓨터 운영체제 ‘라이언(Lion)’이 마침내 공개됐다. 맥OS X 초기 버전이 나온 게 2001년, 이맘때쯤이니 10년 만에 향후 맥 하드웨어의 10년을 책임질 OS가 등장한 것이다. 1984년 등장한 '마우스'로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일대혁신을 이끈 애플. 이제 라이언으로 PC의 새로운 시대, 새로운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제시하려 한다.

     

    멀티 터치, 마우스 잇는 혁신
    며칠 ‘OS X 라이언’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 OS가 이전에도 그랬듯 1~2년 후의 ‘미래’가 아닌 앞으로 10년을 생각하는 진일보한 업그레이드임을 확신한다. 지난 6월 열린 WWDC 2011 기조연설에서 애플은 OS X 라이언의 주요 특징 10가지를 소개했다.

     

    가장 우선 순위에 둔 ‘멀티 터치 제스처’를 비롯해 두 번째 ‘풀 스크린 앱’ 세 번째 ‘미션 컨트롤’ 그리고 ‘맥 앱스토어’ ‘런치패드’ ‘다시 열기’ ‘자동 저장’ ‘버전‘ ‘에어드랍’ ‘메일’ 등이다.

     

    당시엔 라이언을 사용할 수 없었기에 10가지 기능이 맥 라이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실감할 수 없었다. 특히, ‘멀티 터치 제스처’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던 터다. 솔직히 기존 맥OS X에서도 스크롤 및 확대/축소 등 멀티 터치 제스처를 지원했으니 아이폰 및 아이패드에서 지원하는 멀티 터치의 재탕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마음 한 구석에 자리했었다.

     

    = 새로운 작업 스타일을 제공하는 '미션 컨트롤'

     

    짧은 시간이나마 OS X 라이언 ‘멀티 터치 제스처’ 기반의 사용 경험은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임을 확신한다. 전체화면에서 웹 페이지를 본다거나 워드 프로세서로 문서 작업이 가능하고 세 손가락으로 트랙 패드를 스와이프하면 이 둘 화면을 오가며 작업 전환이 가능하다. 때로는 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웹페이지에서 관심 두었던 문서의 읽고 싶은 부분을 두 손가락 더블 탭하여 확대, 볼 수 있다.

     

    그리고 조용히 트랙 패드를 위쪽으로 드래그하면(미션 컨트롤 기능 제스처), 캘린더 및 메일로 전환하거나 대시보드에서 날씨를 확인할 수 있다. 문득 생각나는 애플리케이션이 있다면 엄지와 다른 손가락 3개로 트랙 패드를 콕 찍어 오므리면 런치 패드에 나열되는 것에서 찾아 선택할 수 있다.

     

    이렇게, 모든 움직임이 부드럽고 편안한 멀티 터치 제스처가 자연스럽게 손에 익힌다. 이것이 OS X 라이언 사용의 묘미다. 텍스트로 표현하는데 한계가 있기에 실제로 사용해보길 바랄 뿐이다. 마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톰 크루즈가 화면 정보를 오른쪽, 왼쪽으로 자유자재로 조작하는 그 세계에 한 걸음 다가선 느낌이랄까. 1984년 초창기 맥 '마우스'와 달리, 한마디로 요약하기 어렵지만 OS X 라이언은 당시의 '마우스'에 필적되는사용자 인터페이스라 평가하고 싶다.

     

    크리에이티브의 새로운 스타일 ‘미션 컨트롤’
    앞서 언급했듯이 라이언은 맥OS X 향후 10년을 내다보고 만든 것이기에 깊이 파고들 기능이 부지기수다. 미션 컨트롤과 풀 스크린 앱이 대표적이다. 처음엔 어려울 것 같았던 미션 컨트롤은 익숙해지면 작업 환경 관리 수월해진다. 라이언 이전 세대의 OS가 불편할 만큼 말이다. 미션 컨트롤은 일의 몰입도를 높이는 작업장(스페이시즈), 그러니까 항상 워드 프로세서가 표시되는 공간 등 하나 이상의(다른 윈도우와 겹치지 않도록) 작업 공간을 마련해 이 사이를 터치로 자유자재로 오가게 한다.

     

    아이패드가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면 해당 애플리케이션만 나타나고 사용자로 하여금 작업의 집중도를 높여주듯이 라이언 역시 일에 집중하게끔 독립적인 작업 공간을 확보하면서, 쉽게 다른 장소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 주위 맥으로 파일 전송이 가능한 '에어드랍'

     

    에어드랍은 심플하면서도 사용 편의성을 고려하는 섬세함마저 엿보인다. 파일 복사 기능의 에어드랍은 급히 파일을 주고 받을 때 요긴하다. 지금 눈앞에 있는 다른 맥 사용자에게 파일을 건네줘야 한다고 하자. 그러나 현재 있는 곳은 무선 랜은 물론 USB 메모리도 없다. 어떻게 해야 이 난관을 헤쳐 나갈 수 있을까? 일상 자주 겪는 문제이지만 에어드랍은 이를 매우 스마트하게 해결한다.

     

    파인더 사이드 바에 위치하는 에어드랍 아이콘을 클릭하면 에어드랍을 실행한 주위의 사용자를 표시해준다. 상대의 아이콘과 이름이 나타나면 이제 할 일은 전송할 파일을 선택, 드래그&드롭이다. 그리곤 상대가 허락을 하면 곧바로 전송이 시작된다. 호스트 없이 연결되는 무선 랜 환경이라 심플하지만 기능만큼은 편리하다.

     

    한편, 메일도 자주 사용하는 폴더의 일람을 툴바에 등록할 수 있는 덕분에 다중 계정의 메일 구분이 편리하다. 또, 몇 통의 회신이 오가는 경우 스크롤만으로 처음 보낸 메일에서 최근의 메일까지 한 번에 확인 가능한 스레드 표시 기능을 넣었다. 이처럼 라이언은 미래의 컴퓨팅을 환경을 향하는 콘셉트의 재검토를 꾀하는 한편, 일상적인 사용의 불편을 디자인에서 해법을 찾아 스마트하게 해결하고 있다. 라이언에 탑재된 250가지 기능을 천천히 둘려보면 이런 생각을 들게 한다. 

     

    사용자 작업 스타일까지도 바꾼다
    라이언은 기본적으로 ‘저장'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다. 자동으로 저장하는 ’자동 저장‘과 ’버전‘이 대신한다. 이 둘은 기술적으로는 옛것이다. 그러나 이 기능을 어떻게 풀어냈는지 경험해보면 생각은 바뀔 것이다. 

     

    이 기능을 실행하면(윈도우 타이틀 바에서 ‘모든 버전 탐색’을 선택한다), 왼쪽엔 현재 서류, 그리고 오른쪽엔 지금까지의 행적이 기록된 이력이 나타난다. 또 현재와 과거 둘 사이에서 텍스트나 이미지를 드래그&드롭으로 자유롭게 이동이나 복사&붙여넣기가 가능하다. 새로운 작업 스타일 탄생을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원고 작성을 할 때 몇 번이고 반복해서 고쳐 쓰는 성격이라 자동 저장과 이력을 관찰할 수 있는 버전 기능은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혹시 모를 시스템 이상에도 안심된다고나 할까.

     

    = 아이폰 및 아패드 사용자에게 익숙한 '런치패드', 애플리케이션 실행이 수월하다.

     

    라이언은 앞으로 다가올 컴퓨팅 환경을 위해 방향성에 변화를 주면서 태블릿 등 포스트 PC 시대의 PC가 갖춰야할 모습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하고 싶다. 겉모습에서 ‘스노우 레오퍼드’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쉬운 조작과 번거롭게 느껴졌던 일들을 편하게 쓸 수 있도록 한 것에서 가능성을 찾을 수 있으니 말이다. 아이패드 등 태블릿PC가 PC를 대체할 것이라지만 조금씩 모습을 비치는 윈도우8에서, 그리고 라이언을 통해 분명 PC만의 역할이 있음을 확신한다. 포스트PC 시대 누가 어떤 역할을 할 지 시간이 지나면 알 수 있을 것이다.

     

    OS X 라이언은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한 7월 20일 21시 30분, 세계 123개국에 내려섰다.


    베타뉴스 이상우 (oowoo7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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